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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20195
    작성자 : 금수루저
    추천 : 53
    조회수 : 11592
    IP : 218.209.***.25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1/10 23:08:43
    http://todayhumor.com/?love_20195 모바일
    소개팅 개소똥망 후기를 보고 새벽에 쓰는 소개팅 멘붕 후기..그리고..3
    옵션
    • 외부펌금지
    오유에 글쓴 덕분인가... 클라이언트 컨펌이 다음주로 연기돼서 올해 들어 첫 칼퇴함..ㅋㅋ..(도깨비 다운받아 봐야징^^)
    괜히 시작한 듯 한 이 썰의 마지막을 좀 더 빨리업로드 할 수 있을 것 같음.
    1편좌표

    2편 좌표

    전 편에 이어...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목적지는....율.동.공.원. 입니다. 안전운전 하십시오"....ㅜ_ㅜ

    이 와중에 장기하 여친님은 다른 곡으로 체인지 하시고...'길을잃었다...어딜가야 할까....ㅠ_ㅠ'
    어쩜 그렇게 가사가 염통에 콕콕 박히는지...
    그녀는또 삘이 꽂히셨는지 따라부르고 계셨음.
    가만 보니...각 앨범의 타이틀곡을 빼곤 거의 안따라 부르시는듯..-_-

    아무튼...이때부터 그분도 긴장이 좀 풀리신듯 자세도 풀어지고 말씀도 많아지셨음.
    뭔가 좀... 이질적인향기를 감지하고 조수석쪽을 보니 신발을벗은채로 발을 조수석 앞쪽에 걸쳐놓으심..(아...질풍아ㅠㅠ)

    사실 세번째 글까지 쓰지만 이 상황이 만난지 한시간 정도밖에 안된상황임.
    본인도 좀 낯을 가리는 편이라 잘 아는 사람 말곤 말수가 적은 편임.
    따지고 보면 만나자 마자 에어컨 틀때의 대화, 차안에서 간단한 인사말, 회전초밥집에서의 어거맛있네요 저거 맛있네요 하는 대화빼곤
    거의 대화가 없었음. 

    입이 풀리시고 그녀가 첫 대화를 시작함.

    소개팅녀 "아이유 좋아하시나봐요??"
          나 "아...네...그냥 뭐...그닥 많이 좋아하진 않습니다."
    소개팅녀 "그럼 어떤 가수 좋아하세요??"
          나 "(곰곰히 생각하다)...전 브라운 아이즈 팬입니다."
    소개팅녀 "아...벌써일년...그 가수...아...머리 빡박 깎으신 그사람...이름이 뭐였더라...
              정말 노래 잘 하는데...맞다...나한일 이요^^"
          나 "......."

    이 대화가 정말 100% 팩트임을 신께 맹세할 수 있음(종교는 없지만)

    이때부터 이미 기력이 다해 대꾸할 의지도 잃고 운전에 집중함. 옆에서는 나한일이 한효주랑 사귀기도 하고 원빈 현빈이 
    수시로 등장해서 뭔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창문을 닫고 운전해 좀 따뜻했고 시작된 폭풍 수다로 인해 졸음운전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
    분명히 네비상으론 몇킬로 안되는 거리였던 것 같은데 도착 예상시간은 20분도 더 남은 상황이었음.
    가끔씩 놀랬던건 중간중간 무슨 헐리우드 배우 이름 얘기한 것 같았는데 뭔가 알아듣지 못할 유창한 발음이었음.-_-...

    어찌어찌 목적지까지 한 1킬로 남았나...좌회전을 해서 들어가는데 갑자기 으슥하고 꾸불꾸불한 길이 나옴.
    혹시 내가 길을잘못들었나 물어보니 이 길이 맞다함.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뭐 옆으로 호수도 있는 것 같고 
    그냥 체념하고 운전하다보니 카페같은 것들이 보임.

    그날따라 차는 또 왜 그리 많은지...대충 길가에 주차하고 카폐를 찾는데 그녀가 저기로 가요...라고 말함.
    차안에서 그렇게 현빈 원빈 얘기 하더니 가리키는 카폐 이름이 빈스빈스임...-_-.
    전날의 피로와 수차례의 멘붕으로 인해 심신은 이미 반사 상태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음...ㅜㅜ
    주문카운터 앞에서 그녀가 뭐드실래요 하길래 그냥 아메리카노 마시겠다고 함.

    예의가 아니지만 심신이 너무 피로한 상태라 주문하는 동안 빈 테이블에 거의 주저앉다시피 하고 앉아있었음.
    얼마나 지났을까 깜빡 졸은것 같아 화들짝하고 깼는데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림.
    주문하는그녀는 아직 카운터에 있고 그녀뒤로 줄 서 있는 분들이 약간씩 목소리를 높이심..."아주머니 주문좀 빨리 하세요"...
    워낙 멘탈이 강한 분이신지라 그런 클레임에 아랑곳하지않고 꿋꿋히 주문을다 하시고 생글생글웃으며 자리로 돌아오심.

    그뒤로 뭐이런저런 얘기 한거 같은데 기억나는건 하나도 없고 진동벨이 울리자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튀어나가 주문품을가지고 오심.
     
    그 상황에도 정말 운동 열심히 하시긴 하는구나...하고 감탄한건 참...

    내껀 아메리카노고 그녀는뭔가 생크림이 다보탑 같이 올라간 음료수였고 마주본 둘 사이에 딸기랑 생크림이 범벅이 된 케익 같은게 하나 있었음
    케익 집을 포크조차 무거울 정도로 지쳐 있었고 입맛도 없었는데 그나마 카페인이 들어오니 정신이 좀 돌아오긴 했음.
    그러나 여전히 입맛은 없어 케익은 손도 안댔는데 어느순간 그 케익은다 없어짐.-_-

    한참 수다를 떨던 그녀가 지친 날 배려한건지 어떤건진 잘 모르겠지만...밖으로 나가실래요??...라고 말함.
    그래 이정도까지 피곤하고 지친 모습을 보였으면 이제 집에 보내줄 때가 된걸 그녀도 느꼈겠지는 개뿔....추워죽겠는데 산책을 하자함.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누구누구 소개팅 시켜줘 본 적이 한번도 없음. 분명 앞으로도 없을거임...젠장 속으론 화병이 날 것 같은데
    그때마다 주선자 얼굴이 떠올라 함부러 대할 수가 없음.
    이미 반쯤 체념했고 피곤한데 실내있을려니 졸음만 오고...그래...10분정도만 있다가 몸 안좋다는 핑계로 그만 헤어지자...
    라고 생각하며 산책을 나간게 그날의 최대 실수였음...-_-...

    율동공원은 생각보다 넓었고 그녀는 생각보다 사연이 많고 체력이 좋았음...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많이 지쳐 있었음...



    쓰면 쓸 수록 점점 루즈해 지는게 느껴짐...한번 더 맘을 다잡고 오겠음.











    출처 내거친 생각과 불안한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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