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막바지에 오를 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말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전하며 "롯데 매출의 95%가 우리나라에서 나온다.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씨 일가와 롯데 계열사들의 행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R&D(연구개발) 등을 통해 신규사업을 개척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소비재 부문의 사업을 확장하고,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금 등으로 빼내가는 형태의 사업에 치중해 왔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신씨 일가는 심지어 적자기업으로부터도 꼬박꼬박 배당금을 챙겨가는 억척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신씨 일가는 알짜배기 롯데 계열사의 지분은 90% 이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 그 결과 배당금이 많을수록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히 채울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가만히 앉아서 배당금 이외에도 더 큰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롯데그룹 주요 11개 계열사(상장사·비상장사 포함)의 지분 분포와 지난해 배당금을 조사한 결과, 2014년 총 배당금 1838억원 가운데 71%인 1305억원이 신씨 일가와 특수관계인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100%로 배당금 255억원은 고스란히 이들에게로 넘어갔다.
롯데쇼핑의 경우 2014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30.08% 줄었으나 배당금은 오히려 2013년의 443억원에서 지난해 591억원으로 33.40% 늘어났다. 배당이 늘어난 만큼 롯데쇼핑의 지분 70.12%를 갖고 있는 신씨 일가의 몫은 더욱 많이 받게 됐다.
2012년 10월 롯데가 인수한 하이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하이마트는 2013년 당기순이익 1291억원을 기록했고 59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2014년에는 당기순이익이 964억원으로 줄었지만 배당은 전년보다 30.50% 많은 77억원을 실시했다. 롯데쇼핑이 롯데하이마트의 지분 60.25%를 갖고 있다.
적자 기업이지만 배당을 하는 사례도 나왔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475억원의 적자를 보였지만 79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롯데건설의 지분 97.96%를 갖고 있는 신씨 일가와 특수관계인은 결과적으로 적자기업에서 77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이다.
롯데제과도 비슷한 경우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연결 기준 주당순이익은 -2026원을 기록했지만 73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롯데제과의 지분 51.42%를 갖고 있는 신씨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몫으로 절반이상이 돌아가게 됐다.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한국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이익의 대부분은 높은 지분을 갖고 있는 신씨 일가와 일본 롯데홀딩스 등 지배회사로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한국은 롯데그룹의 '빨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정권 차원의 롯데그룹에 대한 특혜 시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받은 것 자체가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정치권으로부터 또다시 나오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5일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사업을 성사시킨 것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제2롯데월드의 건축 허가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절 성남비행장의 항로를 변경하면서까지 허가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제2롯데월드 건축으로 인해 롯데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수익을 낸다 하더라도 롯데의 지배구조 상으로는 신 총괄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신씨 일가와 일본기업에게로 혜택이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주어진 롯데그룹에 대한 특혜나 국민들이 팔아준 롯데 계열의 상품들은 결국 신씨 일가와 일본 기업들을 살찌웠을 뿐 국민들의 부(富) 창출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는데 국민들의 배신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