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분명 나의 둘도없는 친한 친구고</div> <div>힘든일을 나누어 내가 그에게 보탬이 되어줄수 있다면 기쁜일이지만</div> <div>나는 예수가 아니다</div> <div> </div> <div>그의 모든 잘못과 고통과 힘듦을 내가 나눠들어줄 순 없다.</div> <div>가뜩이나 나역시 어렸을때부터 가족들과 벽이 있었기에</div> <div>항상 나 자신이 힘들땐 그냥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div> <div>술도마시고, 울고, 생각하고, 원망하며 그렇게 혼자 삭혔다.</div> <div> </div> <div>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한번 나누어주지 않은 무게가</div> <div>그에게는 삶의 끝자락에서 밀어내는 무게일 수도 있다.</div> <div>그게 두렵다.</div> <div> </div> <div>그가 느끼는 무게가 나에겐 일일이 얼마인지 와닿지 않으므로</div> <div>내가 함부로 쳐내기에는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 모른다.</div> <div>그렇다고 한없이 받아주기엔 내가 먼저 속이 부셔질거같다.</div> <div> </div> <div>이쯤 생각하면 항상 드는 생각이,</div> <div>내가 무슨 숭고함을 갖고 희생을 하는가?</div> <div>친구는 소중하지만, 나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하지않을까?</div> <div>괜히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이기적이기 싫어서 고생을 피하지 않는걸까?</div> <div>과연 내가 없다고 친구가 무너질까?</div> <div> </div> <div>그리고 꼬리를 물고 자기혐오감이 찾아온다.</div> <div>친구는 유일하게 의지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div> <div>근데 그 유일한 사람인 나란놈은 친구의 의지함을 부담스러워 한다.</div> <div> </div> <div>그렇게 매번 절교와 자기혐오 사이에서 고민하다 지친다.</div> <div> </div> <div>사람은 누구나 친한 사람의 짐을 나눠주고 싶어한다.</div> <div>근데 얼만큼 나눌지는 나눠서 들어주는 사람이 정하는거지</div> <div>짐을 진자가 "너 이만큼 들어라" 해서는 안되는 거다.</div> <div> </div> <div>이제는 친구에게 카톡이오거나 전화가오면 기피하게된다.</div> <div>받는 순간부터 두시간동안은 최근에 있었던 짜증났던일, 화났던일, 힘든일 줄줄이 다 듣게되고</div> <div>나는 두시간동안 내 시간을 갖지 못한채 그의 부정적인 일들과 감정들을 가만히 듣고</div> <div>신중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주며 많은 위로를 건네야 한다</div> <div> </div> <div>이게 친구사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헷갈린다.</div> <div> </div> <div>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데</div> <div>그 누군가도 날 이렇게 받아들일까 무서워서</div> <div>다른 누군가에게도 기대지 못할것같다.</div> <div> </div> <div>친구에게 미안하면서도 그만 기댔음 좋겠고</div> <div>이런 생각하는 내가 이해가면서도 이기적인것 같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