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거실형 텐트를 가지고 한창 캠핑을 하던 때였다.
때는 겨울, 산 속에 있는 캠핑장에서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추운 겨울 텐트 안에서 난로 켜놓고 어두운 바깥을 보면서 먹는 것 중에 맛이 없는 게 있을까? 아이들은 전기 장판이 따뜻하게 켜져 있는 이너 텐트에 들어가서 낄낄깔깔 웃으며 놀았고 어른들(?)은 설거지도 하고 맥주도 한 잔 하고 그렇게 저녁을 보냈다.
아이들과 아내가 잠이 들고 나도 겨울밤의 정취를 조금 더 즐기다가 이제 불을 끄고 이너 텐트 속으로 들어왔다. 이너 텐트의 문을 닫을까 말까 하다가 난로가 거실(?)에 있으니 따뜻한 기운이 잘 들어오라고 이너 텐트도 열어 놓고 잠을 청했다. 한없이 귀엽고 포근한 막내를 꼭 끌어안았다가 놔 주고는 그 옆에서 잠을 청했다. 막내의 포근한 살결을 느끼면서..
겨울바람은 매섭게 불었고 가끔 바람 소리 때문에 잠을 깨기도 했지만 겨울 자연 속에서 보내는 밤은 즐거웠다.
그렇게 잠깐 깰 때면 막내와 아이들을 한 번씩 어루만지고는 다시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다가 또 잠이 깨어 옆에 있는 막내를 어루만졌다. 여전히 포근하고 따뜻했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도 참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포근함이 맞나?? 막내 피부의 느낌이 이랬나? 아니 여기가 어느 부위길래 이렇게 굴곡이 있고 뼈가 휘어져 있지? 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면서 정신이 조금씩 분명해졌다. 그러다가 알았다. 이건 막내도 아니고 첫째도 아니고 둘째도 아니고 사람이 아니다!!!! ㅆ~~~~~~~~발 ㅈㄴ 놀랐다. 일단 본능적으로 그 무언가를 두 손으로 들고는 이너 텐트 바깥으로 휙 던지면서 깨달았다.
'아 고양이구나'
그랬다. 길고양인지 캠핑장에서 키우는 고양이인지가 추운 겨울 따뜻한 텐트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너텐트 전기 장판 위에서 자고 있을 줄이야... 그래도 고양이가 허공을 날아가는 중에 고양이인 걸 깨달아서 조금 안심은 되었다. 살짝 소름은 이미 돋았었지만 말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재빠르게 이너텐트 문을 닫아버렸다. 텐트 안에는 난로의 희미한 불빛만이 어슴푸레 텐트 안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혼자 피식 웃고는 다시 잠을 청하려고 누우면서 자연스레 막내가 있는 쪽으로 손이 갔다.
이런 ㅆ~~~~~~~~~~~~~~~~~~~~~~~~발, ㄳㄲ, 으아아악. 아까 그 새키가 언제 또 들어와 있었다. 아마도 내가 거실쪽으로 던지고 안도의 한숨을 쉴 때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다시 들어온 듯 했다. 우와.. 정말 정신 나간 놈처럼 다시 이너 텐트 문을 열고는 그 새키를 어둠 속으로 던져 버리고는(고양이는 웬만큼 던져도 잘 내려 앉는 거 압니다) 또 들어올까봐 손으로 이너 텐트 문쪽으로 계속 휘저으면서 발로 견제하면서 이너 텐트 문을 닫았다. 그리고 더듬어서 이제 안에 고양이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정말 혼자서 그 야밤에 쌩쑈를 한 게 어이가 없어서 너털 웃음을 짓고 말았다. 완전 개황당한 경험이었다.
