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간 혼란스러운 감정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연애영화나 책을 뒤지고 있어요
2년째 연애 중인 남자친구가 있는데 2년 내내 크게 싸웠던 몇 번의 싸움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사랑해왔고 제가 더 크게 표현해왔습니다.
남자친구는 말로 하는 표현(고맙다, 예쁘다 등) 에는 굉장히 인색해서, 직접 만나야 남자친구가
저에게 하는 행동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남자친구를 잘 만날 수도 없을 정도로 남자친구가 많이 바쁩니다.
사실 자주 못 만났던 적은 전에도 몇 번 있었는데 그때는 여전히 사랑하는 감정이 있었고 오히려 더 애틋했거든요..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달려가서 잠시라도 만나고 오고..
하지만 최근에는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아예 느껴지지 않아요..
2년을 사귀어서 이런건지 너무나 헷갈립니다.
갑자기 약 일주일 전부터 이런 감정이 든거라 더욱 혼란스러워요
저번주까지의 나는 2년동안의 나와 비슷했는데 갑자기 달라지니까 이게 어떤 상황인지 감이 안 잡혀요.
남자친구가 최근에 너무 바빠 못 채워준 외로움이나 제가 최근에 죽도록 힘든 상황일 때
위로해주거나 아픔을 달래준 사람이 남자친구가 아닌 학교선배였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갑자기 찾아온 것 같기도 합니다..
저 스스로도 용서가 안되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너무 힘들었던 그 날,
별 말 없이 잠든 남자친구와 대비되게 같이 화내주고 해결방안을 알아봐주겠다고 해준 선배에게 너무 고마웠었어요
그 때는 딱 거기 까지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간 선배로부터 걸려온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서
남자친구는 언급해주지 않았던 저의 장점들이나 영화나 책 이야기를 할 때 공통점이 많은 걸 보고,
내 남자친구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이 사람에게 감정은 하나도 없었지만 남자친구와 너무 다른 모습과 '나'라는 사람이 이 사람과 남자친구에게
얼마나 다르게 인식되고 있는지 깨닫고 보니 신선하기도 하고 신기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와 남자친구가 정말 잘 맞는게 맞을까? 우리가 앞으로도 잘 사귈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말로 이야기를 안해주니까요.
예쁘다는 말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들어봤고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은 '척' 으로 나올 때가 많은 것 같고..
그와 반면에 선배는 제 사소한 감정선을 캐치해서 배려해주려고 하고, 걱정해주고 진심으로 진지하게 대해주고..
심각하게 고민에 빠진 건 어제 통화할 때 이 선배가 남자친구가 있는 후배에게 마음이 가는 것에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표현을 하고 저도 그 마음이 느껴졌을 때 입니다.
요즘 들어 의지를 많이 했고 남자친구와는 못 나누었던 취미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신기했나봐요.
저도 어제에서야 제가 마음이 흔들렸던 적이 있었고.. 또 지금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어떤건지 몰라 너무 혼란스럽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한 마음에 두 명이 있을 수는 없기에 저는 뭐가 뭔지 너무 헷갈립니다.
남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없어진건지, 왜 없어진건지, 단순히 권태기라면 이건 곧 나아질 것인지,
날 진지하게 생각해주는게 남자친구가 아닌 선배가 맞는건지, 이 선배라는 사람이 사실은 나와 맞는 사람인가 라는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에게는 이런 말도 아예 꺼내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 많이 남아있어서
저 혼자 극복해보려고 했는데 현명치 못해 스스로 정리를 못하고 이리저리 해답을 구하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 글이 길어졌네요.. 조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