<div>10세기에 거란이 요나라를 건국하고 송나라를 치려고 할 때</div> <div>후방이 걱정되서 고려를 먼저 굴복시키려고 했었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세차례의 전투 끝에 오히려 고려가 요나라를 압도해버립니다. 3전 3승</div> <div>서희 장군이 거란(요)에게 강동6주를 받아 온 것도 말빨로 설득한 게 아니라</div> <div>군사력이 막강하니까 요나라가 우리에게 화해를 요청하면서</div> <div>자기들이 송나라에 쳐들어갈 때 눈감아달라고 뇌물로 준겁니다.</div> <div><br></div> <div>송은 경제력과 문화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수준을 달성했지만</div> <div>그 많은 돈으로 국방력을 키울 생각은 안하고 이민족의 침입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div> <div>그래서 고려에 많은 돈을 바치면서 거란과 더 열심히 싸우라고 부탁 한거죠.</div> <div><br></div> <div>고려는 중국을 사대의 예로 섬기지 않았고 철저히 자국 중심주의 였습니다.</div> <div>고려 정권은 연호를 중국에 따르지 않고 고유의 연호를 만들어서 쓰고</div> <div>고려의 집권자는 스스로를 왕이 아닌 황제라고 칭했습니다.</div> <div><br></div> <div>송의 전설적인 지방 관료이자 재판관인 포청천의 이야기는 현대의 중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div> <div>거기 보면 고려 태자(중국 드라마인 데도 고려 왕자가 아니라 황제의 아들이라고 고려 태자라고 부릅니다.)가</div> <div>송나라 수도를 방문했는데 하도 송나라 백성들을 괴롭히고 송 황제 앞에서 행패를 부려서</div> <div>포청천에게 혼나는 내용이 나옵니다.</div> <div>당시 고려 황제는 송과 요를 상대로 이중플레이를 했습니다.</div> <div>요새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듯이 고려는 코리아 퍼스트였던 셈이죠.</div> <div><br></div> <div>고려는 송에 사신을 거듭 보내서 더 많은 돈을 바칠 것을 요구했습니다.</div> <div>송나라의 정통 역사서인 송서에는 고려 사신들이 얼마나 심한 행패를 부렸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div> <div>한번은 고려 사신이 송 황제가 고려 황제에게 보내는 보물상자를 송 황제의 면전에서 받아들고는</div> <div>그게 너무 적다고 여긴건지 아니면 자기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고 여긴건지</div> <div>그 보물상자 안에 들어있는 보물들이 진짜인지 확인 하겠다면서 전부 망치로 때려 부숴 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또 한번은 송 황제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적인 가보를 고려 황제에게 바치려고 사신에게 주었는데</div> <div>그 사신이 궁궐에서 나와서는 큰 시장에 가서 금과 은으로 바꿔서 돌아갔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중국의 셰익스피어라고 할 수 있는 송의 천재시인 소동파는 황제에게 충성하는 신하이자</div> <div>당대에 이미 송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 유능하고 어진 관료였습니다.</div> <div>그는 고려 사신들의 행패에 대해 시를 여러 편 지었고,</div> <div>황제에게 상소문을 주기적으로 올려서 고려에게 끌려다녀선 안된다고 간언하다가</div> <div>송황제의 자존심을 건드린 나머지 귀양살이를 하고 소동파의 시집은 불태워졌습니다.</div> <div>(한참 뒤에 다시 복권되기는 합니다.)</div> <div><br></div> <div>또 한편으로 고려 사신들은 송에서보다 요나라에 갔을 때 더욱 패악질이 심했습니다.</div> <div>송이 보기엔 고려도 오랑캐인 건 마찬가지지만, 고려가 보기엔 진짜 오랑캐는 요나라니까요.</div> <div>고려사신들은 요에 갈 때는 아예 채찍을 들고 갔습니다.</div> <div>요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에서 온 사신들이 요나라 관료들의 머리채를 쥐고 흔들면서 채찍으로 때렸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고려가 강한 국방력에 심취한 나머지 대국적인 외교를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div> <div>그때 송나라에 패악질을 부릴게 아니라 두 문명국가 사이의 군사동맹을 강력하게 맺어서</div> <div>북방 민족을 잘 견제했다면 수십년 뒤에 몽고에 그렇게 허망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div> <div><br></div> <div>유라시아 대륙의 모든 나라가 몽고에 굴복했었고</div> <div>특히 유럽에서는 몽고 군대를 사람도 짐승도 아닌</div> <div>신이 자신들에게 내리는 형벌이라고 생각 할 정도로 두려워했을 때</div> <div>고려는 정말 이해가 안될 정도로 끝까지 몽고에 저항했었는데</div> <div>그 때 황제국을 자칭하고 중국 황제를 상대로도 패악질을 부릴 만큼 자존심이 셌다는 걸 알게되니</div> <div>왜 제주도 까지 내려가서 결사항전했는지 정서적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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