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비수기 맞은데다 주택대출 규제 강화 여파
미국의 금리인상 따른 금융비융 증가 우려도 작용
【서울=뉴시스】이승주 김지은 기자 = "매물은 꽤 나왔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발표된 뒤 매매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수도권은 오는 3월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에 돌입하지만,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벌써부터 수요가 위축된 모습이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소폭 하락하는 양상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들이 한발짝씩 물러난 상황"이라며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대출제 발표 전) 9억 6000만원이던 물건이 지금 9억1000만원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개포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도 "지금 볼 수 있는 매물은 12여개. 이전에 비하면 굉장히 많다"며 "대출규제 전에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미리 내놓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라 설명했다.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 실종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며 "가격도 좀 떨어졌다. 다른 때보다 매물이 많은 이때가 오히려 집사기에 적기"라고 매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수요는 위축됐지만, 아직까지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조금 떨어졌지만 사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다른 때보다 많이 나왔지만 아직 급매물까지 나오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은 상대적으로 대출규제의 영향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 도봉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는 "사는 사람도 없고 팔려는 사람도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대나 거래량도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