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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밥통에밥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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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575751
    작성자 : 밥통에밥
    추천 : 1
    조회수 : 1832
    IP : 115.95.***.16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11/11 12:00:36
    http://todayhumor.com/?humordata_1575751 모바일
    [역수입] 어떤비의 정령
     
     
     
    이 패딩입니다
     
     
     
    4년전 겨울 군대 제대하자마자 
     
    군대에서 모은 코묻은 군인월급으로 샀던.. 십 몇만원인가? 암튼 그랬던
     
    나아이-키 패딩 되시겠습니다 ㅋ
     
     
     
     
    보시다 시피 옷에 뭐가 얼룩 덜룩 묻었죠?
     
     
     
     
     


     
    네... 떼국물 아니라 디테일 되시겠습니다 ㅎㅎㅎ
     
     
    뭐 저런 옷을 거금 주고 샀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래 보여도 안감이 부들부들 패딩이 빵빵하여 편하고 따뜻하며
     
    적당한 기장감과 기능적임에도 불구하고 핏이 좋아서
     
    한번 입자마자 그냥 두번 안물어보고 나라사랑 카드 긁어버렸던
     
     
    그런 패딩이었답니다...
     
     
     
     
     
     
    그때... 조금 더 생각하고 구매할걸.....
     
     
     
     
     
     
    저 빌어먹을 디테일이 불러올 참사를 그땐 알지 못했던거죠
     
     
     
    저 옷을 입을때마다 벌어졌던 사태를 간략히 말하자면
     
     
     
     
     
    일단 저 옷을 입으면 기본적으로 주위에서
     
     
    "엄머, 비오나봐"
    "미친 밖에 비오나보다..."
    "눈오나봐..."
     
     
    이런... 눈온다...비온다... 
     
    봄에는 황사 진짜 쩌는구나.. 라는 소리를
     
    정말 뻥안치고 하루에 10번 가까이 듣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제 옷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눈 안옵니다, 비 안옵니다"
     
    라고 일단 먼저 말해주는 센스까지 겸비하게 되었드랬죠
     
     
     
     
     
    지하철을 탈 때
     
    역이 지상에 있어서 밖의 기상을 확인할수 있는 지상역이 아니라
     
    지하에 있어서 밖의 기상을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있을 때
     
    이 옷을 입으면 정말 가관입니다.
     
     
     
     
    제가 역사를 지나가면 
     
    그곳에 있는 모든 가판대의 상인분들이 갑자기 우산을 꺼내시구요
     
     
     
     
    지하철 스크린 도어 앞에 잠시라도 자리를 잡고 줄을 서고 있으면
     
    2줄로 나란히 서 있는 모든 이들이 갑자기 가방을 열게 됩니다.
     
     
     
     
    우산 찾느라...
     
     
     
     
    처음엔 막 미안하고 쪽도 팔리고 해서 실내에선 벗고 다니고 그랬었는데
     
     
     
     
    나중에 되선 뭔가...
     
    나라는 하찮은 존재가 이 많은 군중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는게
     
     
     
     
     
    뭔가 내가 막 
     
    눈과 비를 몰고오는 정령이 된 기분이고...
     
    막 신기하더라구요...
     
    엑스맨의 스톰이 이런 기분일까 싶기도 하고
     
     
     
     
     
    이 옷에 관련되서 오유인들이 좋아하실 만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그 날도 이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었죠
     
    그날도 역시나 사람들에게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연신 설파해가며
     
    그렇게 가고 있었는데
     
    웬 커플이 그 지하철을 타더니 제 앞에 자리를 잡고 가더라구요..
     
     
     
    역시나, 
     
    커플 여자가 제 옷을 뚫어지고 보더라구요..
     
    저는 뭐, 지겹지만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말해주려고 했는데... 
     
    이것들의 대화가...
     
     
     
    "오빠, 밖에 눈오나봐 !"
    "오, 첫눈이야?"
    "ㅇㅇ, 우리 몇정거장 일찍 내려서 우산 사서 첫눈 보면서 걸어가자~"
    "와 ~ 좋다 ㅎㅎ"
     
     
     
    괘씸한거였습니다...
     
    뭔가... 이러는거 치졸하지만 빡쳐서
     
    저는 그냥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네, 그 커플들은 
     
    별 쓸모도 없는 우산값만 낭비하고
     
    오질라게 추웠던 
     
    그 12월의 종로를 걸어갔을 테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
    ㅋ......
     



     
     
     
     
     
    암튼 뭐... 
     
    이런 귀찮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고
     
     
     
     
    이거 입고 고기집을 갔었는데요
     
    실외에서 먹어서 옷을 비닐에 안 넣었거든요...
     
    그리고 고기 와서 고기 굽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달려오시더니
     
     
     
     
    "아이고.. 옷에 기름이 다 튀었네요.. 애들 시켜서 고기 굽게 해드릴게요 ㅜㅜ"
     
     
     
     
    ................
     
     
    맨날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라고만 했지 
     
     
     
     
    이런경우에는 뭐라고 설명을 해드려야 하나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다가
     
    그냥 종업원이 구워주는 고기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고기도 배운사람이 잘 굽더라구요...
     
     
     
     
    뭔가... 그 가게에 미안해서 박하사탕은 안먹고 나왔습니다만...
     
    암튼 거의 유일하게 이 옷 입고 덕 본 일은 
     
    이거 하나밖에 없는 거 같네요 ㅇㅇ
     
     
     
     
     
     
     
    암튼 겨울에 입을만한 유일한 외투가
     
    이놈밖에 없던 시절에는 그냥 참고 다니다가
     
    나중에 돈 좀 벌고 좋은 잠바 몇벌 더 사서
     
     
     
     
     
     
    이제 이 옷은 눈올때나 비올때만 가끔 꺼내 입고 그렇습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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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11 13:10:09  223.62.***.19  새달그믐달  51209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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