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같은 아들둘과 토끼같은 와이프는 있지만, 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
(멘붕게와 사이다게를 고민하다 내맘대로 사이다.)
와이프님 기분 울적하셔서, 기분풀어드리고자 와인 사러 엘마트 방문하였음.
사전 정보 습득 없이 갔고.... 일단 용돈부족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저가 와인선에서 선택 하자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내 눈에 딱 들어온 와인 하나. 가격이 저렴해주었음.
가격에 만족하여~ 룰루랄라 하면서 계산하러 갔는데~
"호갱님, 전부 4만 XXXX 입니다."
엇... 카드값이 4만원이 넘어가는걸까... 분명 내 계산으론 전부 다해서 4만원이 안넘는데 생각하면서...
이미 아재손은 사인하고, 영수증을 받고 있었음.
찝찝해도 대놓고 얘기못하는 아재라서 꾸물꾸물 집에 돌아가며, 영수증을 살피는데...
어... 어... 엇? 왜 와인이 2만원이 넘지?
분명 13900원 짜리를 골랐는데? 뭐지? 아줌마가 바꿔치기했나?
아냐. 내가 막판에 마음을 바꿔먹고는, 옆에 있던 와인을 들고왔나?
내.. 머리속 뇌세포들을 의심하며, 혼자 메멘토를 찍고 있었음.
내가 생사람.. 아니..생마트 잡으려는 것이 아닌지? 아니면 지금 엘마트에 쌈싸먹히는것인지?
고민하다, 왠일로 아재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뒤돌아섰음.
물건봉투를 보관함에 넣어두고.. 지하 매장으로 고고씽.
역시.. 역시.. 아직 나의 뇌세포들은 죽지않고 꿈틀대고 있었던 것임.
(사진상태가 이러냐면... ㅡ.ㅡ 마트 갈때 세컨폰을 가져가는 바람에, 그걸로 사진을 찍었는데...
세컨폰 충전기만 있고, PC연결라인이 없어서.. 사진을 사진찍음)
영수증 들고, 당당히 캐셔분께 가선!!!
"저기요, 영수증 가격이 잘못 찍힌거 같아요." 라고 소심하게 말씀드리니.
캐셔 아주머니 나를 데리고 상담센터로 슝슝.
일단 상담센터에서는 가격 확인이 제대로 안되기에, 와인 매장 직원에게 전화로 가격 확인을 부탁.
그리곤 내 사진속 바코드를 확인하기 위해,
열심히 두 손가락으로 내 핸드폰 속 사진을 확대 하시는 캐셔분....
"죄송해요. 그게 피쳐폰이라 터치가 안되어요. 화질도 별로구요."
"앗.... 네..."
민망해 하시려는 찰나, 전화가 오며 다시 두 손가락은 전화기로.
"어~ 그래요? 아~ 그럼 보상처리해드려야지. 알았어요. 그럼 빨리 가격표 바꿔놔줘요."
전화를 끊고는..
"손님. 이건 저희가 잘못한 거라서 보상처리 해드릴께요."
'오~~~~~~ 20400원 짜리르 13900원에 먹으면, 6500원 이득이군. 오~예~' 라고 생각하며
카드취소할 생각에 카드를 꺼내는데....
"손님 여기 상품권 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다음 방문때 사용부탁드려요."
"엇!!! 물건 값은 그대로 내야하나요?"
"네.. 죄송합니다. 물건은 바뀐가격으로 지불하셔야 하구요. 대신 상품권을 드립니다."
아... 아....
하지만....
여기서 반박을 놓을만큼, 전투력 있는 아재가 못되었다는게.. 너무나도 슬픔.
"네.. 그럼 수고하세요."
그렇게 난 이긴것도 진것도 아닌.. 그런 찝찝한 기분으로 돌아왔음.
내 나름대로 사이다는 상품권 5000원. 6500원 세이빙은 못했지만, 5000원 세이빙 한것으로 정신승리했음.
다만... 캐셔아주머니와 헤어지기 전 대화가 걸작이었음.
나 : "아니. 근데요. 물가가 갑자기 오르는것도 아니고, ..13,900원 받던것을 20,400원에 팔면,
가격을 50% 를 올리는건데 말이 돼요?"
캐셔 : "그러게요, 명절에 한몫 잡고 싶나봐요.. 에휴.."
그렇다. 캐셔분도 직원이기 이전에 상식있는 분이셨음.
설명절때 가격 올리는 마트 상술에 나처럼 눈탱이 맞지 말고, 다들 설 지나고 가격 원상복구 되면 장보러 가시오.
.....
......
........
와이프님께 칭찬 받을 줄 알았으나,
"그럼 와인은 반납하고, 상품권만 받아와야지! 호구야!"
라고 잔소리 들은건 안비밀.
아~ 새해 복 많이들 받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