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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27387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6
    조회수 : 551
    IP : 218.233.***.2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4/26 23:47:14
    http://todayhumor.com/?love_27387 모바일
    예정된 미래
    오늘은 여자친구의 몸상태가 괜찮아 보였다. 아직 완전히 평상시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오늘도 여자친구에게 일찍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출근했다. 여전히 상사라는 작자는 투덜투덜. 온통 머릿 속은 퇴근으로 채워졌다.
     
    다행히 일찍 퇴근을 할 수 있게 되어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여자친구는 나를 반갑게 맞아줬다. 샤워를 하고 나서 여자친구를
     
    위해서 김치볶음밥을 했다. 백주부의 비법처럼 파를 넣고 파기름을 내어 김치를 넣고 여자친구가 자주 먹는 닭가슴살도 썰어서 넣고.
     
    여자친구가 싱겁게 먹어서 싱겁게 했다. 여자친구는 밥 숟가락을 떠 먹으며 날 보며 "맛있다."하면서 내 볼을 쓰담쓰담. 다행히 잘 먹는 것을 보고
     
    나도 기뻤다. 함께 양치질을 하는 사이 나는 덖은 우엉을 넣어 우엉차를 끓였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우엉차가 끓는 동안 여자친구와 양치를 하며
     
    여자친구의 몸상태를 관찰했다. 확실히 많이 몸살 기운이 사라진 것 같았다. 여자친구는 내 품에 안겨서 티비를 봤다. 여자친구가 목이 말랐는지
     
    아까 끓인 우엉차 한 잔을 컵에 부어달라고 했다. 난 차를 컵에 부으려고 가는 그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나와 함께 있기 전에 여자친구와 동거했던
     
    중, 고등학교 여자 동창의 전화였다. 우리가 지금 함께 있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여인.(정말 유일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자친구는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려 했다. 나는 나가 있으려고 했는데 날 붙들고 아까 기댄 그 자세로 통화를 시작했다. 컵은 내가 들고.
     
    남자친구에게 안겨서 쉬고 있었다는 말에 그 친구는 아픈데도 아주 신나셨다고 응수를 했고 여자친구는 웃으면서 너도 빨리 연애 시작해라고
     
    약을 올리고 있었다. 그 통화를 듣고 있자니 간질간질해서 일어나려고 하니까 여자친구는 또 나를 붙들고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그 때 전화기에서는 "너 그렇게 완전히 빠져서 좋아하다가 헤어지면 꺼이꺼이 울겠다." 라는 말이 들렸다. 근데 여자친구는 나를 한 번 보고
     
    씩 웃더니 "나랑 헤어질 일은 없을걸. 결혼할건데?" 난 그 말에 눈이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친구는 나를 보더니 또 웃으며 "내껀데 내가
     
    왜 다른 사람에게 줘야 하냐? 안 그래?"하면서 웃었다. 난 그낭 멍한 상태로 있었다. 내일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잡은 다음 통화를 종료한
     
    여자친구는 날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많이 놀랬징? 그래도 이미 정해진 미래니까 미리 아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라고 말했다.
     
    볼을 쓰담쓰담하면서 뽀뽀는 덤으로. 어느정도 미지근해진 우엉차를 조금씩 마시면서 여자친구는 또 나에게 안겨서 티비를 봤다.
     
    여자친구가 했던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혼할건데?"x100. 난 여자친구에게 진심이냐고 물었다. 여자친구는 "진심이지. 그래서
     
    나 내년에 복학할 거야. 빨리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해야지." 원래 2년 휴학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자꾸 대학 졸업하고 생각하자고 해서
     
    그냥 확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하려고. 히히" 그러면서 본인이 마시던 우엉차를 아이에게 물 먹이는 엄마처럼 나에게 먹였다. 여자친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빨리 졸업하고 취직할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알았징?"라고 말했다.
     
    지금 여자친구는 아까 통화하던 그 친구가 심심하다고 해서 근처 카페에서 수다삼매경일 것이다. 여자친구의 입에서 결혼이야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사실 내가 뭐 쥐뿔도 없는데 결혼을 하자니. 흠....... 좋기도 한데 많이 겁난다. 과연 나는 한 여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능력이 되는 것일까? 확신이 서지 않는다. 물론 여자친구가 정말 좋다. 사랑스럽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꽤 유복한 집의 여자친구와
     
    그저 평범한 우리집이 비교가 되기는 한다. 어쩔 수 없이. 하........ 생각이 많아진다. 그 와중에도 여자친구는 둘이 찍은 사진을 보내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올 때 블루베리 요거트도 사가지고 온다는 메시지를 읽으며 난 또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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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26 23:50:38  117.111.***.12  임쯤  7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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