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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9216
    작성자 : Rin_Arang
    추천 : 17
    조회수 : 1789
    IP : 121.129.***.220
    댓글 : 50개
    등록시간 : 2016/12/29 02:08:41
    http://todayhumor.com/?love_19216 모바일
    고백했습니다
    옵션
    • 창작글
    고백하고 왔습니다.

    하루종일 먹은 거라곤 커피 4잔.
    방금 집에 들어와서 간단하게 요기하면서 하루를 돌아봅니다.

    오늘도 여전히 바빴어요.
    아침에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전시회장가서 셋팅하는 것도 지각하고...
    벽결이 아크릴 후크는 어디서 빠졌는지 없어졌고
    급기야 핸들카트 바퀴도 하나 사라졌네요...

    원래는 오늘 송년회하면서 따로 그녀에게 선물주면서 고백하려 했는데요
    송년회 멤버 중 절반이 아파서 취소가 된 관계로 그녀의 집앞으로 찾아갔습니다.
    교사인 그녀는 연말이라 생기부를 작성하느라 야근 중이었어요.

    카페에 앉아 제 마음을 담은 편지를 한 장, 두 장 쓰면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어요.
    꽤나 늦은 시간에 끝난 그녀에게 연락해 집 앞으로 갔습니다.
    제 선물을 받은 그녀는 너무 갖고 싶었던 거라면서 좋아했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된 것 같아요.
    아! 선물은 라이언 산타인형이었습니다.

    "너무 갖고 싶었던 거긴 한데 이걸 제가 받아도 될런지..."
    "이런 선물을 받아서 당황스러울텐데 당황스러운 말도 하나 할게. 너 좋아해."
    말로만 듣던 동공지진이 이런거구나 싶은 그녀의 표정.

    용기를 내어 계속 말을 이어 갔습니다.
    "널 많이 좋아해. 쑥스러워서 많은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못 다한 말들은 편지에 담았어. 일단 추우니까 들어가고 그거 천천히 읽어보고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다행히 남자친구가 있다거나, 단박에 거절하지는 않았습니다.
    편지를 보던 그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자세히 적혀있나요?"
    순간 그녀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응.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자세히 적혀있어. 꼭 읽어보길 바래."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대답했습니다.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마음이 정해지면 꼭 밥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해요."
    "혹시 날 만나는게 불편하면 다른 방법으로 말해도 괜찮아. 너가 어떤 선택을 해도 존중할게."
    "아니요. 보기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렇게 10분간의 고백은 끝이 났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추운 날씨에 밖에 오래 서있는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아 들여보내고 저도 주차해 놓은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이전의 고백은 조마조마한 마음들 뿐이었는데 정말 처음으로 홀가분 하네요.
    쿵쾅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운전해서 사무실에 돌아와 몇 가지 일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눈이 한송이 두송이 떨어집니다.
    가로등에 비치는 눈 송이가 너무 예뻐서 가만히 서서 담배 한개비 물고 물끄러미 쳐다보았습니다.

    오늘 나의 선택에 일말의 후회도 갖지 않기를.
    까만 하늘에 흩날리는 눈꽃처럼 오늘의 고백이 결과가 어떠하든 예쁜 추억으로 남기를.

    여기까지 제 고백기이자 이번 짝사랑의 마지막 단원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오유님들 감사드리고, 그저 제 가슴앓이와 두근거림에 대한 글들을 읽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참 많은 위로가 됩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다들 감기조심하시고, 커플들은 예쁜 사랑을 이어가시고, 솔로들은 꼭 맞는 짝을 찾는 이번 겨울이 되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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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29 02:10:37  49.1.***.74  나라도추천  5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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