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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게 뭔지,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는게 보람된 일인지, 삶이라는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은 보통의 존재로서 살아온 삶이다. 대부분이 그렇듯 학창시절에는 입시라는 시험을 위해 채워진 삶이었고, 입시의 삶에서 벗어난 삶은 20살의 추억을 스쳐지나 군대라는 곳으로 끌려가 다시 갇혀진 삶이었다. 제대하고 나니 나는 어느덧 23살의 청년이었다. 항상 인터넷과 핸드폰 속에서 만나는 누군가의 삶은 화려하고 멋있게 느껴지는데, 왜 나의 삶은 똑같은 시간을 그 사람과 보냈어도 정반대의 삶을 사는 걸까. 나도 그 사람들처럼 살기 위해 그동안 배운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원하는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이게 과연 내가 잘하는 것 일까? 라는 의문은 더욱 강해졌고, 누군가를 경쟁상대로 삼아 밟아 누르고 위에 올라가는 것도 의미없게 느껴졌다. 그런 경쟁은 경쟁을 위한 경쟁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지니까. 내가 이 시험을 합격해도 난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부모님께서는 이제 은퇴하실 나이다. 곧 있으면 두 분을 부양하는 게 내게 주어진 업이 되겠지. 하지만 난 지금까지 이뤄낸 역사도 없고 가진 것이라곤 누군가가 아프다고 표현하는 청춘이란 두 글자 뿐이다. 그 청춘도 내게는 이제 얼마 남지않은 것 같게 느껴지고 끝나기 전에 승부를 보고 싶다는 허영은 여전하다. 그래서 난 이런 인생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푸념을 들으며 꾀병이라고 표현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난 지금이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의 순간들 중 가장 힘들고 삶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순간이다.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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