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황교익의 삼겹살론에 열받아서 대한민국 돼지산업사를 썼던 사람입니다.

이번에 황교익의 치킨론은 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어서 한마디 올립니다.

대한민국 닭고기 시장이 도계육 기준 1kg 내외의 중소형 사이즈가 대세인 이유는 큰 닭에 대한 수요가 적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무슨 말이냐 나는 푸짐한 닭이 먹고 싶다 하시는 분이 있을텐데

이유인즉 닭의 사이즈가 커지면 맛있는 닭다리, 닭날개만 커지면 좋겠으나 맛이 없는 닭가슴살이 더 빨리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육계종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되는데, 미국과 유럽은 백색육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 닭가슴살 가격이 매우 비싸죠. 

제가 월마트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닭가슴살 500g 가격이 통닭 2.5kg 가격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닭가슴살은 퍽퍽하다고 해서 선호하지 않죠. 2010년 이전에는 닭가슴살을 별도로 파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다이어트와 근육증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요즘 억지로 닭가슴살을 드시는 분이 많이 늘기는 했습니다.

2.5kg 닭이라면 닭가슴살이 500g 이상 포함되어 있을텐데 통닭 값이 이렇게 싼 이유는 나머지 부위는 선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닭다리도 위에 이미지를 보시면 알겠지만 닭가슴살보다 중량이 더 나가는데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죠.

닭이 커지려면 저정도의 닭가슴살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닭가슴살을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닭을 크게 키울 것이고, 부수적으로 닭다리와 닭날개도 커지겠죠.

그렇다고 맛선생의 주장처럼 닭고기 가격은 낮아지지 않을거에요. 생각해 보세요. 이미 우리는 닭다리를 좋아하고 있는데, 닭가슴살까지 좋아하게 된다면 둘다 좋아하지 닭가슴살을 좋아하니 앞으로 닭다리는 먹지 않겠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닭고기 가격은 생산비에 연동되는게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형성되니 닭가슴살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닭 가격은 더 오를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닭의 크기가 종속변수라면 이를 조절하는 독립변수는 맛이 아닌 닭가슴살의 선호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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