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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2522
    작성자 : 바젤넘버나인
    추천 : 7
    조회수 : 983
    IP : 14.32.***.16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10/10 11:10:47
    http://todayhumor.com/?panic_102522 모바일
    매직 체어 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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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매직 체어 라이드

     

    깊은 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던 젊은이는

     

    우연히 본 창가를 통해 건너편 집에 사는 노인이

     

    의자를 타고 밤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젊은이는 자신이 헛것을 본 거라 생각했지만

     

    젊은이가 며칠 밤 지켜본 결과

     

    노인은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두운 밤하늘을 날았습니다.

     

     

     

     

     

    젊은이는 이웃 노인이 마법사라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날으는 마법의 의자라니…

     

     

     

     

     

    젊은이는 의자를 타고 밤하늘을 나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무한한 상상에 빠져들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사이를 오가고

     

    철새들과 함께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거나

     

    사라진 전설의 도시를 찾아

     

    끝없이 펼쳐진 사막으로 향하는 등

     

    따분한 젊은이의 일상은

     

    낭만과 즐거운 모험으로 가득할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의자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며칠 뒤

     

    의자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도저히 떨칠 수 없었던 젊은이는

     

    노인이 잠든 낮 시간을 노려

     

    의자를 훔치러 노인의 집 안으로 몰래 들어갔고

     

    바닥에 쓰러져 싸늘하게 식은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 힘껏 움켜쥔 손과

     

    당장에라도 비명이 터져 나올 듯 크게 벌려진 입…

     

    초점 잃었지만 다가올 죽음의 공포가 생생히 담긴 두 눈…

     

     


     

     

    불길한 정적이 젊은이와 노인 사이를 비집었고

     

    엄습하는 두려움에 모골이 송연해진 젊은이는

     

    서둘러 구석에 놓인 의자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젊은이는 의자를 타고 밤하늘을 향해 솟구쳤습니다.

     

     

     

     

     

    하지만

     

    의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건

     

    젊은이의 상상과는 달라도 끔찍이도 달랐습니다.

     

     

     

     

     

    거센 바람에 눈을 뜨는 건 고사하고

     

    빠른 속도에 관성이 붙어

     

    온몸이 짓눌리는 듯 숨조차 쉬기 힘들었으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얼어붙은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기 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젊은이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건

     

    젊은이에겐 의자를 통제할 힘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흘렀습니다.

     

     

     

     

     

    젊은이는 매일 밤 억지로 의자에게 끌려 나와

     

    춥고 어두운 밤하늘을 날았습니다.

     

     


     

     

    젊은이가 의자에 앉기를 거부할 때면

     

    의자는 젊은이를 밀치거나 집 안의 물건을 부수며

     

    젊은이가 의자에 않을 때까지 집요하게 괴롭혔고

     

    젊은이가 의자를 부수거나 태우려 시도한 날에는

     

    몇 시간이고 젊은이를 태운 채

     

    차가운 호수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거나

     

    굶주린 늑대 무리 위를 낮게 떠돌며 젊은이를 고문했습니다.

     

     


     

     

    매일 밤마다 반복되는 악몽 같은 비행에

     

    젊은이는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몰라볼 정도로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윤기 흐르며 물결치던 검은 머리는 푸석한 백발이 되었고

     

    두 눈은 생기를 잃고 초점마저 흔들렸으며

     

    자글자글한 주름이 온 얼굴을 뒤덮어

     

    마치 노인과도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자의 노예가 되어버린 젊은이는 깨달았습니다.

     

     


     

     

    자신도 노인과 같은 운명에 처하리라는 것을…

     

     

     

     

     

    한편

     

    노인의 사망 이후

     

    새 가족이 노인의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던 집안의 어린 막내는

     

    우연히 본 창가를 통해 건너편 집에 사는 노인이

     

    의자를 타고 밤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멋지고 낭만적이었으며

     

    어린 소년의 마음에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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