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푸념하듯이 가볍게 쓰고 싶은 이 글에도 사실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를 정도로 <span style="font-size:9pt;">제 </span><span style="font-size:9pt;">머리속의 얽히고설킨 생각들 때문에 멍할 지경이네요. </span> <div><div>예상컨대 재밌고 즐거운 내용은 아닐 것 같으니 행복 바이러스를 받고 싶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 고고!</div></div> <div><br></div> <div>제목에 썼듯이 저는 프랑스에 7년째 살고 있는 유학생이에요.</div> <div>한국에서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제대를 한 뒤 긴 고민 끝에 떠나온 유학생활이 벌써 이렇게나 되었네요.</div> <div>이십대의 절반 이상을 프랑스에서 보낸 셈이네요.</div> <div><br></div> <div>사실 주변 다른 유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div> <div>일년 중 거의 340여일 이상은 우울한 감정 때문에 아침에 눈을 떠도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힘겨울 정도예요.</div> <div>보편적인 외로움이나 과거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듯해요.</div> <div>한국에서도 오랫동안 혼자 살았었고, 지나간 것이나 다가올 일에 대한 막연한 감정들은 지금의 삶에 불필요하다는 건 머리로는 알기 때문이죠.</div> <div>우울증인가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이미 이런 감정들조차도 저의 일부분인 것처럼 여기고 살아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요즘 들어 마음이 자꾸만 무겁고, 그 심리의 영향인지 몸도 많이 아프다보니 뭔가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요.</div> <div>그래서 이렇게 쓸 데 없는 글도 적고 있나봅니다. 누군가 제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큰지도 모르겠어요.</div> <div><br></div> <div>길었던 유학생활도 이제 곧 끝이 나네요. 요즘 한국의 저와 같은 세대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시기예요.</div> <div>주변의 비슷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졸업 후의 계획(바람)<span style="font-size:9pt;">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죠.</span></div> <div>한국에 돌아가려는 사람과, 이곳에 남고 싶은 사람.</div> <div><br></div> <div>저는 떠나올 때도 그랬듯이 한국에서의 삶이 저와는 너무나 맞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div> <div>쉽지만은 않았던 유학을 끝내고도 여전히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후자에 속한 사람이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제 전공의 특성상 당장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기란 더욱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div> <div>이래저래 방법을 찾느라 밤새 인터넷도 뒤져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는데 역시 쉽지가 않네요.</div> <div>적잖은 시간동안 살면서 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삶에 스며들려고 고군분투를 했지만 이들에게 저는 여전히 외국인일 뿐이니까요.</div> <div><br></div> <div>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마냥 부럽다고만 해요. 그들이 힘들게 모은 돈으로 짧은 휴가라도 오고만 싶어하는 그런 여행지에 저는 살고 있으니까요.</div> <div>하지만 외국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여행과 생활은 천지차이라는 걸. </div> <div>그리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밥 한 끼 사먹는 것도 여유 없는 유학생에게는<span style="font-size:9pt;"> 사치일 뿐이라는 걸.</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냥 빛좋은 개살구 같은 삶이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저희 집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 아니에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한국에서도 서민 중의 서민에 속하고 최근에 본 '수저 등급'에 따르면 저는 그냥 흙수저예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프랑스를 유학지로 선택한 것도 물론 이 나라를 좋아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아니 절대적으로 학비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에요.</span></div> <div>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나이들어가시고, 가끔 영상통화를 할 때마다 나이든 그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저리는 다짐을 하죠.</div> <div>내 부모님에게 더이상 짐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나도 어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은데... 라면서요.</div> <div>이제는 더이상 빛나지도 않는 이십대 초반의 나의 꿈들이 나에게는 사치였나, 나는 왜 그걸 진작에 깨닫지 못했나 가끔 자책도 하네요.</div> <div><br></div> <div>그러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건, 아니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인데</div> <div>지금 여기서 멈추면 사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중간에 그만 둬버리는 것이기 때문이에요.</div> <div>끝이 어디에 있는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끝'에 조금이라도 다가서려고 애를 쓰고 싶기 때문이에요.</div> <div>사실 지금의 저도, 과거 언젠가의 제가 꿈꾸던 그 모습이기도 하니까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인지 제 욕심의 기준점을 좀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해요.</span></div> <div>자꾸만 위만 바라보고 가려니까 내가 있는 지금에 만족을 할 시간이 없구나 하면서요.</div> <div>어쩌면 이 글에 적자면 몇 날 밤을 새워서라도 적을 수 있는 수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도</div> <div>그 <span style="font-size:9pt;">불확실한 욕심의 기준때문에 가름되는 건 아닌가 싶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냥 좀 더 단순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싶네요.</span></div> <div>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아도 사실 그 답은 제가 알고 있을 거예요.</div> <div>신세한탄하고 있을 시간에, 원인불명의 불안감에 덜덜 떨고 있을 시간에</div> <div>그냥 지금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는 조그만 일들부터 하면서 살아야겠어요.</div> <div>그리고 현실적으로 제 삶을 더 단단히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div> <div><br></div> <div>글을 쓰면서 제 머릿속의 생각들이 조금이나마 정리가 된 듯하네요.</div> <div>목적도 불분명하고 두서 없이 적어내려간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div> <div>여기까지 읽어주셨다는 것만으로, <span style="font-size:9pt;">혹시 '얘는 여전히 배부른 소리 하고 앉아있네'라면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비판적으로 보실 수 있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무언의 응원과 질책이라고 여기고 살게요. ㅋㅋ</span></div> <div><br></div> <div>다들 조금씩 더 행복해지면 좋겠어요.</div> <div>제 삶의 행복의 주체는 저니까 저도 조금만 더 행복해지도록 할게요.</div> <div><br></div> <div>그럼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언제나 안녕하시기를.</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