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그러니까 제가 중딩때;
어디서 4인가족 한달 생활비에 대한 평균 통계를 본적이 있어요
오래된 일이다보니 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ㅋㅋㅋ; 100만원?? 뭐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걸 보고 당시에 생각했던게,
'4인가족 생활비가 이정도니까 물가상승률 감안했을 때 나는 월 200정도 버는 어른이 되면 좋겠구나'
였어요
어린 머리로 계산하기에 그정도 벌면 혼자(생각해보니 그때 이미 애 안낳고 혼자 사는 어른이 되는게 전제였네요ㄷㄷ) 월셋집에서 잘먹고 잘살고 노후대비도 하고 사치도 원하는 만큼 하면서 살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ㅋㅋㅋ...
그러고 나서 한살 두살 나이를 먹고 진로에 대해 가족과 많은 트러블을 겪고...
결론적으로 제가 원하던 것도, 부모님이 원하던 것도 아닌 어정쩡하게 타협본 과로 대학 진학을 했어요
당시 대학 치솟는 대학 등록금이 이슈였던 만큼 제가 다니던 학교도 등록금이 점점 올랐는데
거진 반평생을 신용불량자로 살아오신 부모님이 대출은 결사반대를 하셔....집에 돈은 없어....
알바로 보태는것도 택도 없는 수준이 되니 부모님이 휴학을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말이 휴학이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란 기약은 없는 사실상 자퇴하라는 말씀이셨죠
그러고 나서 세살 아래 남동생은 과외다 학원이다 몇천씩 들어가는 재수비용을 다 대주신게 멘붕이었지만...뭐 어쨌든.
그렇게 휴학 아닌 휴학을 하고 빠르다고 하기에도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에 첫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어요ㅎㅎ
첫 월급이 세금 떼고 94만원.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지 싶지만 그걸로 용돈도 쓰고 차비도 하고 밥값도 하면서 열심히 모아서 허름한 5평 원룸으로 독립도 했어요
이런쪽으로만 운이 트였는지 다른사람들은 고시원 아니냐고 할 가격에 나온 집이 연이 닿더라구요
그리고서 아무도 안알려준 사회생활을 혼자 아둥바둥 배워서 연봉 높여가며 이직도 몇번 하고, 여전히 월세지만 조금씩 집 넓혀서 방 두개 있는 집으로 이사도 하고,
이제 서른을 코앞에 두고 나니까 월급 200 받는 어른이 된지도 1년이 지났더라구요
근데 이게 중딩때 생각했던거랑은 완전히 틀린거에요
급여명세서 보다가 문득 중딩때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지 하고 계산해보니까,
갑자기 큰병 나면 감당 안되니까 들어둔 실비보험 5만원, 월세 30만원, 적금 30만원, 각종 공과금 계절에 따라 5~10만원, 그 외 혼자 사는데 소소하게 필요한 물건들 렌트 비용이랑 인터넷, 핸드폰요금, 교통비 등등.
와ㅋㅋㅋㅋㅋ
그냥 살아만 있어도 나가는 돈이...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 식비랑 옷사고 화장품 사고 영화도 좀 보고 하다보면 월급님이 로그아웃 하셨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
제대로 적금 든것도 얼마 안되서 서른 코앞에 두고도 모아둔 돈이 400만원을 겨우 넘겨요ㅋㅋㅋㅋㅋㅋ
세상에ㅋㅋㅋㅋㅋ 사회생활이 이제 몇년찬데ㅋㅋㅋㅋㅋㅋ
인터넷에서 제 또래들 결혼 준비하는데 남자쪽에서 몇천을 모았고 여자쪽에서 몇천을 모았고 하는 얘기들을 보면 완전 다른 세상 얘기 같아요
저사람들이나 나나 사회생활 연차는 비슷한데 왜 나는? 하고 자괴감 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스스로한테 화가 나기도 하고...
<잘먹고 잘살면서 노후준비도 하고 사치도 하는 삶>은 무슨....
적금은 쥐꼬리만큼 하고있고 고기나 과일같은건 먹고싶어도 들었다놨다만 반복하다가 결국 내려놓고 옷이나 화장품은 무조건 제일 싼것만 찾고
영화보고 덕질하는것도 이젠 영화관 비싸져서 횟수를 점점 줄여가는 처지고 셋중에 제대로 하는것도 하나도 없는데ㅋㅋㅋ...
근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가계부랑은 거리가 먼 분들이셔서 한달 수입이 들어오면 그걸 그대로 다 쓰세요
노후자금은 아직 생각도 안하고 계신 것 같아요
보고 자란게 그런거라 그런지 저도 아낀다고 아끼다가 정신 차려보면 돈을 잔뜩 쓰고 있어요
과일도 고기도 비싸다고 내려놓다가 세번중 한번은 결국 그대로 계산하고 싸다고 산 5천원짜리 티는 금방 헤지고 바래져서 사고 또 사고,
스트레스 받던중에 덕질거리 눈에 들어오면 지르는걸로 스트레스 해소하고ㅋㅋㅋ...
사실 어떻게 하면 절약할 수 있는지 스스로도 알고있는거죠
절제가 안될 뿐이지
하...ㅋㅋㅋㅋ
쓰다보니 횡설수설에 결론도 없네요ㅋㅋㅋㅋ
그냥 이런데다가 올리면 말 그대로 남의 얘기니까 남 얘기 보듯 보고 그래그래 힘들었구나 해주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하소연좀 해봤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