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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는 지난 2014년 2월에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그들 주변에서는 하나의 가계부가 함께 발견됐다. 그 안에는 위 사진과 같은 지출들이 적혀있었다. 1인 가족의 가계부라고 하더라도 먹는게 빈약하다고 할 만큼 세 모녀의 가계부의 지출내용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평소에 음식을 제대로 차려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늘 속이 안 좋다. 이들도 그랬던 것 같다. 활명수나 박카스가 한 병에 대략 7~800원 정도 하는데 한 박스 이상 사둘정도로 돈을 썼다는 건 아래 지출 내용들에서 왜 그랬는지 짐작이 간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맛있는거라도 사먹지..
싱크대 마개를 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라면을 더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을까. 3인 가족임에도 순대국은 1인가격표가 적혀있다.
이 날은 마땅한 음식도 없었다. 저렴한 식빵과 떡을 사서 끼니를 때웠던 것 같다. 배불리 먹고 싶었을텐데 음식의 가격으로 양을 역추정해보니 한숨만 나온다. 한명이 먹기도 부족한 양인데..
바지락.. 그리고 프리마, 차라리 일회용 커피를 사먹지.. 높은 커피 가격에 그냥 프리마만 타먹었던 건 아닐까..
음식물 쓰레기를 보니 해당 동사무소가 뭐했나 싶다. 분명히 일할수 있는 환경으로 보고 기초수급자에서 탈락시켰을텐데, 사회복지사는 이들 집에 가보기라도 했을까? 그냥 단순히 서류상으로 60대 엄마와 30대 딸 둘만 보고 다음 장으로 서류를 넘기지 않았을까, 무상급식처럼 대다수를 위한 복지도 중요하지만 정말 복지가 필요한건 이렇게 생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일텐데.. 음식물을 몰래 버릴만도 한데, 이런 사람들이 더 법을 잘 지키는 아이러니. 그러면서 법은 이들에게 더 가혹하다.
그나마 배불리 먹을 수 있게 이런 저런 다양한 음식들을 구입했지만 가격을 보면 마트에서 가장 싸게 파는 것들로 구입을 했다. 저 가격에 우유면 작은 우유 한팩, 식빵은 유통기한 임박한 거, 햄이나 깻잎은 특가 세일 품목일테고, 뭐 하나 맘 놓고 배불리 먹었다고 보여지는 품목들이 없다.
가족 중에 우유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나보다. 꿀꺽꿀꺽 마시고 싶었을텐데 날이 갈수록 구입하는 우유의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우유가 700원이라니. 요즘 마트에서 700원 주고 우유를 살 수 있나. 흠. 그나마 호빵 4천원 정도면 허기진 배정도는 채울 수 있지 않았을까. 모든 품목들이 1000원 내외로 이루어졌다. 과자도 2~3천원이 훌쩍 넘는 시대인데..
만 팔천원 짜리 족발. 큰 뼈 하나에 고기 몇점 붙어 있으면 그것의 사이즈를 소(小)라 부른다. 그게 바로 만 팔천원정도 한다. 성인 남성은 어림도 없고 입이 짧은 여성이 먹어야 배부른 정도의 양일텐데 족발이 먹고싶긴 하고, 돈은 없고.. 시키기 전에 얼마나 고민했을까. 뭐 비싼 거 먹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족발 하나 먹겠다는데 그날 밤 세모녀가 고민하던 모습을 떠오르니 무능한 정부에 화가 난다.
속이 안 좋을만 하다. 매번 소세지나 라면류의 지출 밖에 없었다. 쌀 10kg를 샀다거나 반찬거리를 듬뿍 산 흔적이 그들의 11월 가계부에는 없었다.
소주 4400원. 네 병의 가격이다. 딱히 안주거리도 없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진 속에 보이는 11월달 지출을 합해봐야 10~20만원정도 밖에 안된다. 요즘 시대에 버스 몇번 타고, 밖에서 밥 몇번 먹으면 훌쩍 넘는 금액을 세 모녀는 한달치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 4인가족 최저생계비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다. 이들 말고도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이 수두룩할텐데 매번 TV에서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GDP 3만불 찍어야한다. 대기업이 활성화되야 한다만 주구장창 떠들고 있고, 그렇게 겉모습만 화려하게 갖춰 앞만 바라보는 정부의 이면에 국민들의 삶은 곤고함에 빠져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더이상 '나' 개인이 잘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에서 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최저생계비조차 보장해주지 않으면 누가 국가를 위해서 군대를 가고, 애국을 외칠수 있을까.
정부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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