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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초반에 옷 만들러 다닐 때, 즐거운 장옥정을 연기하는 김태희의 연기력에서는 발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음.
그런데 장옥정이 궁에 들어가서 대비와 중전에게 갈굼을 당하고 악에 받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연기력이 상승했다는 느낌을 받았음.
평소에 김태희 연기 겁나 못한다고 까시던 어머니도 '어머, 쟤 좀 봐라, 어쩜 연기를 저렇게 잘 하니.'라고 돌아서실 정도였음.
오죽하면 드라마 잘 안 보는 동생도 '김태희 연기 겁나 늘었네' 함.
그래서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고 주말 내내 장옥정 재방송 & VOD를 시청함.
사가에 있는 장옥정의 어머니가 궁으로 초대를 받고, 미천한 종의 신분이라며 흙바닥에 멍석 한장 깔고 거기서 초라한 상을 받을 것을 대비와 나머지 양반집 안주인들한테 종용당하는 장면.
어머니에 대한 홀대에 분노한 장옥정이 어머니를 잘 모시겠다며 데리러 간 상궁의 싸대기를 시원하게 올려붙임.
대사치는 김태희를 보며 '우와 연기 쩌네...'하고 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함.
분명 김태희의 목소리와 눈썹은 화를 내고 있는데, 눈과 입은 웃고 있음.
찬찬히 보니 '웃으면서 사람 싸대기 쉽게 걷어올리는 무서운 여자'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던 거임.
문제는 보통 표정일 때는 그냥 웃는 상 고정이라 별로 연기 잘 한다는 느낌이 없다는 것 정도.
그 대신 화내는 씬 가면 갑자기 그냥 이쁜 누나에서 웃는 얼굴로 사람 패는 싸패삘 충만한 누나가 되어버림.
아마도 김태희가 살 길은 악역이지 싶음.
세줄 요약
1. 김태희가 최근 연기력 급상승이라고 느낌.
2. 그건 다른 부위들이 연기할 때, 단독으로 연기를 안 하는 눈과 입 때문
3. 근데 그게 의외로 무서움. 악역에 잘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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