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업주부십니다. 제가 학생 때 까지만 해도, 가족들도 잘챙겨주시고 그닥 트러블은 없었어요. 제가 견딜 후 없었던 건 그 당시에 아빠.. 아빠가 엄마를 많이 무시했어요. 물 한 잔도 자기가 떠다먹지 않고 물 가져오라하고 엄마보고 멍청하다 하고, 자식들이 조금이라도 대들거나 트러블이 생기면 자식교육 어떻게 시켰냐고 말하던 가부장적인 아빠였죠. 학생 때는 동생이나 저나 엄마가 너무 불쌍했어요. 엄마가 아빠에게 무시당하면서 살아야하나? 무조건 저녁 차리기 전에는 집에 들어와야하나? 엄마도 엄마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계속 말했어요.
문제는 제가 성인이 된 이후로 발생했어요. 엄마가 아침 일찍 나가서 늦은 밤 보통 10-11시, 새벽에 들어오시는 것도 꽤 자주였어요. 초반에는 이제 엄마도 엄마의 삶을 조금은 사는구나하고 반가웠어요. 그런데, 이제 몇 년 계속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좀 회의적이에요.
엄마가 밖에서 스트레스 없이 즐기고 오는 건 이해하겠지만, 모든 집안일은 저에게 떠넘겨져 있었고.. 모든 강아지 케어, 산책 다 제가 하고 있었어요. 또 엄마와 같이 식사하는 것도 한 달에 손을 꼽을 정도로 적어졌어요. 엄마는 아침일찍 나가고 밤 늦게 들어오시니... 밤 늦게 자기 전에 얼굴 처음보는게 끝인 날이 대부분이 되었죠. 뭐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과 지인들 사이에서 본인이 즐거웠던 것에 대해서 자랑하고 즐거워하는데.. 저는 사실 관심은 없지만, 엄마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일부러라도 관심을 갖고 공감해주고 같이 웃어요. 그것 까진 좋았어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엄마는 제가 어디 관심있는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더라구요. 제가 며칠 동안 말을 걸지 않아봤더니 저에게 단 한 마디도 말을 안걸더라구요. 저에게 궁금한게 하나도 없었던거죠.
엄마가 건강이 많이 안좋으셔서 제가 이것저것 공부해가며 식단은 이렇게해야한다 이건 먹지 않는 것이 좋더라 이건 좋더라.. 여러가지 알려주는데, 그것도 이제 귀찮아하시는 것 같아요. 본인 건강 위해서 저 나름대로 노력해가면서 알려주는건데, 어린애처럼 저에게 짜증내고 들으려 생각도 없고 관심도 안갖습니다. 제가 서운하다고 하니 미안하다고 사과는 하는데.. 그 투가 별 것도 아닌데 서운하니? 그래 내가 미안하다 해줬다! 딱 그 느낌이에요. 진심이 전혀 없어요.
어제 곰곰히 생각해보니.. 엄마는 행복해하지만 왜 그 행복에 따른 희생을 순전히 제가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취업을 하거나, 작지만 사업이랄까... 제가 하고 싶은 것도 있고 공부도 해야하는데, 집안일에 뭐다뭐다 다 하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있고, 짬을 내서 해도 몇 시간밖에 못합니다. 그렇다고 안하면, 엄마가 밖에 갔다 들어와서 저에게 이거 왜 안했냐? 저거 왜 안했냐? 제가 집안일 하는게 너무 당연하다듯이 따져요. 뭐라도 완벽하게 있지 않으면 저를 갈굼니닼.....
제가 딸이지만, 요새 엄마가 너무 철이 없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리고 조금씩 정이 떨어진다 해야하나.. 내가 굳이 엄마 건강을 왜 챙겨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제가 공부하고 알려준다해도 본인이 싫다는데, 어차피 몸 관리 못해서 아픈건 내가 아니라 엄만데 굳이 싫다는 사람에게 내가 챙겨줘야 싶기도 하구요. 그러기에는 또 나중에 제가 겨우 이런 것 가지고 엄마 건강을 포기해서 안좋은 상황이 되면.. 그게 제 죄책감이 될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분명 엄마도 저를 키우면서 노력 많이 하셨고 많은 희생을 하셨단 걸 알아요. 그런데, 엄마도 본인 인생 찾는 건 좋은데.. 저도 다 아는데, 왜 자꾸 저는 불행해져갈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요. 글이 긴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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