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유에 연애관련 글을 쓰게 될 줄이야 ㅋㅋ

옛날부터 오유를 눈팅해왔고 여러 고민글을 썼지만 사랑 관련 글을 쓴 적은 아예 없는데

저도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이년 반 만났습니다

남친이 먼저 말하더라구요 헤어지자고

남친이 워낙 말이 없는데 생각은 많은 편이라.. 그 사람이 헤어지자고 결심한거면 제가 잡아도 이미 늦었다 생각해서

그냥 알겠다고 했어요. 우리가 잘 맞는 성격이지만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이 딱 있었거든요

저는 감성적인 편이고 전남친은 이성적인 면이라..저는 과정과 상대의 의도를 보지만 전남친은 결과를 중시하는 편이라

이런 경우로 서로 이해 못한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 채워나갈 수 있다 생각했는데, 전남친 말로는 예전부터 말은 안했지만 이 부분들이 싫었다 하네요

워낙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니까...그 사람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왔다는건 굳게 마음 먹고 한 말일거라 생각돼서

그래 알겠다 어쩔수 없겠다 그동안 좋았다 잘 가라 하고

전남친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빨리 자리를 뜨더라구요 저랑 같이 있던게 싫었던건지 헤어지는 상황이 싫었던건지

이년 반이면..나름 오래 만났죠

그동안 쌓은 추억이 정말 많아요. 남친이랑 처음 해본게 많고 남친도 저랑 처음 해본게 많고

사랑하는 맘이 있지만 이별을 통보받고 그의 성격을 알기에 그걸 잡아봤자 나만 처량해지는걸 알아서 알겠다 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길은 진흙탕같이 더럽게 끝내고 싶지가 않아서 애써 그냥 편하게 대해주면서 잘 가라 했는데요

하루 하루가 지나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구요. 밥도 안넘어가는것도 아니구요

그런데 전남친의 흔적을 지울때마다 뭐랄까 마음 한 구석이 너무 쓰리네요

원망도 되고 미안하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누가 말했던 말처럼, 깔끔하고 이해가 되는 이별이 아니어서 그런가 흔적을 지울때마다 마음이 너무 먹먹하네요

낮에 일할 땐 그럭저럭 괜찮은데 혼자 있거나 집에만 오면 한숨만 나오고

전남친이 가진게 너무 멋져보여서 연애를 시작했고, 같이 미래를 많이 그렸는데

물론 그 사람이랑 헤어진걸로 제 미래가 망가진건 아니지만, 같이 그린 미래는 다 사라졌다는게 뭐랄까 너무 막막하고

잘 모르겠어요.. 처음으로 한 연애가 너무 즐거웠어서

사실 좋은 남자는 아니었어요 저한테 상처도 줬고

그래도 너무 잘 맞아서 이야기 할때마다 즐거웠고 평소에 의지도 많이 했고

참 제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그의 입장에선 허무한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제 입장에선 좀 허무하네요 허무한 이별을 하니

그냥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먹먹해요 너무나도

전남친은 워낙 무뚝뚝하고 냉정한 이성적인 사람이라 지금 제 생각은 안하고 자기 일 하면서 잘 지낼 사람인데

전 그렇지 못해서 계속 생각이 나네요

시간이 약인 것 알고 있는데.. 곧 잊을 수 있겠죠

전남친이 준 차마 못버릴듯한 선물들을 보면 계속 생각이 나네요

서로한테 미안할 짓 하고 서로 많이 좋아했다 생각했는데 이년 반이나 사귀다 보니 제 장점은 당연한 게 되고 제 단점이 싫다고 느껴졌나봐요

그와중에 직장에 친한 여자는 많고 이성적인 냉정한 사람이니 자기 일 잘 챙기며 잘 살고있을 전남친이 너무 미우면서도

그냥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었고 지금도 계속 마음이 있으니까

먹먹하고 우울하네요 새벽감성에 글까지 쓰게 되고

곧 괜찮아지길 바라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