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mobile/read?bbsId=D115&articleId=1711554
한나라당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발효 후 3개월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 제안을 거절하면서 한나라당에서는 "더 이상 비준안 처리를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은 1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소속 의원 의견을 수렴하고 비준안 처리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와 중진 이상 의원들이 '국회법에 따른 조속한 표결처리'를 주장하고 있고, 협상파의 입지도 축소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의총에서는 강경한 목소리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강행처리 날짜를 택일하는 것만 남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월을 넘길 수 없다면서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주장도 있고, 비준안을 강행처리하고 2012년 예산안 처리에서도 야당과 대치하면 부담스러운 만큼, 한미FTA 비준안과 예산안을 묶어서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한나라당이 비준안을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단독처리 하기 위해서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먼저 처리해야 한다. 박희태 의장은 여당 일각에서 한미FTA 비준안 직권상정 요구 목소리가 나오자, 상임위에서 먼저 처리해 가지고 올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동안 외통위에서는 협상파의 목소리가 좀더 무게가 있었다. 당장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이 지난해 몸싸움 방지 서약을 한 협상파의 일원이다. 구상찬, 홍정욱 의원 등도 협상파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최근 외통위에서 협상파인 김세연, 유일호 의원 등을 빼고 강경파인 이윤성(4선. 인천 남동갑), 안상수(4선. 경기 의왕시과천시) 의원을 투입했다. 이윤성, 안상수 의원은 원래 외통위 소속이었는데 다른 상임위로 갔다가 사보임 절차에 의해 다시 외통위로 돌아왔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두 사람이 각각 2009년 미디어법, 2010년 예산안 강행처리를 주도한 주역이라는 점이다. 이윤성 의원은 국회부의장이던 2009년 7월,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 대신 국회의장석에서 의사봉을 잡고 신문법, 방송법 등 야당에 의해 미디어악법으로 규정된 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당시 이윤성 의원은 의사봉을 잡은 상황에서 의사국 직원들에게 "야, 이거 때려? 안 때려?"라고 말하는 등 미숙한 의사진행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대표 재직시절 '보온병','좌파주지' 등 각종 설화로 고초를 겪었고, 지난해 12월 예산안 날치기를 주도하면서 이후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한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17일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 "점점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이 외통위에서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시도하는 시점은 다음주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남 위원장은 몸싸움을 피하기 위해 회의장을 옮겨서 비준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남 위원장은 외통위 전체회의장을 야당이 점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통위 소관 예산안을 외통위 옆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처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