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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74671
    작성자 : 꽃사슴엄마
    추천 : 11
    조회수 : 497
    IP : 121.174.***.171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7/01/17 20:02:01
    http://todayhumor.com/?animal_174671 모바일
    강아지의 별로



    우리가 연애하던 시절 철없이 100일 기념으로 
    강아지를 한마리 데리고 오고싶다고 했어
     작은 샵에서 더 작은 케이지 속에서
    날보며 방방 뛰던 모습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려

    어린나이에 사고쳐서 결혼했고
    일년 뒤 어린 애기가 뿅 나타났다
    일년동안 온 관심은 니가 다 받다가
    생전 못보던 작은 애기한테 관심을 다 뺏기니 서운했겠지
    관심받고싶어서 사고치는 널 말로는 이해한다하면서도
    내가 힘들어서 무척 화가났어 

    그리고 또 일년 뒤 우리는 이사했다
    그것도 너에게는 엄청 힘든 일이였겠지
    내딴에는 스트레스 받을 널 위해 노력을 했지만
    내 성격이 너무 모났나봐
    또 내가 너무 힘들어서 화를 냈지

    그렇게 1년... 2년.....
    시간이 지나다보니 나도 무뎌지고 
    너도 적당히 내 눈치를 보며 생활해왔어

    사실 내가 널 더 배려했어야 하는데
    비겁하게 나한테만 너무 관대했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이정도면 괜찮은 주인이라고
    그렇게 내마음만 편하길 바랬나봐

    5년정도 지나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개들은 15년정도 산다고 하는데
    우리애들이 중학생때쯤 되면 별이 되겠지
    그럼 우리애들도 많이 슬퍼해주겠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 겨울 갑자기... 
    아니 서서히 너는 아픈걸 티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나만 갑자기라고 믿고싶은 그 시간들

    여태 감기같은 잔병치레 한번 안했으니
    이번에도 별 일 없을거라고 그렇게 믿었는데
    큰 마음먹고 큰병원까지가서야 니 병을 알아버렸네?
    약먹고 괜찮아지는 모습에
    앞으로 돈은 많이 들겠지만 
    다시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주말부터 이상해지는 모습에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다른 문제가 생긴거 같다고 해서
    아파서 밥도 물도 제대로 못먹어서 
    주사도 함부로 맞을 수 없다고 해서 
    입원해서 수액을 맞아야 한대
    낑소리조차 못내게 아파하는 널 보면서 
    내가 없는 병원에서 죽을까봐 밤새입원은 못시킨다고 했어 
     
    혹시나 내가 너를 병원에 버리고 간다고 생각할까봐
    조금있다데리러 온다고 몇번을 말하고 돌아섰는지..

    그리고 저녁에 다시 본 니모습은 
    아침에 본 모습보다 더 힘없고 축처지고 거친 숨을 내쉬었지

    잠들기 전 내가 잠든 사이 
    너 혼자 힘들게 숨을 거두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침까지는 버텨주었다구나

    애들 어린이집 보낼 준비하면서도 간간히 살펴보는 니모습이
    점점 더 안좋아지는것 같아
    병원 갈 준비를 서둘렀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면서 애들한테 인사를 시킨다는게
    시간에 쫓겨 그것도 못해주었네

    오늘따라 차는 왜이렇게 막히는지
    왜 내앞으로 끼어드는 차들이 많은지

    혹시나 니 심장이 멎을까싶어서
    니 가슴에 손을 대고 콩닥거리는 가슴 부여잡고 가는데
    5분만 더 가면 되는데
    이 큰 교차로만 지나면 되는데
    왜 니 심장이 멈춰버렸을까

    갑자기 꼭 잡아달라는 듯이 손이 뻗길래
    그래 아프지마 내가 잘못했고 미안하니까 조금만 참아
    라고 얘기한게 방금 전인데

    병원에 도착하고나서야 자세히 볼수있었던
    눈물이 한껏 맺힌 니 모습에 통곡하고 말았다

    화장까지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상 위에 놓여있던 애기가 그려놓은 그림에 또다시 먹먹해지네
     

      



    미안해
    사람 먹는거 주는거 아니라고 해서 
    밥상앞에서 알짱거리던 널 혼내서 미안해
    내가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자주 산책 못해줘서 미안해
    시끄럽게 짖는다고 혼내서 미안해

    그리고 이제 아프지마
    제발 아프지마 

    그 좋은 강아지별에서
    멋진 집에서 먹고싶은 것 먹으면서
    넓은 들판에서 뛰어놀고 편안하게 따뜻하게 잠들렴
    그리고 내가 먼 훗날 하늘나라로 가면 
    그 짧은 꼬리 떨어질 듯이 흔들면서 맞아줘 

    사랑해 
    출처 2011년 봄에 찾아와 2017년 겨울 7번째 봄을 앞둔 겨울에 너의 가족들의 추억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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