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이 "택배 상하차 알바" 라고 하면
아 그 파스비랑 병원비로 돈 다쓴다는 알바??
하루 일하면 삼일은 쉬어야 된다는 알바??
등등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신데..
모든 상하차 알바가 다 그런건 아니란걸 말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제가 일한곳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CJ쪽 택배인데
구미 서울 대구 천안 뭐 전국 각지에서
옥천으로 관광버스 타고 수십명씩 옵니다.
처음갔을때는 무슨 공항인줄 알았죠.
일단 역시나 제일 힘든건 - 하차 입니다.
텔레비젼이나 영화에서 본 항구같은곳에 엄청큰 컨테이너(일반적인 주거형컨테이너 약 두배)
를 끌고 트럭이 오면 그안에있는 물건들을 레일로 쉴세없이 나르는일이죠.
한대 빼는데 약 40분 이상 걸리는데 하차가 끝나고 나면
1분도 안되서 다음차량이 들어와요.
아직 날이 더워서 새벽인데도 웃통벗고 일하는 청년들이 많죠.
저의 스펙은 180 / 0.1t 우습게 넘기는 엄청난 거구인데
죽기야 하겠나 경험이나 해보자 하는 맘에 지원해서 첫날 하차하고
하루 반나절 집에서 영화보면서 쉬었습니다.(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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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를 한 물건은 각 물품마다 코드가 있습니다 (ex : 1-A01-7)
지역-물품의크기나 종류 등등으로 나뉘는데
수십대의 차에서 내린물건을 다시 수십대의 차로 나뉘어지게끔 하는
-검수
모든 일에 쉽고 어려움이 있듯이 상하차에도 나름 편한? 일이 존재하는데
그게 바로 검수 작업입니다.
하차만 계속하면 당연히 사람이 지쳐서 일의 능률이 떨어지기 떄문인지
보통 1차에 1조 ( 1명 검수 2명 하차) 인데
한번씩 돌아가면서 하기때문에 약간의 휴식이 가능합니다.
그외에도 최대 20분까지는 자리 이탈이 가능합니다. 그이상은 근무지 이탈로 간주됩니다만
화장실이나 말씀드리고 담배를 핀다던가 하는 용무를 볼수있습니다.
-상차
수십대의 차량에서 나온 물건들을 중간에서 검수와 검수를 통해
마지막 각 지역별 차로 싣는 상차쪽의 일은
각 조에서 (약 2명) 1명은 힘이들고 한명은 머리가 아픕니다.
테트리스(물건을 컨테이너차량에 차곡 차곡 쌓는일)하는 분은 보통 경력자나 오래 일을 하신분이 대부분 하게 되고
초심자의 경우에는 거미줄같은 수십개의 레일에 엉키고 섞여서 오는 물건들을
자신이 위치한 레인 고유번호의 바코드를 캐치해서 이동시키는 일을 합니다.
(ex:자신의 레인이F일 경우 A1 A2 B23 B12 C13C40 V13 V12 등등 수십개 코드중 자신의것만 골라내는일)
_ㅁ_ㅁ_ㅁ___ㅁ_ㅁ___ㅁ_ㅁㅁ__ㅁ___ㅁ______ㅁㅁㅁㅁ_ㅁ__ㅁㅁ <<< 이런식으로 물건이 쉴새없이 옵니다.
경력자와 초심자를 교차되게 배치해서 앞선 경력자가 뒤로 신호를 주어 초심자가 조금 쉽게 자신의 코드를 찾을수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금방 적응을 할수는 있습니다만.
여기선 일단 눈과 머리가 핑핑 돕니다.
10시간 가량을 서서 일하기 떄문에 다리나 발도 무리가 많이 가긴합니다.
(일을 끝날떄 마다 보면 하체가 힘들어보이는건 몇 없는거 보니.. 제 무게떄문인듯 합니다)
제가 일하는 이곳은 여성분들이 꽤 많습니다.
남자 10명에 여자3명 비율정도 되는듯 합니다.
어리고 이쁜 여자분들도 많고 40대의 주부분들로 보이는 어머니들도 있고 다양합니다.
남자분들도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고 제가 기죽을만한 거구의 남성도 많지만 더욱 놀란건
지나가다 어깨만 부딫쳐도 픽 쓰러질거같은 왜소한 체격의 남성분들이 꽤 많았다는겁니다.
힘쓰는 하차나 상차보다 오히려 검수쪽인원이 비율로 따지면 훨씬더 많습니다.
후기들을 보면 좀 젊은 분들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많이 글을 쓰시는데
아무래도 당연히 힘쓰는 상하차는 눈으로 봤을떄 버틸수있겠구나 싶은 젊거나 건장한 청년분들을 택하는게 당연하다보니
힘들다는 평이 대부분인거 같습니다.
사실 검수쪽 일은 타 알바와 비교해도 그렇게 힘들고 불평불만이 심각할정도는 아닌데 말이죠.
물론 쉬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있어서는 할말이 없습니다만.
시급으로 따지면 같은 시간 일해도 돈을 더 벌수있으니 나쁠건 없다고 봅니다.
제가 체중이 꽤 나가는 편인지라 저도 하차쪽 일하고 나면 힘들고 같이 일한 분들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들 피곤해 하는데
검수쪽에서 근무를 하고 나면 같이 일한분들이 힘들다 가 아니고 시간이 진짜 안간다~ 피곤하다~ 졸리다~ 등의 반응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상하차 후기에서 본 욕설에 관한 내용인데요.
옛날 글이라 그럴수도 있고 당연히 택배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근무하면서 저한테는 물론이고 그많은 인원중에 단한번도 욕설을 들은적이 없습니다.
제제가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도착해서 인솔하시는 분도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시면서 하시는 말이 현장에서 자신에게 소리친다고 해서 기분나빠 그러는게 아니고 시끄러운 현장 특성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 힘들어서 그러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 라고 합니다.
오늘도 아침 7시까지 하고 연장30분 일한 수당도 받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인터넷 서핑중에 상하차 관련 글을 보다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사람마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하차 알바만큼 시급이 썐곳이 없는데
한번쯤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언젠가 하차를 하면서 같은 라인에서 일하던 분꼐 들은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죽기 전엔 끝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