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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0135
    작성자 : 내일은없는놈
    추천 : 5
    조회수 : 1253
    IP : 210.183.***.2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4/25 19:54:37
    http://todayhumor.com/?panic_100135 모바일
    (단편) 거래
    옵션
    • 창작글
    "두 사람을 살리려면 한 명분의 목숨을
    한 사람을 살리려면 두 명분의 영혼을"
    악마가 내게 건넨 거래 조건이었다.
    가족여행을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났다. 119가 빠르게 도착했지만 나와 아내와 아들은 아직 수술대에 누워 사경을 헤메고 있을 때 암흑 속에서 홀연히 나온 악마의 얘기였다.

    "거래 내용이 이상한 것 같다고? 아니, 영혼과 목숨은 엄연히 달라서 말이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악마는 그걸 보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목숨은 말 그대로 죽는 거고, 영혼은 너희가 죽고 난 후에 내게 귀속되는 거니까 말야."

    그러곤 악마는 거래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 명의 사람을 살리려면 반 쪽짜리 영혼 두 개를 몸에 집어 넣으면 끝이지만, 두 사람을 살리려면 한 명의 반쪽짜리 영혼만으로는 부족하거든, 그 영혼에 맞는 몸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원래 있던 몸과 같이 계약되는 게 영혼이 더 안정적으로 정착된단 말이지."

    "아 그래도 걱정하진 말어, 영혼과 기억은 별개인지라 기억이 바뀐다거나 기억을 잃는다거나 그런 건 없어."
    악마는 지치지도 않는다는 듯 떠들어댔다.

    악마에게서 들은 얘기로는 아내는 양 쪽 팔과 한 쪽 다리를 절단하는 대수술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내가 그걸 감당하며 살 수 있을까? 아내를 죽이고 나와 내 아들을 구하는게 먼저이지 않을까?

    사경을 헤메는 정신상태에서 온갖 좋지 않은 생각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한참을 고민하다 마침내 결심을 하고 입을 열었다.
    "그럼 계약을...."

    "조건은 어떻게???"

    "......"

    "그래, 그거란 말이지...그럼 모두 다음에 보자고."
    몇 분, 아니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나는 눈을 떴고 내 옆에는 아내와 아들이 누워 있었다. 아내는 온몸에 뭔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지만,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이게 맞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악마는 화기애애한 가족들을 보며 미소지었다.
    그도 그럴것이 부모의 반쪽짜리 영혼에게 밀려나온 아이의 완전한 영혼을 데리고 가며 먼 미래에 악마와의 거래로 구원받기는 틀린 부모의 영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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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5 20:08:48  223.39.***.122  왜이러세요ㅠ  54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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