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은수야! 은수야! 은수야!" 점점 소리가 커지는 부르는 소리.</p> <p>퍽!</p> <p>뒷통수에 수건뭉치가 날아와서야 "왜" 라고 개똥이는 대답한다.</p> <p>"밥 먹으라고!" </p> <p>"난 또 뭐라고!" 쓱쓱쓱 식탁에 앉는다</p> <p> </p> <p>"오늘 재밌었니?" </p> <p>"응"</p> <p>"숙제 다했니?"</p> <p>"응"</p> <p>"뭘 보니?"</p> <p>"....."</p> <p>엄마는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딸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p> <p> </p> <p>"구독 좋아요, 부탁해요"</p> <p>'헛, 엄마가 왜 유투브에 나오지'</p> <p>딸과의 눈을 마주보며 대화를 하고 싶은 엄마는 유투브 채널을 열었다.</p> <p> </p> <p>그렇게 100년이 흐르고....</p> <p> </p> <p>엄마도 돌아가시고, 딸 은수의 아들 폰이가 은수의 병원침상을 지키고 있다.</p> <p>삐--------</p> <p>"엄마! 엄마! 폰이는 다급한 목소리로 침상위 스크린을 터치한다.</p> <p>"의사선생님, 엄마가 엄마가"</p> <p>잠시 후, 스크린 속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이 순간이동으로 나타났다.</p> <p>'하나 둘 하나 둘' 의사선생님의 숨차는 소리가 멈추고, 삐------소리가 병실 가득 채운다.</p> <p> </p> <p>"엄마, 엄마, 정신을 차려보세요!"</p> <p>삐--------------</p> <p>"3시입니다." 어디선가 시간을 알리는 알람소리가 울린다.</p> <p> </p> <p>"이화가 뭘 좋아했지?" "노란색을 좋아했나?"</p> <p>"우린 이화에 대해서 아는 게 없네." 유이화의 친구 가을이는 말했다.</p> <p> </p> <p>"으~~~포오~~~온아!" </p> <p>"어 엄마!" "나 보여요?"</p> <p>"응, 보여~~~" "엄마 폰 어딨니?" "종이달 할 시간이다"</p> <p>핸드폰으로 종이달 드라마를 보기 위해 엄마는 요단강을 건너지 않고 되돌아오셨다.</p> <p> </p> <p>은수시대 아이들은 엄마가 불러도, 선생님이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p> <p>오로지 핸드폰은 오른손 왼손 핸드폰손 이라 불러도 될정도로 은수때 아이들은 핸드폰을</p> <p>신체 일부화하여 살아왔다.</p> <p>핸드폰이 죽음도 이겨내는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이다.</p> <p> </p> <p>"아까 그 여자, 이 수배중인 여자 맞지?"</p> <p>"맞아, 멀리 못 갔을거야. 찾자"</p> <p>드라마 속 배우의 목소리에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p> <p> </p> <p>그리고 또 100년이 지나고</p> <p> </p> <p>땅속, 건물벽마다 불빛들이 박혀있다. 태양열로 충전되는 핸드폰들이 온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p> <p>충전이 필요한 핸드폰은 흐린 불빛이, 막 태양열에 충전된 폰이 핸드폰은 선명한 불빛을 내뿜고 있다.</p> <p>폰이와 폰이 핸드폰이 울린다. 살아생전 폰이가 좋아했던 엄마와의 영상들이 재생을 반복한다.</p> <p>폰이도 핸드폰덕분에 한번 숨이 멈췄다가 살아났었다. 그렇게 10년을 더 살기를 반복하고, 지금은</p> <p>납골함에 들어가서 폰이의 폰과 함께 묻혀있다. </p> <p>은수엄마때부터 200년이 지난 지금, 납골함에 자신의 핸드폰을 함께 넣어두는 장례문화가 생겼다.</p> <p> </p> <p>태양열로 충전을 반복하는 핸드폰들로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다가.....결국.....</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