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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0999
    작성자 : 요레요레요
    추천 : 62
    조회수 : 3301
    IP : 118.42.***.20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7/10/29 23:04:02
    http://todayhumor.com/?wedlock_10999 모바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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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옷 입는 고민에 대한 글을 올린 뒤, 정말 많은 분들의 댓글을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많이 부끄럽고 아내에게 미안했습니다.
    진즉 백화점에 데려가서 마네킹에 세워져있는 그대로 사줘볼껄... 전문가가 생각해서 걸어놓은 것일텐데 
    패션에 관심이 없었던지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희 집에 여자라고는 아내 제외, 딸아이밖에 없는지라
    어제 데이트하면서 엄마의 고민에 대해 얘기했더니, 아이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나봅니다.

    아이가 서점에 가자고해서, 아이의 코묻는 피같은 용돈으로 패션잡지를 세 부 정도 샀고
    백화점에서 댓글로 말씀해주신 구호라는 브랜드(전지현씨같은 느낌의 브랜드를 찾아보았습니다.)와 르베이지라는 이름의 매장에 갔습니다.

    아내의 사진을 보여드리며 직원분께 말씀을 드렸는데
    직원분께서 의외로 제가 생각하지 않았던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아내와 같이 왜소하고 여리한 스타일의 분들은 저희 매장의 옷보다 다른 브랜드 옷이 더 예쁘실 것 같다구요.
    딸아이가 엄마는 전지현언니를 좋아한다고 얘기하자, 엄마랑 언제든 와서 옷을 전부 입어봐도 좋으니 편하게 오라고 얘기해주셔서
    그 분께서 추천해주신 다른 브랜드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아이가 구두랑 가방도 봐야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집에 와서 백화점에서 사온 간식을 먹으며 딸아이가 잡지를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서 딸아이는 자기는 엄마를 볼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엄마가 원한다면 더 예뻐져도 된다며 책 많이 보라는 아이의 말에 아내는 정말 많이 웃으며 울었습니다.

    같은 여자라서일까요...딸아이가 아내에게 하는 말은 제가 들어도 정말 공감과 배려가 넘치는 멘트였습니다.
    전 그냥 마음이 먹먹해서 가만히 있는게 전부였는데 말입니다.

    가족이 전부 푼수라 세 식구가 모두 울고
    아내는 제게 본인이 가지고 있던 옷에 대한 부담감을 좀 내려놓아보겠다 말했습니다.
    백화점도 자주 다니면서 아이쇼핑도 좀 하고, 옷도 한 번 씩 입어보겠노라고.

    제가 종종 들르는 사이트에 패션게시판이 있다고 얘기는 했는데
    사진을 올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일은 아이가 등원한 후에 미용실을 가보겠다고 합니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좋은 미용실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저는, 내년 결혼기념일에 여행을 가려고 틈틈이 모아놓았던 적금을 깰까 생각중입니다.
    적금이 없어도 여행은 갈 수 있지만, 아내의 옷은...가욋돈이 없으면 절대 사지 않을 사람이라서요.

    여러분 덕분에, 항상 예뻐보이고싶은- 그리고 서툴고 여린 아름다움이 있었던 20살의 아내의 아픈 마음을
    좀 더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이 예쁘다고 말해주고, 곱게 늙어갈수있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정말 친절한 모든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레요레요의 꼬릿말입니다
    오늘은 정말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여러분들의 결혼 생활이 호빵처럼 따스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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