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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84508
    작성자 : 공안구과
    추천 : 14
    조회수 : 501
    IP : 112.171.***.99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7/07/14 16:03:49
    http://todayhumor.com/?animal_184508 모바일
    냥이와 함께한 일주일
    옵션
    • 창작글
    항상 귀여운 친구들을 눈팅만 했었지, 막상 동게에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신림2동 고시촌에서 하루의 공부를 마치고 야외에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고양이가 등장, 테이블 주위를 돌면서 야옹거리기에 '이러다 가겠지' 싶었으나 술자리가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키더군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털관리도 잘 되어있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듯 하여 잠시 집을 나온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저와 제 지인의 뒤를 꾸준히 따라오는 냥이를 보니 그대로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택시를 타더라도 일단 주인을 찾아주고 가자, 라고 판단한 저는 신림2동 인근을 좀 돌아보면서 고시촌 전용 SNS에 문의도 해 보았으나 바로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알아서 이 거친 세상 잘 살아가렴."하고 돌아가기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인과 저는 냥친구보호결의안을 채택하고, 숨구멍을 만든 박스에 그 친구를 감금(?)하여 택시로 저희 집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주말에는 의식주의 기초를, 월요일에는 전용샴푸로 목욕을(난이도가 소문 이상이더군요ㄷㄷ), 화요일에는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마쳤습니다. 수의사선생님께서는 정확하진 않으나 연령은 2~3세로 추정되고 건강상 외견의 문제도 없으며, 귀질환도 없는데 약간의 치주염이 있다고 하시면서, "예외적인 잠복고환이 아니라면 이 친구에게는 고환이 없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내가 고자라니'라는 것입니다(엉엉). 딱히 TNR의 외표도 보이지 않는 바, 이로써 누군가가 키우던 집냥이라는 심증을 확정하게 되었지요. "주인을 찾지 못하여 함께 지내기로 마음먹게 되신다면, 백신접종과 치주염치료를 위해 다시 내원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수의사선생님께 감사를 표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금요일에 이르렀습니다. 어류보다는 육류 간식을 좋아하고, 자는 제 팔에 기대 자신도 눈을 붙이고, 낚시형 쥐장난감과 함께 잘 노는 아이입니다. 오유에서 주인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서, 지금이라도 글을 남겨 봅니다. 이 친구와 함께 지내셨던 분, 혹은 이 친구를 알고 계신 분께서는 부디 댓글을 아끼지 마시고 제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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