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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계획없이 떠나온 첫 번째 나고야는 삼일 내내 비로 화답합니다.
왼쪽이 나고야 역(메이테츠, 봉처럼 솟은 것이 JR 역), 오른쪽이 오늘 식사하러(+쇼핑하러) 방문할 미들랜드 스퀘어.
대충 분위기는 요렇습니다. VC&A, 멀버리 등의 매장이 보이고 도쿄에 갖다놔도 상당한 수준의 하이엔드 쇼핑공간입니다.
소버린하우스와 더불어 일본 고급 남성편집샵을 대표하는 스트라스부르고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옷 사실 분은 일단 여기 먼저 오세요.
4층과 41층에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41층에는 또 다른 교요리 전문점이자 미슐랭 스타를 받은 깃쵸(吉兆)가 있는데 예약이 꽉 찼다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리로 옵니다.
가이세키 요리점이므로 오마카세를 시키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봄 특선이 운영되고 있기에(15,000) 그걸로 추천받아 주문합니다.
상차림은 깨끗하고, 정갈하고, 과함도 모자람도 없습니다. 웰컴 차로 수수차가 준비되었는데 고소합니다.
요런 분위기입니다.
적당히 캐주얼하고 이런 쇼핑몰에 분점이 들어와 있을 법한 전통요리집 인테리어의 전형을 보는 듯합니다.
제가 들어온 이후 많이들 오셨는데 거의 잘 차려입은 어르신들이더군요.
깨끗합니다.
잔이 준비되는 걸 보니 웰컴 사케가 나올 듯.
첫 번째 요리와 함께, 웰컴 사케와 더불어 주문한 <교토맥주 아루토>가 옵니다. 무려 한 병에 1,100엔!
물론 우리나라 하이엔드 스시집에서 300미리짜리 산토리 생맥주를 15,000원씩 받는 거에 비하면 양반이긴 하지만..만만찮은 가격입니다.
대음양주의 명 제조사 키자쿠라에서 곁가지로 만드는 듯 하네요.
자주 본 것 같은 라벨입니다. 지비루(일본의 지역 맥주)의 라벨들이 보통 이런 느낌이죠.
사케 종류는..........뭐였을까요? ㄷ ㄷ ㄷ
색을 낸 단 두부, 즈께한 낙지, 게살과 함께 모양을 낸 다마고, 에다마메, 그리고 저 하얀건 뭐였더라 이까는 아니었는데...
그리고 뭔가가 들어있을 것 같은 초록색 주머니가 나옵니다. 저거 이름이 뭔가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맛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IPA였던 것 같네요.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숙성 타이 네타에 와사비 대신 시소잎이 들어간 초밥입니다. 사사노하스시라고, 대나무로 감싼 초밥이라고 댓잎초밥이라고 한답니다.
쫀득쫀득하고 산미가 있는 점은 하꼬즈시 같습니다. 간사이 지역의 전통 스시 제조방법이죠.
사시미 3종 + 유바. 히라메, 아까미, 이꾸라 얹은 이까.
사실 초밥의 네타로 오징어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사시미 플레이트에서는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것들도 신선하고, 준수합니다.
스이모노인가?
아니네요. 단 유바 국물에 껍질을 데친 타이 찜, 그리고 고사리가 얹어진 쑥 두부입니다.
생선이야 당연히 맛있어야겠지만, 두부와 어우러진 국물의 감칠맛은 정말 혼을 빼 놓는 지경이었습니다.
오늘의 베스트 요리.
빛깔 아유 구이. 저 위 오른쪽 요리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기억이 안 납니다. 더듬은 가슴은 다 기억나는데 요리는 왜 이러는지..
상상할 수 있는 맛, 상상만으로도 준수한 맛입니다.
소고기입니다. 고베규였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말이 필요없는 맛입니다.
덴뿌라 4종 세트.뭐였더라......그냥 튀김이었습니다. 그저 그랬던 듯.
유즈 쇼유 양념과 유바탕. 헐 이걸 어떻게 다 먹어....제가 원래 양이 많지 않아서 이미 배가 터질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술술 들어갑니다. 전날 술을 먹어 이 때까지 안 깼기 때문에, 엄청 시원합니다.
원래 콩으로 만든 요리에 환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유바탕이라면 초당 콩비지찌개와도 자웅을 겨룰 만합니다.
설마 이걸 다 마셔버릴 줄이야...
밥과 미소시루입니다. 죽순과....뭐 더 들어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두 입에 정신없이 먹음.
맛차. 세상에서 마셔본 맛차 가운데 가장 맛 없었습니다.
유즈 셔벗과 과일. 상상할 수 있는 맛입니다.
커피인데, 15,000엔짜리 코스라면 일회용 설탕과 프림은 안 나와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한데 어차피 커피를 안 마셔서 별 상관은 없습니다.
큰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가이세키 요리의 경험치가 많으신 분들이 큰 만족을 하긴 어려운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그냥 오마카세로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 정도 퀄리티면 뭐 객관적으로 좋은 식사 했지 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술 먹어서 기억은 안 나는데 얜 뭐죠...왜 내 사진첩에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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