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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71265
    작성자 : 주비재규
    추천 : 16
    조회수 : 758
    IP : 125.179.***.25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6/11/20 22:46:35
    http://todayhumor.com/?animal_171265 모바일
    배가 많이 고팠던 야옹이...
    일요일 낮..
    잠시 주차했던 곳, 어느 차 밑에 한껏 웅크리고 있던 너..
    한 눈에 봐도 겁이 많고 몹시 굶주려 보였던 너..

     참치사올 때까지
    슈퍼에 갔다 올때까지
    제발 있어라 
    제발 그대로 있어라
    되뇌이며 참치 두 캔을 사 왔다.

     정말 그대로 있던 너...!
    경계심과 두려움, 
    그리고 기대감을 품고 있던 너의 눈빛이 너무 애처로웠어. 

    캔을 뜯어주니 잠시 눈치를 보다 허겁지겁 먹던 너
    그리 큰 체구도 아니었는데 두 캔이나 눈깜짝할 새 먹어 치웠네

    물 마실 도랑도 없는 삭막한 도시라 빈 캔에 물도 좀 따라줘 본다
    고맙게도 할짝할짝 마시는 너 
    참 장하다..

     오늘 하루는 어찌 나와 인연이 닿아
    배 곯지 않는 하루가 되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배 든든하게 잠을 청해보렴..

     나비야 사는 게 힘들지 ? 이제 점점 추워질 텐데..
    혹시 내일도 같은 자리에서 날 기다리면 어쩌나 앞선 걱정도 된다
    난 다시 그 곳에 안 갈 텐데 말야.. 

    넌 사람의 집 앞에 똥오줌을 싸지도 않고
    사람을 위협하지도 않고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지도 않는데

    너는 왜 하루에도 몇 번씩 경멸의 눈빛을 받고
    위협을 받고 천대를 받을까?

    이 도시는 같은 인간끼리도 너무 차가워
    겨우 2~3킬로그램이 될까 한 너의 몸을 편히 뉘일 곳도,
    너의 작은 목구멍을 축여 줄 시냇가도,
    없다.

    지금 우리 나라는 너무나도 춥고 어지럽단다..

     나는 매일 밤
    바다에 잠긴 아이들.. 
    정의가 무너진 사회...
    뻔뻔하고 탐욕스러운 인간들..
    너처럼 추위에 떠는 고양이들을 생각하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지질한 눈물을 훔치며 잠이 든다..

    오래 살아라 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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