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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ametalk_210655
    작성자 : 숲속의곰치
    추천 : 6
    조회수 : 1023
    IP : 211.119.***.8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9/22 07:20:02
    https://todayhumor.com/?gametalk_210655 모바일
    어느 게임의 캐릭터 스토리.
     
     
     
     
     
     
     
    뒤쪽에서 사이렌이 앵앵거렸다. 백미러를 흘깃 보니 경찰차가 바짝 따라오며 손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오드리는 쇼핑을 끝내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과속을 했던가. 횡단보도 신호를 지나쳤나. 잘 모르겠다.
    요즘 들어 자꾸 멍해진다. 오늘이 화요일인지 수요일인지. 무슨 옷을 입고 나왔는지. 옷차림을 점검해 보았다.
    샤넬의 흰색 트위드 투피스. 속옷을 입었는지 옷 위로 만져 봤다. 괜찮다. 머리와 얼굴도 만져 보았다. 피도 없고 상처도 없다.
    코끝을 스치는 손에서 담배 냄새가 진하게 났다. 창문이 열려 있었다. 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나 보다.

    투아렉을 익숙하게 몰아 길가에 붙였다. 폭스바겐의 서브 모델인데 힘이 좋고 운전하기도 편해서 애용 중이다.
    남편은 타라고 허락해 준 빨간색 페라리를 왜 타고 다니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경찰이 뚜벅뚜벅 다가오는 걸 확인한 후 차 문을 열고 일어났다.
    단속에 자주 걸리는 편이라 얼굴만 보이는 것 보다 전신을 다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넌 룰을 잘 지키지 않아.’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야지. 이기적이기는..’

    다가오던 경찰이 숨을 훅 들이키는 게 보였다. 경찰이든 누구든 그녀를 보는 남자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눈이 커지고 침을 꿀꺽 삼킨다.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는 다리와 허벅지를 곁눈질하고, 가슴을 드러낸 차림이면 노골적으로 들여다본다.   
     
    “아가씨. 꽁초를 버리셨습니다.”
    “죄송해요.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무안한 표정으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도, 우습지도 않지만 다른 사람을 관찰해서 습득했다.
    “벌금은 5페니...지만 특별히 전화번호를 주시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벌금 용지의 뒷면을 내민다. 젊은 경찰일 경우 가끔 있는 패턴이다. 조심스럽게 웃는 표정을 유지하며 펜을 받아 숫자를 적어 주었다. 결혼했다고 얘기해서 산통 깰 필요는 없다.
    벌금은 별거 아니지만 남편의 잔소리가 귀찮다. 사이드를 올리고 엑셀에 힐 끝을 걸었다.
    경찰이 사라지자마자 얼굴이 곧바로 무표정해 졌다.
     
    현관에서 힐을 벗으며 거실을 보니 남편이 소파에 기대 배를 쓰다듬으며 캔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금발에다 키도 크고 근육을 잘 다듬은 남자였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곤 했다.
    지금은 살이 좀 붙었지만 여전히 여자가 많다. 질투의 감정은 없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없으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개의 회사를 전전했는데 제대로 버티질 못했다. 주어진 일은 잘해 냈어도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번번이 문제가 되었다. 상사가 미칠 듯이 화를 내거나, 회사에 찾아온 손님이 기분이 상해서 돌아가거나.
    마지막 회사에서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었다. 그는 돈이 많았고 그녀를 원했다.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제정신이야 그런 멋진 남자를?’ ‘그럴 수도 있지. 야. 그래도 결혼해서 살다 보면 정이 생기는 거야.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라잖니?’ 당시 직장 동료들이 말했다.

    그 말과는 다르게 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녀에겐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남편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이 드러내는 감정을 구분한다. 자신에게 그 감정이 없음을 확인한다. 그 표정을 익힌다. 그게 그녀의 생존방식이었다. 그래도 꽤 그럴듯하게 연기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저런 남자랑 자면 대단하겠다. 아우 생각만 해도 미치겠네’ 회사에 꽃을 들고 온 남편을 보고 여직원 하나가 그렇게 말했었다. **를 하면 감정이 생길까 기대도 했었다. 결혼 후 매일 밤 그녀의 몸을 탐하던 남편은 몇 달이 지나고는 더이상 안지 않았다. ‘넌 바비인형 같아. 보기엔 미칠 것 같이 관능적이지만 **는 할 수 없는.’

    쾌락에 대한 감정 없음.

