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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27704
    작성자 : 아리안델
    추천 : 10
    조회수 : 1276
    IP : 220.118.***.109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7/10/13 03:59:26
    http://todayhumor.com/?gomin_1727704 모바일
    엄마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세요.
    보통 사람들처럼, 두통이야? 약먹어
    이런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엄마는 급성 뇌혈관질환으로 일터에서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실려가셔서 머리를 열어 수시간에 걸친 수술을 하셨었거든요. 이 병에 걸려서 병원에 온 사람중 둘 중 한명은 살아서 병원을 나오지 못한다고 해요. 지금은 거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시지만 가끔씩, 머리가 아프다고 하세요. 수술하신 쪽이.. 그럴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엄마 거기 또 피나면 어떻게 해..? 잠자다가 그러면 어떡해..? 또 나 못알아보고 아파하고 그러면 난 어쩌지. 괜찮아지셨지만, 뇌경색이랑 후유증으로 치매나 중풍이 올 수 있다는 것도 두려워요. 예전만큼 기억이 또렷하지 못하고 자꾸 쉬운 일도 까먹는다는 걸 아는순간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퍼져요.
    일년도 더 넘었지만 응급실에서 수술을 기다리던 그 수시간이 너무 끔찍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언니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난 엄마 보면 안울어야지. 울지 말고 엄마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웃으면서 얘기해줘야지 했었어요. 그리고 누워있는 엄마 봤는데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엄마 배 가르고 나온 못난 늦둥이 얼굴도 모르고 춥다, 춥다 하시는데 막 눈물이 흘러요. 꾹꾹 다짐하고 갔었는데도 막 눈물이 흘러요.
    수술 끝나고 잘 되었다는 얘기 듣고,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간병인은 여러명 있을 수가 없어서 언니가 밤을 새고 전 집에 가서 엉망이 된 집안일들을 했어요. 밥도 하고.. 반찬도 하고..
    냉장고에 엄마가 한 반찬이 그대로에요. 아침에 온 언니가 방에서 자고있고 낮 간병으로 아빤 병원에 가있는데 저 혼자 반찬 만들다가 부엌에서 주저앉아서 울었어요. 자기 전에, 잠들면서, 아니 그냥 그 당시에는 그냥 하루종일 울었어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그 너무 무섭고 끔찍했던 시간들이 너무너무 생생해서..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서 눈물이 나요. 너무..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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