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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709863
    작성자 : 블로그
    추천 : 2
    조회수 : 191
    IP : 115.137.***.12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5/26 23:49:02
    http://todayhumor.com/?gomin_709863 모바일
    위로
    <P>힐링 힐링 한다. 그러나 위로란 말이 더 좋다.<BR><BR><BR><BR>조카 돌을 핑계로 안동으로 갔다.<BR><BR>서둘러 준비했지만 차도 막혔고 반지 사는데 시간을 잡아먹어 도착했을 때는 이미 행사가 막바지였다.<BR>애초에 갈 생각이 없었고, 퇴근길에 갑자기 결정 한 일이라 그렇다.<BR><BR>고모님들께 인사드리고 형 누나와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BR><BR>하루종일 굶었던 터라 속 쓰릴 만큼 배가 고프지만 식어버린 뷔페음식에 입맛이 없다.<BR><BR>'여긴 왜왔지?'<BR><BR>늦은 탓에 조금 떨어진 자리에 혼자 앉아 오늘 주인공인 조카 사진을 보며 든 생각이다.<BR><BR>"우리집에서 자고 한잔하자."<BR>"그래"<BR><BR>사촌 누나네 집으로 자릴 옮겼고, 형님 부부가 도착 한 후 술자리가 시작 되었다.<BR><BR>별 의미 없는 농담과 험담, 웃음들이 오고 가는 동안 형 누나들은 본인들 자식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BR><BR>어느새 아버지 어머니가 된 형과 누나다.<BR></P> <P>피곤하기도 했고 술도 먹은지라 쉽게 잠들었다.<BR><BR>정말 좋은 잠을잤다. 언제였는지 기억 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푹 잤다.<BR><BR><BR>아침일찍 짐을 꾸렸다.<BR><BR>차막히기 전에 집에 도착하고 싶어서였다.<BR><BR>준비를 다 하고 인사를 위해 깨워야 하나 하고 고민할때 초등학교 동창에게 ㅂ에게 연락이 왔다.<BR><BR>"안동?"<BR>"응. 니도 안동?"<BR>"응. 잠깐 볼래?"<BR>"......"<BR><BR>집이 가까이 있으니 잠깐 봐도 되겠지 싶었다.<BR><BR>커피 한잔 마실 곳 없이 이른 시간이었다. <BR><BR>마땅히 들어 갈 곳도 없고 차에 앉아 몇마디 주고 받으니 5분도 되지않아 침묵이 흘렀다.<BR><BR>초등학교 동창이라고는 하나 별로 친하지 않은 여자와 차안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BR>어떻게 해야하나...<BR><BR>"초등학교 가볼래?"<BR><BR>ㅂ이 먼저 말을 꺼냈다. <BR><BR>"그래"<BR><BR>그리고 보니 나도 가보고 싶었다. 산 쪽으로 조금 들어가야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매번 그 앞을 지나치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놀라울 만큼 무신경 했다.<BR><BR>학교를 가며 이것 저것 추억을 꺼냈다. 간간히 웃음 흘렀다. 순식간에 학교에 도착했다.<BR><BR>기억에 있던 학교보다 조금 더 작은 느낌 이었다.<BR>구석 구석 돌아 다녔다. 전체적으로 별반 달라진 모습이 아니지만 시설물이나 화단 운동 기구 같은 것들이 바껴 있었다.<BR><BR>"많이 바뀌긴 했네.."<BR>"그러네... 저기 뒤에 유치원도 없어졌더라."<BR><BR>교내에는 특이하게 병설 유치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건물조차 남지 않았다. <BR>대신 잘 정리되지 않은 텃밭이 그자리에 있었다.<BR><BR>내가 다닐때도 인원이 점차 줄어들어 각 학년이 한반밖에 없었고, 그 인원마저도 열명 내외였으니 유치원이 사라진 것이 자연스레 수긍이 되었다.<BR><BR>그러나 건물마저 사라진 모습에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BR><BR>그 복도에서 뛰던 모습이 잠깐 떠올랐다.<BR><BR>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거닐다 보니 날이 많이 더워졌고, 학교는 충분히 본 것 같았다.<BR><BR>"병산서원 가볼래"<BR><BR>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BR><BR>병산서원은 매년 봄소풍 행선지였다. 그것도 걸어서..... 가장 싫었던 곳 중 하나였다.<BR><BR>생수와 사이다로 목을 추린 후 차를 출발 시켰다.<BR><BR>"우와....여기 아직도 비포장이네?"<BR>"으 .. 이길 걸을때 먼지 많이 마셨는데..."<BR>"맞어.. 저 담벼락 보이면 반 정도 왔다고 했잖아.."<BR>"맞아. 그리고 우리 이렇게 걸어 갈때면 항상 날씨가 오늘 같았었어."<BR>"맞다. 아침에 추워서 입고 왔던거 다 벗어서 들고다녔잖아."<BR>"맛아. 먹을 것도 하나씩 몰래 버리거나 억지로 먹어치우기도 했어."<BR>"맞아........"<BR><BR>도착할때까지 그런 대화가 이어졌다.<BR><BR>몸서리 친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 하지만 입가엔 미소가 진득히 그려져 있다.<BR><BR>초등학교때와 달리 여긴 정말 놀랍도록 변화가 없었다.<BR><BR>길을 지나치는 풍경부터 집들 까지도 그대로인 것 같았다.<BR><BR>이정표로 여기던 다 허물어져 가던 흙담도 여전히 허물어져 가는 모습 그대로였다.<BR><BR>주차장에 주차 한 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었다.<BR><BR>해가 너무 뜨거워 돌아다니길 포기하고 그늘 밑에 자리 잡았다.<BR><BR>나: "아..... 요즘 정말 최악인데 여기오니깐 좀 괜찮네."<BR>ㅂ: "왜"<BR>"여자한테 차여서..."<BR>"(웃음)"<BR>"아.. 진짜..."<BR>"언제?(여전히 웃음)"<BR>"이주 정도 ....."<BR>"다시 만날 가능성 없나?"<BR>"없어. 진짜 처참하게 차였어. 딱 부러지게!"<BR>"(다시웃음) 고생해라."<BR>"(한숨)"<BR><BR>ㅂ: "나도 좀 암울해."<BR>나: "왜"<BR>"그냥 ... 슬럼픈가봐..."<BR>"왜? 스트레스받게하나? 위엣것들?"<BR>"그렇지 뭐."<BR>"왜?"<BR>"(직장 상사 욕).........."<BR>"(추임새)......"<BR><BR>한시간 가량 더 이야기 했다.<BR><BR>그리고 엉덩히 털고 일어났다.<BR><BR>나는 여전히 슬픔이 남아있고, ㅂ은 월요일에 스트레스 원인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여전히<BR><BR>그래도 지금은 웃고있다.<BR><BR>무엇에 인지는 몰라도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변하지 않는 담벼락에게, 비포장 도로에게, 여전히 뜨거운 태양에게,<BR><BR>"나 저기까지 갔다올게 한번 찍어줄래?"<BR>"뭐야~"<BR>"그분께서 여길 아주 맘에 들어 하셨지..(진짜 웃음)"<BR>"....진상아"<BR><BR><BR>위로해준 모든 것들 고맙다.<BR></P> <P style="TEXT-ALIGN: left"><IMG class=txc-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5/7d1fe18517c79f9552469401ecb46962.JPG"></P>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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