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테러 후 “내가 샤를리다” 운동을 불러왔던 샤를리 엡도의 최근 만평입니다. 트럼프의 성향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성을 저렇게 표현한 것에 심한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 많을 거예요. 적힌 말은 “우리가 그에게 핵미사일 버튼을 줘야만 하는가?” 입니다. 그림의 형태를 보면 성적으로 해석할 부분이 여럿이죠. 
테러 후 더 심해진 것도 아니고 덜해진 것도 아니고 원래 이러던 애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잡지를 만드는 출판인과 카투니스트들을 여혐주의자들이나 무슬림포비아나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아무리 테러를 당했다고 한들 그렇게 모두들 나서서 연대를 하지는 않았겠죠. 그냥 좀 자극적이고 막 나가는 듯 보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적 풍자라고 받아들입니다. 

오늘 한겨레에 걸린 컬럼에서 어떤 평론가가 KBS의 한 프로그램의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됐던 김용민이 전 진행자들이 무리하게 그만두게 됐다는 것을 몰랐다며 자진 하차한 것을 두고 과거 콘돌리자 라이스 관련 발언과 정붕주를 두둔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그런 여성혐오주의자를 도대체 왜 애초에 발탁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열을 냈죠. 저는 오히려 이 자칭 평론가가 이해가 안됩니다.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한 사람을 되도않는 근거로 여혐이라고 낙인 찍어버릴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 

콘돌리자 관련 발언은 저같이 그의 방송은 하나만 듣고 그나마 내가 원하는 부분만 들으려고 보통 스킵하며 청취하는 이도 알 정도로 해명이 된 부분입니다. 아무 맥락도 없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니라 미군의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잔혹행워를 비판하며 똑같이  당해봐야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이었고 그나마 대본에 나와있던 표현을 그대로 읽은 것이며 공중파가 아닌, B급 인터넷 방송에서 나왔던 표현이라고 말이죠. 김용민이 평상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여혐적 발언을 늘어놓으며 다닌다면 모를까 이해안되는 맥락도 아닌데 앞뒤 다 자르고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만 집중해 여혐이라고 낙인 찍는 것이 정당한가요?

정봉주 건도 그렇습니다. 온갖 고생하며 나꼼수 만들던 동지인데 미투 “의혹”이 나왔다고 바로 손절하고 진뭐시기처럼 욕해야했다는 말인지? 비룰 함께 맞아주겠다는 것이 성범죄 두둔하는 건가요? 심지어 정봉주는 1심 무죄가 나왔는데요? 

충분히 풍자라고, 동지에 대한 의리라고 볼 수 있는 사안을 너무나 당당하고 확정적으로 여혐주의자라고 낙인 찍는 그 평론가의 몰지각함이 전 더 공포스럽고 놀랍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준의 필자의 칼럼이라면 한겨레에서 퇴출되는 것이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당연한 일일 것이고요. 

아, 그리고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아마 샤를리 때에도 가장 앞장서서 페북에 프랑스깃발 달고 내가 샤를리다 하고 다녔을 겁니다. 정치풍자도 프랑스가 하면 래디컬하고 리버럴한 거고 한국에서 하면 무개념 여혐이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