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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20555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10
    조회수 : 3607
    IP : 121.182.***.180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10/18 14:13:31
    http://todayhumor.com/?panic_20555 모바일
    [펌][단편,브금]지렁이(下)


    부제 : 사랑니


    “여진아!!!”

    현수가 여진을 와락 껴안는다.

    “악!!~~~”

    그녀의 비명은 멈출줄을 모른다.

    “여진아,괜찮아,괜찮아,이제 진정해..진정해...”

    현수는 그녀를 안고 등을 토닥인다.

    한참후에야 비명이 멈추었다.

    현수는 아무말없이 여전히 등을 토닥이고 있다.

    그리고도 긴 시간이 흐르고야 여진이 입을 연다.

    “현수야...나 무서워...”

    현수는 아무말없이 그녀의 말을 듣는다.

    그러나,그는 묻지 않는다.그 무엇이 여진이 너를 무섭게 하느냐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더욱 여진을 힘들게 할꺼란 생각에 오늘은... 묻지

    않기로 한다.

    잠시후,여진이 괜찮다며 그리고 고맙다며 이젠 가보라고 한다.

    하지만 현수는 이대로 그냥 갈수가 없다.

    하필 오늘같은날 여진의 부모님이 여행을 가셨고 여진의 언니도 늦는다.

    “괜찮아..현수야...이젠 정말 괜찮아...”

    그는 발을 돌릴수가 없었지만 그녀의 완강한 고집에 이윽고 일어선다.

    “정말 괜찮겠어?너희 언니한테라도 일찍 들어오라고 내가 전화해줄까?”

    “아니...아니야..너무..너무...피곤해...자고 싶어..”

    “...그래.그럼 푹 쉬어라...”

    현수는 여진을 침대에 눕히고 조용히 방을 나선다.

    집을 나선 현수는 그녀가 한숨 푹 자고 나면 괜찮아 질꺼라는 기대와

    함께 발걸음을 무겁게 옮긴다.

    침대에 누워있는 여진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있다.

    한동안을 천장을 응시하던 그녀는 무언가 크게 결심한 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리곤 바늘을 찾아 크게 심호흡을 하고 화장실로 향한다.

    ‘터벅..터벅..’

    유난히 화장실까지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이윽고 화장실로 들어선 그녀는 거울 앞에 선다.

    다시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한다.

    가만히 거울속의 자신을 노려보던 그녀는 갑작스레 입을 크게 벌린다.

    그리고 안쪽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 사랑니를 뚫어지게 들여다본다.

    그곳엔 언제 그랬는지 썩어 구멍이 나 있다.

    그녀는 관찰하듯 그곳을 계속해서 바라본다.

    있다!!!무언가 있다!!!

    사랑니위로 약간은 거무스름 하면서도 약간은 벌건 그무언가가 나와

    이리저리 꿈틀대더니 다시 ‘쏙’ 하고 그곳으로 들어가 버린다.

    순간 여진은 깜짝놀라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녀의 눈에 커다란 눈물이 뚝 떨어진다.

    잠시후 여진은 다시 결심하듯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입을 벌린다.

    그 무언가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가지고 온 바늘을 천천히 사랑니로 가져가 그곳의 구멍에

    들이민다.

    그리곤 바늘로 구멍을 이리저리 휘젓는다.

    바늘에 찔려 약간 피가 나왔지만 이에 개의치않는다.

    한참을 휘젓자 바늘끝에 무언가 푹하고 꽂힌다.

    그녀는 천천히 바늘을 위로 끌어올린다.

    순간,그녀는 비명을 “꽥”하고 지르고 싶다.

    그러나,그것은 목구멍에서만 빙빙돌뿐 입밖으론 나오지 않는다.

    구토가 밀려 올라온다.

    바늘끝에 꽂혀 꿈틀거리며 무언가가 딸려 올라온다.

    그녀의 손이 벌벌 떨리며 딸려 오는 그것을 계속해서 빼낸다.

    그것은 계속해서 요동을친다.아마도 바늘에 찔려 아파서 그런 것 같다.

    계속해서 빼내고야 그녀는 그것의 정체를 안다.

    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지렁이다!!

    그녀는 “아~악!!!!”하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입밖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입을 다물수도 없다.

    목으로 넘어가지 못한 침이 그녀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린다.

    위에서도 요동을 치며 음식물을 밖으로 꾸역꾸역 내보낸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느것도 다시 목으로 넘길수가 없다.

    계속해서 음식물과 침이 입가로 흘러내린다.

    그러한 것도 잊은채 그녀는 계속해서 바늘에 꽂힌 지렁이를 빼낸다.

    그것을 빼내자 사랑니의 구멍으로 무언가가 또다시 빼족히 내민다.

    역시 지렁이다.

    이제는 그녀가 빼내지 않아도 그것들이 알아서 꿈틀거리며 빠져나온다.

    한 마리가 나오자 또다시 한 마리가 나온다.그리고 또...그리고 또...

    끝도 없는 것 같다.

    한없이 나온다.아니 흘러 나온다는 말이 더 어울리듯 하다.

    계속해서 쏟아지듯 나오는 지렁이는 벌써 화장실 바닦을 꽉 채우고 있다.

    그리고도 모자른지 계속해서 나온다.

    그녀는 이런 상황을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다.

    위속에 있던 음식물은 모두 나왔는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이제는

    지렁이가 마치 물놀이를 즐기듯 뚝뚝 떨어지는 침과함께 떨어진다.

    그녀의 의식은 더 이상 정상인의 것이 아니다.

    그저 멍하니 그것들을 바라보기만 한다.

    화장실은 벌써 반이나 지렁이들로 가득하다.

    도대체 그것들이 모두 여진의 몸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알수 없다.

    아니 현재로는 알고 싶지도 않다.

    단지 멍하니 그것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지렁이들은 이윽고 화장실을 꽉 채운다.

    그러자 그것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이젠,여진의 몸은 화장실에 꽉 찬 지렁이들에게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사랑니에서 나온 지렁이들은 다시 그녀의 모든 구멍으로

    스멀스멀 기어들어간다.

    여진은 의식을 서서히 잃어간다.

    끝없이 밑으로...밑으로... 가라앉는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erial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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