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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08433
    작성자 : 익명ZWRlZ
    추천 : 11
    조회수 : 1587
    IP : ZWRlZ (변조아이피)
    댓글 : 127개
    등록시간 : 2015/01/04 02:10:51
    http://todayhumor.com/?gomin_1308433 모바일
    남편의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저는 미망인입니다.


     남편을 여읜 건 2년 전 딱 요맘때 추운 겨울입니다
     저는 일찍 결혼해서 딸아이 하나 키우며 살던 맞벌이 주부였는데요
     남편이 야근 마치고 오던 길에 타이어가 미끄러져서 사고가 났어요..
     이틀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결국... 먼저 떠났구요

     거의 정신줄 놓고 석달 정도... 친정에 있다가 아이 생각해서 겨우 추스리고
     살던 집 정리하고 이사가고 직장도 정리하고 한 1년... 아이만 챙기며 쉬다가
     겨우 요즘 다시 일 시작했어요
     아이는 올해 여섯살 됩니다

     남편의 친구는 남편을 여의기 전부터 가끔 왕래가 있던 분인데
     당시 만나던 여친을 데리고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었고
     그때마다 우리 부부를 부러워하며 빨리 결혼해 자리잡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었어요
     그러면 저는 얼른 결혼하라며 독려해주곤 했었구요
     이 친구분이 본가가 지방에 있어서 서울에서 자취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외롭다는 말도 종종 하고 실제로 정에 그리워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그 여친과 결혼한다기에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줬었는데
     어떤 이유로 급 파혼이 되었어요
     그 충격으로 이 분은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건너갔구요
     다행히 이 분이 호주랑 일본 유학 경험이 길어서 현지에서 취직하고 적응은 문제 없었지만 여전히 외로워하고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혼자 놀러 다녀오기도 했고(당시 제가 임신중이라 가기 어려워서)
     아이 낳은 후에 가족 여행으로 도쿄에 가서 같이 놀다 오기도 하고 그랬어요
     거기서도 일본 여자랑 사귀기도 하고 그랬지만... 결혼은 안 했구요

     그렇게 지내다가... 제가 그 큰일을 겪은 후
     거의 정신을 놓고 살았기에 한동안 그 친구는 까맣게 잊고 살았어요
     그런데 반년 전쯤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첨엔 안 받았는데 계속 오길래 받았더니... 저 친구분이더라구요
     서울에 왔다고 어찌 지내냐고 묻길래... 집으로 한번 오시라고 해서 만났죠

     저한테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해요 제수씨 이러면서 위로해주고 딸아이 맛있는 것도 사 주고 했어요
     괜찮다 말하고 안부 묻고 하는데... 일본 생활 정리하고 들어오려 한다고 하대요
     그래서 이제 한국에 있으니 혹시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해서 알겠다 하고 헤어졌는데

     그후로 종종? 이틀에 한번 꼴로 안부 문자를 보내왔어요
     첨엔 한두건 정도 받아줬는데... 점점 그 횟수가 늘고
     주말만 되면 찾아오고, 저녁 사 주고... 하길래 한번은 조심스럽게
     너무 신경 안 써주셔도 된다고 하니까... 자긴 괜찮다고 저만 보면 너무 마음이 짠하고 안타깝다고 그랬어요
     저는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자리 잡아야 할 시기에 너무 마음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죠
     알겠다고 미안하다고 하길래 괜찮다 했고...

     그런데 우리 애가.. 주말에 이 분이 안 오니까 왜 안 오냐고 묻길래
     바빠서 못 오시는거라고 했더니... 같이 놀아줘서 재밌고 좋다면서 또 놀러오라고 말해달라고.....

     그때... 첨으로 아빠의 빈 자리가 느껴져서 넘 맘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 주 주말에 아이 아빠 모신 곳에 애기 데리고 다녀왔고요

     그 사실을 카톡으로 말했더니 바로, 주말에 오겠다고...
     그러더니만 아예 다같이 롯데월드에 가자고 해서... 진짜 저는 거의 구경만 하고
     마치 아빠인 마냥... 애 손을 잡고 여기저기 데려가주고 사진 찍어주고... 너무 잘 놀아주더라구요
     보면서 저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머리가 복잡했어요
     고맙긴 한데... 단지 아빠 노릇해주려고? 아님 우리 애가 불쌍해서? 내가 불쌍해서?
     그렇게까지 동정 받긴 싫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다다음날엔가... 퇴근하고 잠깐 만나자했어요
     그때 진짜 다신 안 볼 각오까지 하고... 왜 우리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지 물었어요
     혹시라도 동정이면 받기 원치 않고 아이가 혼란 일으키니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 분이... 그러대요
     사실 남편 생전부터... 저랑 결혼한 남편이 부러웠다고
     자기는 저 같은 여자가 이상형인데... 그래서 모든 만나는 여자의 기준이 저였대요
     그런데 저 같은 여자가 없더랍니다.....
     그러다 남편이 먼저 가고... 생각했대요
     남편 빈 자리 채워주고 싶다고
     제가 맘 열 때까지 기다려주면서... 아이하고는 계속 친해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었다고요

     그러면서 안 되겠냐고 되려 물었어요
     답하기 넘 힘들어서 모르겠다고만 했고... 일단 아무 확답 없이 그냥 돌아왔어요
     앞으로 올지 말지도 모르겠고 서로가 뭐라 말도 못하고요

     그날 후로 카톡도 연락도 없고 주말인데 오지도 않았고요
     제 대답을 기다리는걸까요?


     제 감정은...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인 건 맞아요... 지난 몇 년간 지켜봐온 바로는.....
     아이에게도 잘 하고 좋은 사람인 건 알겠는데...
     죄책감이 들어요 남편에게...
     생전 그렇게 친했던 친구인데... 이래도 되나 싶어요


     잠도 안 오고 진짜... 넘 힘드네요
     어떡하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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