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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1336
    작성자 : 자기혐오Ω
    추천 : 0
    조회수 : 729
    IP : 121.182.***.101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1/06/04 00:25:08
    http://todayhumor.com/?gomin_161336 모바일
    가끔 아빠가 너무 싫어요.

    전 너무 스트레스 받고 너무 답답한데 이거 제가 잘못된걸 아니까
    아무한테도 이야기 할 수가 없어서 오유까지 끌고 왔어요.

    가끔 아빠가 너무 싫어요.
    아빠가 뭘 했냐구요? 아무것도요..
    정말 무뚝뚝해서 대화는 없지만 저 하나뿐인 자식이라고 속으로는 많이 생각하고 계실거예요.
    울 아빠. 돈은 조금 못 버시지만 성실하시구요. 담배도 안 피세요.
    폭력.. 뭐 옛날일이니까요. 무작정 쓰신 것도 아니고.. 지금은 전혀 안 쓰시고.

    그외 기타등등 옛날일은 우선 다 뺄게요. 너무 길어지니까.

    어쨌든 가끔. 술 드시고 들어올때요. 일주일에 한번?
    욕도 욕인데 정말 술이 떡이 되서 들어왔다는 말이 딱인데 그때 아빠가 너무 싫어요.
    그냥 싫냐고요? 아뇨, 아빠 술 먹고 들어오는 날엔
    저한테 뭐하는 것도 없는데 이불 안에 숨어서 아빠가 너무 싫어허 혐오감까지
    느끼는 저 자신도 혐오스러워서, 역시 오늘 죽을까 말까 고민하게 될 정도로 싫어요.

    술 냄새, 토하는 소리, 가래, 코푸는 소리 (써두지만 평소에는 일이 험하셔서 그런거 알아서
    아무 느낌없어요.. 근데 술 드시고 온 날에는 제가 구역질이 올라올정도예요. 몇번 곱게 들어가서
    주무시는 날은 제가 화장실가서 토하기 시작할 정도고.)
    그 와중에 무조건 밥이나 라면은 드셔야겠는지 맨날 가스 틀어놓고 해서 냄비를 몇개 째 태웠는지,
    이것도 기억 못해서 나중에 제가 태워먹었다며 저한테 뭐라고 하질 않나, 한 번은 불날뻔해서
    경비실에서 올라온 적도 있었고요. 그때도 경비원아저씨에게 제가 횡설수설 태웠다고 저한테
    욕설에 고함에 소리소리 치면서 뭐라고 하셨죠.
    경비원 아저씨야 안 믿고 나보고 고생이라고 늦었는데 들어가서 자라고 해줬지만.

    폰이나 열쇠 잃어버리면 새벽 3시고 4시고 초인종을 미친듯이 눌러대요.
    이웃집에서 항의 들어올 정도로. 그래서 아빠가 퇴근시간에서 늦겠다 싶은 날엔,
    제가 다음날에 약속이 있건 수업이 있건 뭘 하건 무조건 뜬눈으로 기다려야 해요.
    초인종 소리 들리자마자 튀어나가야 하고, 가스불 쓰는거(음식 데우는데 말걸면 욕하기 때문에
    가스 끄는지 안끄는지 제가 나중에 확인하고 또...거실에서 토하거나 엎지르고 주무시면
    ...방에 눕혀야 하니까요.) 보통 레퍼토리가 일정한 편이죠...
    요즘은 가끔 술이 떡이된 친구분도 함께 데려오시더라구요. 참..오지랖 넓은 친구분인데,
    행색도 ........ 이부분은 생략하고, 어쨌든 너무 싫어요.
    아침에 거실로 나가니까 거실전체에 퍼져있는 진짜 이상한 냄새에, 음식물찌꺼기.
    저도 아침에 너무 바쁜데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설거지거리. 쌓아두고 집에 오면
    혹시라도 엄마가 안 들어오시는 날에는 그날 저녁까지 죽을까말까 그 생각만 하게 되니까
    지각하더라도 꾸역꾸역 다 치우고 나가요.

    가끔 휴일에 친구분 데려오면, 그 친구분 제방까지 들어오네요. 아침상, 혹은 저녁에 주안상
    차려드리고 방에 들어와있는건데 필요없다는데 방구석까지 몰아서 손에 돈 쥐어주는데,
    그 의도야 친구딸이라 예뻐서 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뭐라 말 못할 기분이더라구요..
    술잔 올리고 받은 돈도 아닌데, 토할거 같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이때마다 엄마는 이모집에 가계시거나 해서, 집에 저 혼자일때가 많고.


    어떻게 보면 참 사소하잖아요?...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니고......
    평소 못해주시는...거라기보다 별 접점이 없지만...
    아빠 사회생활 하면서 일주일에 두어번. 그냥 좀 술드시는 거 그거 하나 못 이해드리나 싶고.
    그래서 그냥 그 뒤처리... 가족인데 뭐 어떠랴 싶은데... 전 왜 그게 안될까요.


    어릴때, 이 이야길 예전 옆집에 살던 친한 언니에게 말한 적이 있었거든요. 7살 위의.
    근데 그 언니집도 영 집안 분위기가 좋진 않았어요.
    근데 그 언니가 아버지께 참 잘했어요. 존경이라기 보다, 깍듯했다고 해야하나?
    그 언니에게 어쩌다 보니 아빠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는데, 욕 참 많이 들었었네요.
    중학교땐가 그랬는데, 저더러 정말 싸가지 없는 애라고, 아빠한테 그러냐고.
    뭐랄까, 비슷한 처지에 있는 언니한테도 그런소리 들을정도면 제 정신머리가 얼마나
    썩은걸까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 이후로 누구한테도 이야기 한 적 없고 속으로 삼키고
    고쳐야지 고쳐야지 했는데,

    전 왜 이 나이가 되도록
    아빠가 술 먹고 들어오는 그 날부터 시작해서 적어도 그 다음날, 그 다다음날까지
    스트레스를 이렇게까지 받는 걸까요? 왜 저 사소하고 가족이라 당연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게
    20년 가까이 되도록 당연한게 안되는 걸까요. 그냥 갈수록 험오감만 심해지고.

    ...가끔 아빠가 너무 싫어요. 이 가끔이 쌓여서.. 요즘은 별거 하신 것도 없는 아빠가 그냥 싫어요.
    근데 가족인데, 아빤데 싫어하는 저도 싫네요. 뭘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을까요.

    말 한두마디라도, 인사라도,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려고 평소에는 노력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술 한번 드시고 오면, 그걸로 전부 원상복귀네요.
    얼굴도 보기 싫어지고, 토할 거 같고. 약이라도 먹어야 할까요?

    솔직히 요양원같은데다 부모님 두고 얼굴 한 번 안 비춘다는 사람들 이야기 가끔 들리는데,
    전 거기다대고 절대 욕 못하겠더라구요. 남 이야기 같지가 않아서.
    요양원 갈일이야 있겠냐만은, 저만 나가 살면 정말 얼굴 한 번 안 비추는 사람이 제가 될 거 같아서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어제도, 오늘도 아빠가 이번주는 이상하게 술 먹고 들어오시는 횟수가 많으셔서
    머리가 터질 거 같아서 횡설수설 써내려가봤어요.

    아빠, 이런 딸이라서 진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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