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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93807
    작성자 : 익명bGxsZ
    추천 : 4
    조회수 : 502
    IP : bGxsZ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3/28 03:51:10
    http://todayhumor.com/?gomin_1393807 모바일
    반지하로 이사갑니다
    매번 눈팅만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는데 이런 내용이네요
    그냥.. 여긴 익명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실은 이렇게라도 맘을 토해내지않으면.. 글로만 남겨질뿐인 위로섞인 말이라도 듣지않으면.. 자꾸 마음이 가라앉아서 우울해질것 같아서 씁니다

    제목 그대로 반지하로 이사갑니다 나이 33살..여자이구요
    집떠나 생활하면서 처음엔 시내가 훤히 보이는 좋은 오피스텔에 살았어요 첫 자취라 그저 신나서 그릇도 사모으고 침구도 이쁜걸로 사고 일하면서도 집꾸밀 생각에 빠져서 살아드랬죠 
    부모님이 주신 보증금 500금방 갚고 돈모아서 나갈 생각은 못하고그저 신났었나봐요 친구도 없고 다른취미도 없어서 퇴근하면 장봐서 혼자 맛있는거 먹으면서 다른사람들 꾸민 집 구경하기 바빴네요 그렇게 살다 1년 회사를 짤립니다 계약직이었는데 회사사정상 한명을잘라야했고 결혼한것도 아니고 결혼예정도 아니고 집도 여기가 아니니 돌아가서 다른일 구하라고 계약기간 2년인데 짤렸죠 뭐 내가 일을 못했기도 했을거예요
    그러다 다른도시로 취직이 되서 떠나면서.. 모은돈 하나없이 산더미같은 짐과함께 이사하고나니 정신이 차려지대요
    내집없이 살면 이사때마다 이 짐들과함께 치이다 죽겠구나 싶어서 꾸미는건 냅두고 보증금높이고 월세만 생각해야겠다 하고 살았네요 그리고 2년 재계약 실패하고 서울로 왔습니다
    전에 살던 집에 절반도 안되는 크기인데.. 월세는 똑같거나 되려 비싸네요 강남이라 그런가요? ㅠ 강남에 살고싶진 않지만.. 길도모르고 늦은시간퇴근도 잦을텐데싶어서 살고는 있지만..
    월세내기 위해서 일하네요
    글이 길어지네요ㅠ아낀다고 아껴도 돈은 안모이고 더울땐 덥게 추울땐 춥게사는데도 공과금내느라 허덕이고 푸짐하게 먹을수있는건 라면뿐인 삶에 우울해지는데..
    집에 돈이 필요하다네요겨우 조금 좋은곳으로 이사갈수 있을만큼 보증금 모았는데 이 보증금이면 월세 줄일수있겠다고 좋아하면서 이사갈집 알아보고 있었는데..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알바하면서 번돈도 다 먹고놀고 옷사입고 그것도 모자라서 용돈까지 받아서 먹고놀고 옷사입고 철없이 나이만먹은게 죄송해도..효도도 해본사람이 하는거대요
    내가할수 있는 효도라곤.. 엄마 나 괜찮아 밥잘먹고 다녀서 살도 많이쪘어 일 하나도 안힘들어 혼자서도 잘하니까 걱정마 라는 말뿐이더라구요 두세달에 한번씩 집에내려가서 얼굴보는게 전부인데.. 일이힘들고 몸이 아픈데도 돈이아까워 혼자서 울다가도 밝은목소리로 엄마랑 통화하는게 나라는 사람이 할수있는 나름의 효도더라구요 매번 나도 돈으로 효도하고싶은데.. 엄마아빠 여행도한번 보내드리고 싶고 좋은것도 사드리고싶고 용돈도 드리고싶은데..
    아무것도 하지않고 숨만쉬고 사는데도 월급절반이 숨쉬는데 필요하네요.. 알아요 내가 공부안했고 노력안했고 그래서 지금 나이에도 적은돈 받으며 힘들게 살아야만 한다는거
    그런데..  돌아보니 우리가족 전부가 그러네요
    두분 다 열심히 사시는데.. 남들보다 험한일하시면서 남들보다 적은돈 받으시는.. 우리 가족 이제 조금 형편좋아지나 했는데.. 또 일이생겼다네요
    엄마 나 돈 많이 모았다니까.. 나 결혼생각없으니까.. 
    걱정마 숟가락만 들고와도 된다는 남자있으면 생각해볼께
    하고.  살던 집 보증금까지 빼서 드리고나니
    지금 내가할수 있는 선택이 반지하뿐이네요

    반지하도 사람사는곳이고 여기 주택가봐도 반지하없는 집이 없고 반지하도 좋은곳 많고  
    단지 같은집인데 지하.  계단 몇개 차이일뿐인데
    왜 내맘이 이렇게 무겁고 슬프고 부끄럽고 우울할까요
    이런 내 속사정 다 아는 친구한테도 이상하게 반지하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질 않네요 속모르는 친구는 더워지기전에저해외여행가자고 난리인데.. 만원한장도아까울 형편에..
    오늘도 하루종일 놀러가자길래 너무 속상해서 나 내일모레 반지하로 이사간다고 이런 내 형편에 해외여행이 말이 되냐 했더니 반지하는 사람사는데 아니냐? 반지하살면 뭐 치킨도 못시켜먹고 해외여행도 못가냐? 반지하가 인생의 끝이라도 되냐? 하는데.. 뭐랄까요 묘한배신감이랄까요.. 내 사정 다 말해도 부끄럽지않고 이해해주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자기는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결혼자금 다 모았는데 결혼할 남자가 없다는 애한테.. 결혼은커녕 연애따위 취미따위 다 버리고 투잡해가며 살고있는거 뻔히알면서.. 
    그래요 반지하가 인생의 끝도 아니고 반지하산다고 치킨못 먹는것도 해외여행 못가는것도 아니죠
    근데.. 나는 못그럴것 같아요 나란 사람.. 뭐랄까 멘탈이 약하다고할까요..한번 무너진다싶으면 그걸 무너지지않게 붙잡는성격이 아니라 에라 몰라하고.  손 놔버리는 타입이랄까요
    이사하고나면.. 뭘하나 사더라도 반지하사는 주제에 이런건 사치야.. 하고 택시탈일이 생겨도 반지하사는 주제에 택시는 무슨.. 이런생각만 하고 살것같아서 두려워요
    그곳이 싫고 .. 싫으면.. 벗어나야지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내 팔자가 여기까지인가보다 하고.. 그냥 그러고 살까봐 무서워요 욕먹을거 아는데.. 나는 나를 잘 알아서.  그래서 무서워요
    그래서 정말이지 가고싶지 않은데.. 
     내 팔자는.. 거기인가봐요
    난 많은것을 바라고 산적은 없는데.. 나름 한다고 노력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것 같은데.. 왜 한해한해 나아지지 않고 더더욱 힘들기만한지 모르겠어요
    나름 한다고 해서일까요..남들보다 두배세배해도 모자랄판에 이거밖에 하지 못해서 벌 받나봐요

    글이 길어졌네요 죄송해요.. 
    그냥 뭐라도 ..  이렇게라도 말하지않으면.. 안될것같아서
    오늘은 잠이 오지 않을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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