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서른 하나네요.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고를 받았었구요.
그래서 1년간 특별관리를 받게 되었고,
그 와중에 상사로부터 제가 직업에 대한 열정이 없어보이니 그럴거면 그만두라고,
국장실에 정식 보고하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존경하는 선배에게 달려가 고민상담을 했더니
사실 직장에서 저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고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이야기 해주시더군요
사실 존경하는 선배의 말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 돌이켜보면 나는 열정이 없었어. 어차피 권고사직 당할거 빨리 그만두자. 아직 젊으니 새 출발 해보자.'
어린시절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고, 경찰시험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정말 그만둘 생각을 품고 국장실에 사직서를 내러 갔는데
국장님은 저를 세간의 편견과는 달리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5년 동안이나 했는데 아직도 일에 대한 확신이 없느냐, 2년만 하면 진급이고 지점을 옮길텐데 아깝지 않느냐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여기서 그만두겠다고하면 진짜 끝이다라고...
결국 제출 못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진짜 끝'이라는 말이 두려웠어요. 5년의 커리어가 그냥 날아가는 것에 미련이 생기기도 하고요.
사실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과도 친해지고 그래야 되는데,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고,
사명감도 없이 그냥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이 직업 자체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제가 그만두는 것을 원치 않는 친구 및 가족들은
제가 지쳐서 그런 거다, 여기서 그만두면 모욕을 준 상사에게 지는거다,
현실을 도피하려고 하는거다, 그냥 눈 딱감고 진급 때까지 2년만 자존심 버리고 개처럼 살아봐라. 라고 위로해주는데,
만약 이 말들이 진짜라면 저는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겠죠?...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네요...
열정이 식었다면 그냥 그만두는 것이 맞는건데, 그 확신이 안 서네요...
혹시 저랑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던 분들 계신가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