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무신론자입니다. 정말 신은 없다라고 생각해요. 종교를 가져본적도 없습니다. 친구따라 성당은 몇번 가봤지만 그저 친구랑 놀 목적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교황님의 방한 후 행보를 봐오면서 정말 감동했고 참 종교인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천주교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 종교와는 다르게 그래도 바른 리더가 이끄는 종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우울증이 발병해서 지금까지도 약을 먹고 있습니다. 제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지만 문제는 남편의 상태에요
남편은 공황장애와 불안장애, 우울증이 있었고, 사실 그로 인해 저도 우울증이 발병해버린거거든요 (남편에게는 산후우울증이라고 둘러댔지만)
결혼하고 2년정도는 공황장애도 호전되고 그런 낌새가 없다가, 최근 다시 심해져서 저를 달달 볶고 괴롭히는 바람에 덩달아 저도 우울증에 걸려버렸네요
저의 권유로 남편도 저와 함께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있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져서 다 나아가던 저도 아주 죽을맛이에요
집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쉬고 쉴새없이 징징거리고 저를 들들 볶습니다. 도대체 저보고 어쩌라는건지 알수가 없어요
본인도 티 안내려고 하지만 맘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다고 미안하다고 하는데..남편이란 사람이 집에 들어와서는 땅꺼져라고 한숨만 쉬고 회사가 너무 힘들다 스트레스 받는다 일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미치겠다 밥도 먹기싫다 새벽에도 자꾸 깬다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죽겠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고 거실에 늘어져서 그러고 있으니..보는 제 속도 정말 말이 아닙니다. 저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모습 너무 버거워요.
그렇다고 남편이 직장을 그만둘수 있는 형편도 아닙니다. 기술도 없고 나이도 많아서 그만둔다 한들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걸 본인도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객관적으로 볼때도..남편은 그냥 마음의 병이 있어서 스스로 자학하고 스트레스를 받는거지, 객관적으로 회사가 너무 힘들다거나 한건 아니에요. 다른 직업을 갖는다해도 조금 있으면 똑같은 상황이 될거에요. 이건 정말 본인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병이 있는 사람에게 제가 싫은소리를 할수도 없고 미칠것만 같아요
오늘은 참다 못해 병원좀 다시 가보라고, 약을 바꿔서 심해지는것 아니냐고 억지로 병원에 보냈어요. 신경정신과에서도 수액을 맞춰주더군요. 무슨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수액 맞으며 한잠 자고 나니 불안증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지금은 기분도 괜찮고 괜찮다고 연락이 왔어요
저나 남편에게는 마음이 쉴곳이 정말 필요한것같습니다. 서로에게 의지하고싶지만 서로가 받아줄 상황이 아니에요. 둘다 마음이 많이 아픈걸요
그래서 남편에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성당같은곳에 가서 일주일간 힘들었던것 전부 내려놓고 힐링할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떻겠냐고 제안해볼 생각이에요.
하지만 신을 믿지 않는 저나 남편이 종교를 갖는다고 해서 마음의 힐링이 될까..믿는 마음 없이 그저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고 (성당은 분위기도 차분하고 신부님 말씀도 좋은말씀만 해주시고 하니..덩달아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더라구요 저는) 종교행사에 참석한다는게 옳은일일까..그래도 다니다보면 마음을 열고 의지할곳을 찾을수 있게 될까..믿음이 생기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발을 떼기가 어렵더라구요.
조금이라도 마음의 평안을 얻고싶습니다. 저희 부부가 이런 마음으로 성당에 나가는게 괜찮은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