다음날 아침 그 야옹이의 면상을 확인해 보니 세상 온순하고 예쁘게 생기고 참한 야옹이였다. 그 야옹이는 2박 3일의 일정 동안 우리 텐트에 아주 자주 놀러 왔고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왠지 모르게 그 놈은 정이 더 가고 귀엽게 보였다. 비록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서 약간의 재채기와 눈물을 감수해야 했지만 나에게 다시 보고 싶은 고양이 한 마리를 고르라면 그 놈이 보고 싶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1761289 | 덕후들 개빡치게 하는 빠니보틀 발언 논란.jpg [13] | 우가가 | 24/05/22 14:02 | 5108 | 24 | |||||
1761288 | 곱창을 먹었어요. [3] 3일 | 맥플러리 | 24/05/22 13:50 | 1812 | 18 | |||||
1761287 | ???:대학에서 배운건 잊어버리세요 [4] | 우가가 | 24/05/22 13:48 | 4058 | 30 | |||||
1761286 | 러시아 여자들이 받는 가정교육. [22] | 마데온 | 24/05/22 13:31 | 4663 | 47 | |||||
1761285 | 유럽 여행 가는 일본인들이 한국에 들리는 이유 [10] | 우가가 | 24/05/22 13:30 | 4676 | 32 | |||||
1761284 | 고도화 되가는 GPT [20] | 89.1㎒ | 24/05/22 13:24 | 3568 | 47 | |||||
1761283 | 엄마는 이모티콘을 나라고 생각하는 듯 [8] | 어퓨굿맨1 | 24/05/22 13:12 | 3028 | 42 | |||||
1761282 | 나한테 미스김이라 하던 거래처 사장 [13] | 89.1㎒ | 24/05/22 13:04 | 4294 | 41 | |||||
1761281 | 김치찌개 취향 [33] | 마데온 | 24/05/22 13:03 | 3457 | 25 | |||||
1761280 | 유머) 수컷 인줄 알았던 앵무새가... [30] | 센치한바퀴벌래 | 24/05/22 12:28 | 2389 | 23 | |||||
1761279 | 스스로 자격없다는 정부 ㅡ이제 고마 치아라 [10] | Aㅏ저씨 | 24/05/22 11:00 | 2148 | 65 | |||||
1761278 | 모든 인류 유전자에 심어진 행동.mp4 [5] | 동현파파 | 24/05/22 10:59 | 4166 | 42 | |||||
1761277 | 탄핵 의결조차 어려운 국회 상황... [30] | 근드운 | 24/05/22 10:54 | 3433 | 53 | |||||
1761276 | 냄새를 빨아들이는 중 [8] | 댓글캐리어 | 24/05/22 10:33 | 3920 | 34 | |||||
1761275 | 찍사 친구도 사진에 포함시키자 [12] | 변비엔당근 | 24/05/22 09:44 | 4468 | 52 | |||||
1761274 |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25 [71] | 인마핱 | 24/05/22 09:15 | 897 | 62 | |||||
1761273 | 아침에 학교 늦지말라고 직접 깨워주는 참새 [14] | 우가가 | 24/05/22 09:12 | 4034 | 41 | |||||
1761272 | 개구리들한테 폰을 빼았겼습니다 [5] | 우가가 | 24/05/22 08:52 | 4418 | 36 | |||||
1761271 | 프로필 사진 찍는게 싫었던 신생아 [7] | 변비엔당근 | 24/05/22 08:39 | 4474 | 49 | |||||
1761270 | 싱글벙글 대항해시대의 괴혈병 치료법.jpg [5] | 우가가 | 24/05/22 08:33 | 3954 | 33 | |||||
1761269 | 휴게소 워킹.mp4 [7] | 우가가 | 24/05/22 08:26 | 4299 | 40 | |||||
1761268 | 바닷물이 철을 녹슬게 만드는 이유 [14] | 우가가 | 24/05/22 08:23 | 5154 | 33 | |||||
1761267 | 며칠전 또문철tv 또전드 [11] | 우가가 | 24/05/22 08:19 | 4205 | 41 | |||||
1761266 | 수상 할 정도로 족보가 깔끔한 집안.jpg [5] | 우가가 | 24/05/22 08:13 | 5362 | 50 | |||||
1761265 | 화장실에 들어간 오빠가 나오질 않는다 [8] | 우가가 | 24/05/22 07:46 | 4318 | 47 | |||||
1761264 | 개2마리+사람1명만 사는 무인도 촬영갔다가 고생하는 동물농장 제작진 [6] | 우가가 | 24/05/22 07:46 | 4247 | 38 | |||||
1761263 | 제주도 물가 근황 ㄷㄷ [13] | 우가가 | 24/05/22 06:08 | 5102 | 49 | |||||
1761262 | 영국 난리 난 사상 최대 혈액 스캔들.jpg [11] | 갓라이크 | 24/05/22 06:02 | 3686 | 52 | |||||
1761261 | 개통령 강형욱 대표 파문관련 전직원의 고백 [24] | 태공태은 | 24/05/22 04:27 | 6613 | 47 | |||||
1761260 | 누구한텐 행복했고 누구한텐 지옥이었던 산책 [11] | 변비엔당근 | 24/05/22 04:09 | 4462 | 36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