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 이후에 이런 글을 읽었다.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언론에서는 엉뚱한 보도만 이어졌다.
시민들은 분노해서 책임자들을 규탄하며 행진을 시작했다.
정부는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시민들 사이에 북한의 첩자가 섞여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80년 광주의 이야기]

위 글이 올라오기 전, 뉴스를 보면서 흰색 옷을 입은 아줌마들을 보고 
정말 선동꾼이라는 사람들이 있구나 했고, 
저곳에도 종북세력이 있을 수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고, 결국은 또다시 농락당했다.

사실이라고 믿고 싶었던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고,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보도는 사실이 되었다.

그렇게 욕하던 JTBC가 그나마 깨끗한 언론이라고 한다. 
저널리즘이 사라진 언론에서는 제 소리를 내는 방송이 몇개 없다는 것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니 사람들은 답답하다. 
정보의 흐름이 빨라진 인터넷에서는 온갖 루머와 거짓 정보들이 판을 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탓하기 바쁘다. 
모두가 자신이 믿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은 알 수가 없다.
자신이 본것도  믿을 수가 없는 지금이다. 
합리적 의심은 자신이 믿는 것도 의심해야한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나 지금은 서로를 탓할때가 아니다. 
틀린것은 바로잡고 책임을 분명히 할때다. 
지금 같은때에는 심장이 뜨겁다 못해 불타 없어질거 같아도, 
머리는 더욱더 차가워야한다.

이 사건의 원인은 3급 항해사가 혼자 운전한 것만이 아니다. 
초보 조타수가 키를 급하게 돌려서만도 아니다. 
그저 돈에 눈이 멀어 배를 한계까지 개조하고, 고장난 배를 운영하도록 하고, 
그 고장난 배가 수명연한을 넘어서도 쓸 수 있게 만들었던 사람들과 
이 모든 문제가 일어나도록 방치한 사람들이다.

당신에게 안전장치도 없이 언제 나갈지 모르는 총을 들게하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조준하고 있도록 만든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책임을 져야하는 회사의 책임자, 배의 책임자, 
제대로 된 선박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정부의 관계자, 
구출 작전에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던 사람들은 지금도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선장은 벌을 받아야하지만, 
선장만 벌을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