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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64459
    작성자 : 익명cXFtZ
    추천 : 19
    조회수 : 422
    IP : cXFtZ (변조아이피)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5/06/24 12:55:22
    http://todayhumor.com/?gomin_1464459 모바일
    난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라고 문득 생각해본다.-2
    면접에 실패하고 집에 왔을땐 바로 방에 들어갔다.

    밥먹으라는 어머니 말씀에 잘께요 라는 말과 함께 그냥 잤던것 같다.

    실컷 울고 난뒤여서 그런지 그 어떤 마음도 들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생각한건

    '아 내가 오늘 면접 봤었지...'

    그리고는 버릇처럼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켰다.

    멍청하게도 마치 큰일이라도 한것처럼 내게 상을 주고 싶었나보다.

    밤새서 게임에 매진했다.

    게임속 친구들은 나에게 면접결과가 어땠냐고 누구도 묻지 않았다.

    나도 그랬었다.

    누가 면접 본다고 했을때 마음없는 힘내라는 채팅하나 적고 결과는 안중에도 없었다.

    사악하게도 면접에 성공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의미없는 동지를 잃고싶지 않았다. 의미 없어도 동지였다.

    폐인생활은 계속되고 면접은 없던일처럼 되어버렸다.

    여전히 담배나 떨어졌을때 밖에 나가고 역시 집안에 틀어 박혀있었다.

    겨울즈음이 되었을때 내가쓰던 게임 패드가 고장이났다.

    너무 많이 두들겨서 버튼이 오작동 했었다.

    그때는 멍청했다 이것마저도 날 외면하냐며 울부짓었다.

    화를 못이겨 패드를 집어던졌다.모니터로...

    세팅을 키보드와 마우스로 바꾸면 됐지만 난 그냥 게임에 접속해 채팅만 하였다.

    화면 가운데가 멍이들어 게임은 못하고 채팅창만 온전하였다.

    몇일간 접속 안하던 길드형이 나에게 귓말을 날렸다.

    -너 면접 어떻게 됐냐?ㅋ

    -지금 게임하고있자낰 그게 언젠데 ㅋ

    -나 중국간다.ㅋ

    -오 ㅋㅋㅋ

    난 채팅날리며 두 병신이 뭐하나 싶었다.

    중국이라니 ㅋㅋㅋ 기도 안찼다.믿는 척을 했다.

    -그래서 언제 가는데?

    -다음달부터 아마 중국은 인터넷이 느려 접속 힘들꺼야 이제 작별인사지 이건.

    -아...축하해.

    젠장 이걸 믿어 말어. 내가 힘들다.니 일은 알빠 아니다.난 니 얼굴도 본적 없다.

    -서울 한번 올라와.내가 밥살께.

    -어 알았어.

    -꼭올라와.이번주 주말에 아니면 내일이라도 올라와.

    -내일이라니 지금 날밝았으니 오늘이자나.

    -그래 그럼 지금 와봐 기차 있어?

    뭐지...다단계인가?뭐냐 이녀석.의구심만 들었다.근데 잃을 것도 없었다.

    -갈께.

    아마 난 집을 떠날려고 했었나보다.

    그나이 처먹고 집을 뒤져 차비를 만들었다.

    버스-기차 이렇게 갈아타야했다.

    버스를 타고 버스역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때 낚서며 스티커에 눈이 갔다.

    장기매매,성 매매 등등 휴대폰 번호도 여럿 있었다.

    장기매매 전화번호를 휴대폰으로 찍고 전화를 해봤다.받지를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었다.

    기차시간 되는대로 표를 사고 도착시간을 길드형에게 알렸다.

    전에 대학교때 내리던 역도 보고 나름 향수에 빠졌었다.

    서울에 도착해 연락을 하니 누군가 전화를 받으며 한손을 흔들고 다가왔다.

    "어떻게 몸만 달랑오냐 ㅋㅋㅋ"

    "밥먹고 내려가게."

    "그렇다고 밥만 먹으러 올라오냐?ㅋㅋㅋ"

    "그렇네."

    서먹함도 잠시 우리는 처음만났지만 채팅용어로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나갔다.

    감자탕 집에 도착하고 감자탕을 말없이 다먹어 갈때쯤 형이 말을 했다.

    "고용노동부라고 있어.여기가 거기 주소거든 지금 찾아가봐.가서 상담받고 가."

    꼬질꼬질한 종이쪼가리를 펴봤다.

    "가보고 늦게 끝나면 나한테 연락해.재워줄께."

    "어"

    사실 서로 만나 길게 이야기 하기는 어려웠다.서로에 대해 너무 몰랐다.

    채팅때 이야기했던것들이 거짓일 확률이 높았다.나도 거짓채팅만 두들겨됐으니까.

    멀어져 가는 저형도 그걸알고 그랬는지 밥값을 계산하고는 그냥 가버렸다.

    나만 나쁜 동지였나보다.적어도 저형은 진심이었던 착한 동지였나보다.

    고용노동부로 가보니 거긴 소리없는 지옥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모두의 표정이 나와같다고 느꼈다.

    대인기피증이 생겼는지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있자니 초조해지며 소변이 자꾸 마려웠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으니 내차례가 다가왔다.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적성검사하고 상담받고 통장개설해야된다 뭐라뭐라뭐라...

    마지막으로 교육동영상을보고 상담이 끝나는듯 하였다.

    다끝나고 뒤를 돌아보니 분위기가 달랐다.아니다 내시선이 달라졌다.

    갑자기 타의로 인해 너무 많은걸 해버려서인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전전긍긍하며 대기를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뻘 어머니뻘 나와같은 또래들이

    눈에 들어왔다.그들의 눈빛은 나와달랐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눈에 보였다.

    밖에 나왔을땐 내손에는 학원 전화번호와 주소가 들려있었다.

    난 바로 은행으로가 통장을 개설하고 형에게 내려간다는 문자를 남기고 집에 돌아갔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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