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남북정상회담에서 선언될 내용을 예상해보았습니다.
- 남한과 북조선은 통일하기로 한다. 통일 내용은 남북공동선언에 의거, 고려연방과 김대중 통일 방안의 공통점에 기반한다.
- 통일정부는 한반도 내의 핵보유를 하지 않을 것에 동의한다.
- 통일이 될 때까지는, 남한과 북한은 정전 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한다.
- 남북한과 통일정부는 주변국가들과 평화, 우호적인 관계를 가질 것이다.
- 조속히 경제 협력을 시작한다. 한반도 경제 협력체제(경제 연합) 구성에 합의한다.
- 이산가족, 금강산,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 조속히 재개한다.
남북정상회담 내용이 두 가지가 중심일 것 같습니다.
첫째는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강조해왔던 경체협력체 구축입니다. 기존 햇볕정책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그 규모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일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김정은 스타일로 보아서 무언가 파격적인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제 희망이 섞인 전망인데, 파격적인 통일 선언이 나올 거 같습니다.
기존 회담에서도 통일에 대한 논의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는 전부다 훨씬 더 강력한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세계에 "남북한이 통일한다고? 정말이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이런 충격을 줄 정도로 강력한 것이면 좋습니다.
전 통일을 독일처럼 빠른 시일내에 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경제협력, 교류를 하다보면 나중에 언젠가는 될 것이고,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통일을 나중에 하더라도 통일 선언은 지금 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은 통일을 할 것이다. 기존 남북공동 선언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북한의 고려연방제와 김대중 통일방안의 공통점에 기반하여--- 통일정부 수립에 남북한이 동의한다..... 이에 따라서.... 이러이러한 준비를 한다" 하고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좀 더 확실히 하는 쪽으로 하면 됩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 통일에 대한 언급이나 선언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지금같이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에 될 수 있는대로 확실하게, 혁명적인 통일 선언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남북한이 통일에 가까울 수록 한반도 평화가 확실해집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통일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통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반도 평화와 안녕이 보장됩니다.
통일 선언이 왜 중요하냐면, 미국때문에 그렇습니다.
미국이 종전협정, 북미수교를 맺어줄 것을 북한이 요구해왔었습니다. 그것들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할 장치니까요.
그런데 과연 종전협정, 북미수교를 맺으면 북한이 안전할까요? 북한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죄종적이고 불가역적인 체제보장"입니다. 과거 1차 남북정상회담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주선으로 북한은 유럽 국가들과 수교했습니다. 그런데 부시 주니어가 "북한은 악의 축" 발언을 한 직후 유럽 거의 모든 국가가 북한과 수교를 끊어버렸습니다. 미국 대통령 한 마디로 끊어질 수 있는 것이 북한과의 수교입니다. 종전협정도 마찬가지죠. 종전하고, 맘에 안들면 다시 전쟁분위기 만들면 됩니다.
종전협정과 북미수교가 이루어지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데, 또 깨어뜨리기도 쉬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을 할까요?
우리가 북한에게 해주어야 할 체제보장은 김정은 일가의 안녕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내의 전쟁위험을 없애야 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즉, 미국이 북한을 공격 안하게 되어야 한반도 평화가 보장되지요.
1. 김대중대통령이 추구하는 햇볕정책의 핵심은 북한과의 교류, 특히 경제협력입니다. 이 경제협력으로 북한과 적대가 아닌 공생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노무현대통령때부터는 남북경제협력만으로는 한반도 전쟁 위험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국대통령이 위협하면 그만이니까), 경제공동체에 주변국가들도 포함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가스관같은 거 말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도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김정은의 자본주의 개방개혁 정책과 맞물려서 잘 될 가능성이 높죠. 문통의 경제협력체 구현 계획에 미국은 특별히 포한된 거 같지 않지만, 트럼프와 얘기는 다 되어있고, 미국도 어느정도 참여를 하거나 최소한 서포트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트럼프가 FTA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한국과 협상끝났지만, 남북대화 결과에 따라서 재협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는 관세자유지역에 대해서 말한 거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서 개성공단을 FTA 협상에서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합니다. 만약 남북공동 경제구역, 또는 미국포함한 경제자유지구를 북한이 만들경우, 미국에서는 관세자유지역 (Tax Free Zone) 으로 지정해서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처럼 개방할 경우 중국같이 큰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은 관심이 적을 수 있는데 관세자유지역 지정으로 투자를 유도할 수 있죠. 그러면 북한, 남한, 미국, 주변 다른 나라들이 모두 경제공동체로 묶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미국이 함부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언급할 수가 없게 됩니다. 최근에 미국 정부가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들어주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경제특구에 미국기업이 적극참여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고, 트럼프는 미국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공장 여는 것을 싫어하니까, 개성공단같은 것 보다는, 북한의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 남북한 통일 선언을 하면 북미수교와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제가 계속 강조했는데 미국에서 북한은 악마화가 되어있기때문에 트럼프가 갑자기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거나 수교를 하기가 어려운 여건입니다. 만약 남북한 통일 선언을 할 경우, "남북한이 통일을 한대! 어떻게 그럴수 있지? 북한 공격하면 남한도 공격하는 건가? 그런데 이제 한 나라라면서? 남한은 우방인데? 그럼 북한도 우방인가?" 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남한이 우방이기때문에 잠정적으로 한 국가인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도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북미수교) 같은 것을 펴기가쉬워지죠.
만약 남북한이 통일국가라는 인식이 미국사람들에게 박히게 되면 북한과 수교(내지 우호관계) 체결에 미국내에서 반발이 없게 됩니다. 트럼프에게 가장 부담이 없는 선에서는, 남북한이 통일 선언을 하고 트럼프가 남북한 통일 선언을 서포트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협상이 이루어지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종전협정(또는 그에 준하는)에 도장찍기가 쉬워집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파격적인 통일 선언이 이루어지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평화우호협정 (수교 또는 그에 준하는)에 도장찍기가 쉬워집니다.
3. 트럼프가 펼칠 역사상 세계 최대의 리얼리티쇼-- 북미회담에서 쇼맨쉽을 최대로 발휘해서 북한의 악마화 세뇌를 풀어야 합니다.
폼페이오는 국무부 장관이 되면서 키신저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닉슨과 키신저는 미국 민주주의의 적이고 세계적으로 나쁜 짓을 많이 했는데, 중국과 평화관계를 만든 것은 큰 업적입니다. 트럼프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도 닉슨입니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김대중, 노무현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연장선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를 다루는 과정에서 70년대 닉슨의 대중국 정책을 언급하면서 트럼프를 설득한 것 같습니다. 닉슨과 키신저가 보수주의자였고 중국에 적대적이다가 어느 순간 180도 태도를 바꾸어 중국과 화해정책을 폈는데, 트럼프과 폼페이니도 비슷합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미국언론이 닉슨에 대해 비교할 것입니다.
닉슨의 중국방문이나 김대중의 방북은 국민의 세뇌를 해제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이후로 수교도 이루어지고 우호관계를 만들기 쉬워졌죠.
트럼프도 북미회담에서 최대한 충격적인 리얼리티쇼를 만들어내서 미국/전세계 국민들이 북한 악마화의 세뇌에서 깨어나게 해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북미회담도 그럴 겁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서 가장 효과적인 쇼를 만들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일생일대의 쇼를 만들어내야 하고, 잘해내면 세계 역사에 가장 위대한 리얼리티쇼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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