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릴 때부터 기미가 보였긴 합니다만,</p> <p>나이를 먹을 수록 참기가 어렵습니다.</p> <p> </p> <p>스스로 굉장히 못나고 부족하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p> <p>똑똑하거나 뭐 외모 이런 문제가 아니고, 감정이나 사회성 같은 부분이</p> <p>어릴 때부터 좀 남들하고 다르다는 걸 크게 느꼈는데요.</p> <p>남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잘 공감하지 못하고</p> <p>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부분을 남들이 크게 공감해주지 못했어요.</p> <p>보통 머리로나 논리적으로는 이해하거나 제가 틀리지도 않고 오히려 맞다고</p> <p>말은 해주지만 정작 언행이나 표정을 보면 마음에서 동해주지 않더라구요.</p> <p>그래서 남들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p> <p>사회성을 길러보고 감정의 영역을 늘려보려고 학습한거죠.</p> <p> </p> <p>그런데 제가 그렇게 훈련하고 노력하면서 발전해나갈수록</p> <p>인간에 대한 혐오가 심해지고 있습니다.</p> <p>아니 이랬던 나도 이만큼까지 하는데, 쟤는 왜 저딴 식으로 살아?</p> <p>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딴게 사람새끼인가? 저런 건 죽어도 될 거 같은데</p> <p>이런 생각이 들고, 저에게 피해가 조금이라도 오면 이 사람도 못되는 새끼가 감히?</p> <p>이 생각으로 직접적으로 처벌하고 싶고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p> <p> </p> <p>한 8~9살 때부터 느끼기 시작해서 한 중학교 때부터 심해졌고</p> <p>고등학교 때 절정이었다가 대학교 입학하며 좀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p> <p>그게 아니라 제가 사람을 피할 수 있으면서 빈도가 줄었을 뿐</p> <p>오히려 역치가 더 낮아져서 자극에 더 약해진 느낌입니다.</p> <p> </p> <p>요즘따라 인터넷에서 그야말로 무지성한 친구들이 많이 보이는데요.</p> <p>정말 그냥 그런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열정이 불탑니다.</p> <p>성공하고 학문적으로 더 공부해서 저런 버러지들을 학살을 하고 정의를 구현하고 희생해야만 한다는</p> <p>그런 열정과 생각에 휩싸입니다.</p> <p>심지어 단순히 죽이면 저지른 죄에 비해 너무 가볍게 죽으니까</p> <p>묶어두고 잔인하게 고문하고 연좌제로 고문해서 다같이 죽여야한다는 그런 상상을 자주 합니다.</p> <p> </p> <p>문제는 저는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고</p> <p>틀렸다는 주장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없습니다.</p> <p>어차피 이 생각으로 십수년을 고민하며 살아왔고</p> <p>다양한 대화와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정립해온 가치관이라서</p> <p>심지어 사고 단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니 혼자 인격을 나눠가면서</p> <p>서로 반대되는 의견으로 토론을 수십시간을 연달아 하고</p> <p>여러 책이나 사상을 접하면서 뭐가 맞는 걸까 고민했습니다.</p> <p>그렇다보니 어차피 남들이 할 주장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p> <p>어차피 제가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읽어보거나 생각해본 내용이라</p> <p>뻔하고 지겨워서 듣고싶지가 않습니다.</p> <p>요즘은 심지어 화가납니다. 십수년을 이것만을 고민하며 살아온</p> <p>제가 고작 그정도 고민조차 그정도 노력조차 안해봤을 거 같은지</p> <p>고작 그따위 수준의 생각으로 나를 틀리다고 하고 부정하려 했는지</p> <p>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이 한심하고 혐오스러워 보입니다.</p> <p>그 사람이 너무 역하고 불쾌합니다.</p> <p> </p> <p>그렇지만 명확한건 제 이런 생각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p> <p>이런 생각을 품는다는 것만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것이며</p> <p>행동으로 조금이라도 옮기는 순간 비난과 돌팔매질에 시달릴 것이란 걸 압니다.