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내 친척 중에 교도관으로 일했던 사람이 있다.</div> <div><br></div> <div>다만 평범하게 간수로서 일한 것이 아니라, 교도소 내부에서 재소자들의 심리 상담이나 사회 복귀를 위한 상담 같은 것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렇기 때문에 친척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재소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주로 그들이 지은 죄에 그에 대한 반성, 그리고 자수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수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그 중 A라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섬뜩해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다.</div> <div><br></div> <div>A는 원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현재 살인죄로 복역 중이다.</div> <div><br></div> <div>그가 죽인 것은 그의 아내였다.</div> <div><br></div> <div>일단 죽이기는 했지만, 살해 후 사체의 처리를 고민하던 A는 집 냉장고에 아내의 사체를 토막내 보관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회사에서 돌아오면 냉장고에서 토막난 사체를 조금씩 꺼내, 살을 잘게 다지고 뼈는 믹서로 갈아 가루를 낸 뒤, 화장실에서 흘려보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것을 며칠 동안 반복하자 사체의 대부분을 없앨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결국 머리만 남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얼굴을 갈아버릴 각오가 안 서서, 며칠 동안 머리만 냉장고 안에 그대로 넣어두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A는 꿈을 꾸었다.</div> <div><br></div> <div>죽은 부인이 테이블 위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있어서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테이블을 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좌우로 떨리고 있다.</div> <div><br></div> <div>점차 그 흔들림은 격해져서, 손톱이, 그리고 손가락이 테이블 주위에 흩어져 날아가기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순식간에 팔꿈치까지 날아가 사라진 팔에서는 새빨간 피가 흩뿌려지고, 뼈가 덜그럭대며 테이블을 두드린다.</div> <div><br></div> <div>거기서 잠에 깨어난 A는, 한동안 땀에 흠뻑 젖은 채 충격에 사로잡혀 움직이지도 못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겨우 안정을 되찾고 거실로 향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냉장고가 조금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목만 남은 아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깜짝 놀란 A는 냉장고를 닫고, 문을 청테이프로 막았다.</div> <div><br></div> <div>이 때까지는 겁에 질려 있을지언정 아직 자수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날, 냉장고에 넣어 둔 머리를 처리하기가 껄끄러웠던 A는 결국 새 냉장고를 사기로 했다.</div> <div><br></div> <div>1인용 소형 냉장고라 따로 배달을 부탁하지 않고 직접 가지고 돌아왔기에, 다른 사람의 눈에 청테이프로 감은 냉장고가 들킬 일은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A는 그 날도 꿈을 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제와 똑같이 테이블 위에 아내가 앉아 있다.</div> <div><br></div> <div>다른 점이 있다면, 어제 끝났던 시점에서 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뿐.</div> <div><br></div> <div>테이블 위에 있는 아내의 팔에서는 새빨간 피가 방울져 떨어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에는 다리로 바닥을 차고 있다.</div> <div><br></div> <div>그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짐에 따라 바닥을 차는 소리도 쾅, 쾅, 쾅쾅쾅쾅쾅쾅쾅쾅쾅하고 점점 커져 간다.</div> <div><br></div> <div>점차 바닥에 피가 고이기 시작하고, 다리의 살점이 날아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테이블 위에는 팔이 마구 흔들리며 피를 사방에 흩날리고 있다.</div> <div><br></div> <div>A의 뺨에도 살점과 피가 날아오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그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div> <div><br></div> <div>머릿속에서는 빨리 깨어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지만, 꿈은 좀체 끝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방 안 가득 흩날린 피가 기분 나쁘게 빛난다.</div> <div><br></div> <div>갑자기 아내는 움직임을 멈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서서히,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축 늘어져 있던 앞머리가 뺨에 달라 붙는다.</div> <div><br></div> <div>머리카락 틈새로 치켜뜬 눈이 A를 향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얼굴을 완전히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아아아아아아아! 내! 몸을! 돌려줘어어어어어!]</div> <div><br></div> <div>절규가 울려퍼졌다.</div> <div><br></div> <div>그 소리를 듣고서야 A는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에도 온 몸은 땀투성이였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머리를 처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div> <div><br></div> <div>A는 침대에서 뛰쳐나와 냉장고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각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div> <div><br></div> <div>그토록 단단하게 붙여놨던 청테이프가 모두 끊어져 있고, 부인의 머리는 냉장고에서 굴러떨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시선은 A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시선에서 결코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A는 그 길로 자수를 택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살해당한 사람의 원한은 언제까지고 남아 있는 모양이야.]</div> <div><br></div> <div>이야기 말미에 친척이 덧붙인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703?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70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