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의 애청자였습니다.
비정상회담 페이스북은 아직도 옹호, 비판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져 감정싸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어 말문을 엽니다.
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사태를 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비정상회담은 사과를 했고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앞으로 더 좋은 방송을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이게 끝이라고 말합니다.
방송 전 사과자막, SNS를 통한 사과문, 음악담당 프리랜서 해고와, 담당피디의 보직해임으로 비정상회담의 사과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우선 패널들을 빼고 말합니다.
그들 또한 피해자지 그들을 탓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민감한 유럽관계나 한일관계에 대해서 패널들이 충분히 조심스럽게 노력해왔습니다.
제 생각엔 제작진 전체보다 G11 중 한명 한명의 인식이나 역사의식이 더 나은 것처럼 느껴지는 군요.
방송 전 사과자막, 맞습니다. 이것들은 제작진의 잘못이지 패널들과 전유성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까요.
방송까지 끌고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잘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전이나 이후의 대처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처음 기미가요임을 알아챈 네티즌들의 여론이 뜨겁자, 아주 짤막한 사과문만 올라왔고 기미가요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차, 삼차 사과문 또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간보다가 올라온 사과문이었죠.
기미가요를 튼 프리랜서는 비정상회담의 음악을 더 이상 담당하지 않을 뿐이지 계속 활동을 할 것이고, 보직해임은 비정상회담의 피디에서 하차했다 뿐이지 다른 프로그램을 맡거나 비정상회담의 조연출로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징계수준이 너무 가볍습니다.
그것 둘째치고 사과의 진정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새로운 시도를 했던 비정상회담을 좋아했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시각과, 한국의 빈약한 토론문화의 모범을 보여줄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습니다(자국소개와 예능적 요소로 토론의 시간이 점점 짧아져서 취지를 잃어가고 있긴 했습니다만).
프로그램과 G11에 대한 애정으로 처음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래도 폐지하지 말았으면...”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이후 올라온 사과문과 징계의 수준은 실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실수라고요? 음악 편집한 제작진들, 한국사람입니다.
아직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갈려 있을 때도 태연스럽게 동영상을 올리고, 제작진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G11을 사랑하는 애청자들 뒤에 숨어있습니다.
G11의 인기를 방패로 삼고 있습니다.
네티즌들 간보듯이 사과하고 한발짝 물러서서 지쳐나가 떨어지길 관망하는 태도, 당황스럽고 실망스럽습니다.
이런 식의 태도는 네티즌 분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걸 왜 모르십니까...
전에 음악프로그램에서 성기노출이 있어서 폐지된 적이 있지요?
이 사고가 개인의 예술세계 표현(?)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면 기미가요 사건은 국가의 역사관을 뒤흔드는 더 큰 문제입니다.
기미가요는 국가가 빼앗겼던 치욕스럽고 슬픈 역사가 배경입니다.
일본에게 복종하고 찬양하기 위해 우리 민족에게 강요했던 노래가 바로 기미가요입니다.
방송에서 욱일승천기를 열심히 흔드는 것을 방송한 것과 같습니다.
방송에서 아무렇지 않게 기미가요를 튼다는 것은 일제 강점기 또한 긍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제 반세기가 겨우 지난 역사를 아무렇지 않게 예능 배경음으로 쓰인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앞으로의 대다수 국민들, 후손들의 역사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과 역사, 문제의 차원이 다른데도 비정상회담은 폐지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대단한 애국인인 척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인식을 바꾸는 것, 혼자 힘으로는 안 됩니다.
올바른 역사관을 심기 위해서는 찾아보고,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점이 심각한건지, 지금 사태에 대해서 알아봐주시길 바랍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요.
그래서 저는 이번 사태가 슬픕니다.
사실상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문제인데도 대다수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계신다는 점에서요.
폐지를 말하는 것도, 이런 큰 문제 앞에서 비정상회담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컸기에 실망스런 마음에, 책임지는 모습을 바라는 것입니다.
사과를 했고, 어느 정도 여론이 잠잠해지고, 인기가 많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이 된다.
살짝 간보다가 아무 잘못도 없는 것처럼 묻혀지고 과거의 일로 치부하는 것, 어떤 잘못이든 쉽게 용서받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군문제, 도박, 마약, 성희롱을 했던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공인들이 방송에 나오고 자주 언론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인도 그렇고 연예인도(mc몽이나 조혜련, 이혁재 등등) 옳은 모범이 되지 않기에, 사회적 도덕수준을 매우 떨어뜨리기에 방송에 나오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사회 전체의 도덕관념은 상당히 낮아져 있습니다... 이런 선례들을 방치하다가 남겨야 될까요? 이것이 당연시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을 놔두어야 될까요? 그래서 저는 반대하시는 분들을 설득하고 있는겁니다....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JTBC의 사장이 나와서 고개 숙여 사죄하고, 수시로 사과방송을 띄워야 마땅함에도 비정상회담이 방송하는 월요일까지 기다렸다고 사과자막이 나오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 태도는 당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미 방송국 언론 자체가 쉴더이고, 아직도 비정상회담을 보는 사람들이 남아있으니까요.
저는 이제 더 이상 비정상회담을 보지 않을 겁니다.
아직 제 감성은 G11, 이 개념찬 청년들을 좋아하고 아끼지만 제 이성과 지성은 이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의 기만적인 태도와, 이것이 심각한 문제인 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프로그램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