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때 같은반에 엄**라는 친구가 있었다. <div>그 친구는 코 옆에 지름 4mm정도 되는 커다란 점이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꽤 큰 점이었고 정말 눈에 띄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span></div> <div>그 친구의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점이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점을 뺀다면 꽤 반반하게 잘생긴 얼굴이었겠지만,</span></div> <div>그 큰 점이 오점이 되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친구를 점**라거나 점쟁이라고 부르는 놈들도 있었으니,</span></div> <div>아마 그 친구에겐 큰 컴플렉스였을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그 친구의 점에 대해서 단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div> <div>가끔 점이 신경쓰여서 눈을 돌린 적은 있었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니 <span style="font-size:9pt;">그 친구의 얼굴에서 점이 없어져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대신, 아마도 레이져 시술을 하고 덜 아문 조그만 흉터를 가리고 있을 작은 반창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span></div> <div>나는 왜인지 반가운 마음에 처음으로 그 친구의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div> <div>"야 니 점 뺐네!"</div> <div><br></div> <div>그런데 돌아온 반응이 황당했다.</div> <div>"점? 무슨 점?"<br><br>"아니 점 뺐잖아."<br><br>"내가 무슨 점이 있다고 그래? 이거 미친 새끼 아냐?"</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같은 반으로 1년이나 지냈다. 그렇게 큰 점을 잘못 기억할 리 없다.</span></div> <div>다른 놈들이 점쟁이라고 부르는 걸 수없이 들었다.</div> <div>아니 다 떠나서 점 뺀 자리에 아직도 떡하니 붙어 있는 반창고는 어쩔건데.</div> <div><br></div> <div>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두말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div> <div>겨울방학이 끝났다는 건, 학년이 끝나고 봄방학이 시작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니까.</div> <div>자기 컴플렉스를 덮으려 멀쩡한 사람을 미친 새끼 취급하는 녀석이랑 계속 볼 필요도 없겠지 싶어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span style="font-size:9pt;">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다.</span></div> <div>둘만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뿌웅 소리가 나고 냄새가 나면</div> <div>내가 아니면 니가 확실하지.</div> <div>그런데 거기서 방귀 뀐 놈은 괜히 부끄러우니</div> <div>되려 화를 내며 방귀 안뀐 놈을 방귀 뀐 놈으로 뒤집어 씌운다.</div> <div>니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도 그런 짓을 한다.</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진실 관계를 뒤집을 수 있을 것처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그리고 소름끼치는 것은, 그런 짓들이 정말로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거겠지.</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