    낮에 카드로 긁은 루부탱 힐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라디오를 틀었다. TV는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그녀가 등장인물들의 표정을 보고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TV는 그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라디오가 그녀의 유일한 취미인 것. 진행자와 패널이 범죄에 관한 얘기를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러니까 연쇄 살인마 중에 사이코패스들이 있다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가 보면 구분할 수 있을까요? 정신이상자와는 다르게 그들의 살인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반사회적 행위를 실행하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지요. 살인 같은 거 말이지요? 그렇죠. 애초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저거 너랑 똑같은데. 너 사이코패스 아냐?” 남편이 말했다.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서 얼굴이 비대칭이 되어 있었다. 저런 표정은 뭐였더라. 빈정거림 혹은 분노다. “또 라디오냐. 생각하는 데 집중이 안 되잖아 집중이. 그러니까 제대로 하는 일도 하나도 없지. 등신 같은 게” 캔을 홱 집어 던진다. 둘 다였나 보군.
     
    “어딜 갔다가 이제 들어와. 남편은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데.” 목소리가 높아졌다. “남자랑 뒹굴고 왔냐?” 사실이 아니다. 그는 연애 초기부터 그녀를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여자랑 뒹굴고 있는 건 당신이잖아” 그녀는 반박했다. 이건 사실이다. 이젠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년이 돌았나-” 다가오는데 목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위축되었다. 언제 인가부터 - 아마 **를 안 하고부터 - 폭력이 시작되었다. 뺨을 맞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발길질이 쏟아졌다.
    “이래도 안 아퍼? 응? 비명도 안 질러? 아무런 느낌이 없지? 넌 정신이상자야” 그렇지 않다. 육체의 고통은 있다. 팔로 머리를 감싸다가 어깨를 호되게 차였다. 뼈가 부러진 것처럼 아팠다. 
        
    “미안해. 술을 많이 마셨나 봐” 그가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이런 경우 미안하다고 하는 건가. “일이 있어서 오늘은 안 들어올 거야. 여기 한번 전화 해 봐. 유명한 의사라니 도움이 좀 될 거야” 포스트잇에 뭔가 후루룩 쓰더니 냉장고에 탁 붙이고 문을 쾅 닫고 사라졌다. 그녀는 팔을 쓰다듬으며 쪼그리고 앉아 샤워기로 몸을 씻어냈다.

    백에서 담배를 꺼내 들고 베란다로 나와 난간에 기댔다. 남편이 싫어해서 결혼 전에 끊었었는데 최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술은 그녀에게 별 소용이 없었지만 담배는 도움이 됐다. 팔이 욱신거리는 걸 버티는 데에도. 팔을 주물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부스럭 소리가 났다.

    “폭력 남편이랑 사는 군” 고개를 돌려보니 옆 집 베란다에 한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쳐다보고 있었다. 발치에는 양주병이 쓰러져 있었다. 무시할까 하다가 습관적으로 표정을 읽어 버렸다. 호기심? 아니다. 안쓰러움 아니면 동정이다. 이 도시에서는 흔치 않은 표정이다. 
     “신고하지 그래.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 밤거리에 자욱하게 깔린 안개 너머로 시선을 넘기며 말했다. “그거,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틱. 틱. 불이 잘 붙지 않는다. 그가 라이터를 휙 던졌다. 담배에 불을 붙여 깊이 빨아들이고 훅 내뿜으며 대답했다 “남의 일에 신경 쓰지마.”
     “매번 시끄러워서.”
     “그건 총이야?” 허리 뒤쪽을 가리켰다. 그가 얼굴을 찡그렸다. “경찰이야? 무슨 일 해?”
     “이건...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해야겠군.”
     그에게로 다가가서 말했다. “이리 한번 줘 봐.”
     그는 잠시 주저하더니 실린더를 탁 쳐서 탄알을 빼내고 총을 한 바퀴 빙글 돌려 난간 너머로 손잡이를 내밀었다. 받아서 쥐어 보았다. 익숙한 느낌.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인 것 마냥 잘 맞았다. 팔을 들어 겨눠 보았다. 방아쇠를 당긴다. 딱.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흠. 자세 좋네.”
     그가 하던 대로 총을 빙글 돌려 손잡이 쪽을 내밀었다. 그가 빙긋 웃으며 받았다.
     
     
     
     
     
     
     
     
     
     
    최강의 군단이라는 게임의 여자 저격수 캐릭터 스토리입니다.
    보다가 흥미로워서.ㅋㅋ
    맥이란 캐릭터와 오드리의 대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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