</p> <p>저는 제가 인내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고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는</p> <p>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렇다면 저는 깨우치지 못하고 나를 돌팔매하는 자들을</p> <p>불쌍히 여기고 역겹게 느끼며 돌에 맞아 죽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심하게 듭니다.</p> <p> </p> <p>이렇게 말하면 저를 절대 진리나 절대 선 그렇게 오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p> <p>보일 수 있으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p> <p>제가 죽어도 진리나 선이 될 수 없음을 알고</p> <p>오히려 살면서 평생을 진리나 선이 되고자 발악하는</p> <p>그런 한 미물로써 그러지 않는 다른 미물들이</p> <p>역겹고 증오스럽다는 거랄까요....?</p> <p> </p> <p>절대적인 진리를 깨우치고 실천한 사람만이</p> <p>그러지 못한 불쌍한 자들을 이끌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p> <p>또 제가 본능적으로 느끼고 고민하고 생각하며 구체화하고 있는</p> <p>절대적인 진리는, 굳이 이끌려고 할 필요 없이 그걸 단순히 들려주는 것만으로</p> <p>누군가를 계몽시키고 알아서 동류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p> <p>이 생각만으로 저런 참지못하겠는 살의나, 공격성을</p> <p>억지로 억지로 삼키고 속이 썩어들어가는 심정으로</p> <p>참아내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p> <p> </p> <p>제가 더 노력하고 애달파질수록</p> <p>살의가 심해집니다. 미물들이 역겹고 혐오스럽습니다.</p> <p>굳이 맥락에 맞지 않아 글에선 크게 드러내지 않았지만</p> <p>저런 미물과 같은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p> <p>저 자신에 대한 살의나 혐오감이 차오릅니다.</p> <p>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미물로 남아있는</p> <p>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억울합니다.</p> <p> </p> <p>주변에 저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p> <p>저를 정의롭고 열심히 살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라고</p> <p>말해주고 평가해줍니다.</p> <p>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서 스스로 역겹습니다.</p> <p>고작 저따위를 보고 저렇게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낍니다.</p> <p>고작 저따위를 보고도 본인을 깨우치지 못하고 미물들의 미물을 자처하는</p> <p>인간들을 보면 살의가 차오릅니다.</p> <p>점점 더 참기가 힘이 듭니다.</p> <p> </p> <p>저 버러지들도 저렇게 사는데</p> <p>나는 왜 참고 살아야 하는가?</p> <p> </p> <p>저 쓰레기들이 당당하게 사는데</p> <p>나는 왜 숨기고 살아야 하는가?</p> <p> </p> <p>죽이고 싶습니다.</p> <p>보고싶지 않습니다.</p> <p>존재하길 원하지 않습니다.</p> <p>원자단위로 쪼개져 우주로 환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p> <p>살의가 차오릅니다.</p> <p>참기가 힘듭니다.</p> <p> </p> <p>병원에 가서 의약품을 처방받으면</p> <p>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서</p> <p>저 자신의 부족함에 더 집중할 수 있을까요?</p> <p>진리를 탐구하는데 더 신경쓸 수 있을까요?</p> <p> </p> <p>마치 좁은 일평방에 바퀴벌레와 모기 수 만마리와 함께 갇혀서</p> <p>단 한 마리의 벌레도 죽이지 않는 조건에서</p> <p>발로는 바늘의 실을 끼우면서 손으로는 미세한 붓으로 그림 작업을 하고</p> <p>그러는 동시에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기분입니다.</p> <p>다 때려치고 바퀴를 밟아 죽이고</p> <p>모기를 양손으로 때려잡고 싶다는 잡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p> <p> </p> <p>병원에 가서 뭐라고 하면서 약을 처방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p> <p>사는게 너무 힘이 듭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