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돌의 역사는 그야말로 복제로 게임을 하려하는 창과, 복돌을 막기 위한 방패
그야 말로 모순의 치열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세간의 인식으로는 문제아인 창-복돌이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재 실정.
실제로도 이러한 불법복제 방법을 다루는 것은 멀쩡한 게임게시판이라면 터부시 되는 주제.
하지만 말리면 알고 싶은 게 사람마음이고.
금기라고 하면 깨고 싶은 게 사람마음이죠.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 기획, 복돌이의 역사 4부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불법복제"는 팩을 사용하던 시절을 다루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팩은 "비싼 재료비에 비해, 터무니 적은 용량"으로 인해서
시대의 흐름을 버티지 못 하고, 도태되었습니다.
그리고 싼 값에 기존의 몇십배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CD가 등장하였고.
이 새로운 매체를 게임에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죠.
이러한 매체 변경에 따른 복돌이의 대응 방안도 변화했는 데요.
그렇다면 CD는 어떻게 막고, 어떻게 뚫었는가?
이번 시간은 CD시대의 전쟁을 다뤄볼 까 합니다.
1. CD게임 초창기
CD매체 게임의 개막을 알린 게임기는 다름 아닌 "PC엔진"이었습니다.
이 최초의 CD매체 사용 게임에서는 어떻게 복돌짓을 했는 가?
우선 그 방법부터 보여 드리겠습니다.
우선 공CD에 플레이할 CD를 구워줍니다.
실험대상은 유명한 게임이면서 더럽게 비싼 "악마성 드라큐라 X - 피의 윤회"입니다.
이렇게 구워진 CD를 저의 애기(愛機)인 PC엔진 듀오R에 넣습니다.
그리고 돌립니다.
....Profit!!!
네. 이때는 불법복제 방지가 없었습니다.
불법복제고 나발이고, PC엔진 CD롬의 등장은 1988년,
당시 최신 게임+최고 화제작이라고 해봐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 였던 시절.
CD는 커녕, 디스켓도 아직 덜 보급되었던 시절이었죠.
복제를 하려해도 CD-R은 커녕 일반 CD롬이 PC용으로 출시가 되기 전에 먼저 나온 물건인지라
딱히 복제방지를 걸지 않아도, 복제할 기기인 CD라이터 기기 자체가 시중에 없었으니 복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복제방지 시스템이 전혀 없고,
시간이 흘러 CD-R이 보급된 현대에는 손쉽게 복제CD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PC엔진과 마찬가지 이유 초기 CD게임기들은 이런 불법 복사 방지 대책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 데요.
"메가 CD, 네오지오 CD, 3DO"가 바로 이러한 이유로 복제CD가 그냥 돌아가는 게임기 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당시가 아닌, 현대에 와서 불법 복제CD로 인해 큰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바로 "은하 부경 전설 사파이어" 불법복제 사건입니다.
이게 소프트의 가격은 40만원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초 고가의 제품인데요.
불법복제방지가 없다 = 복제가 쉬운점을 이용하여 중국, 혹은 대만에서 만들어진 대량의 복제품이 일본 시장에 풀린일이 있었습니다.
뒤늦게야 "정품, 복제 차이점 구분법"같은 게 나오게 되었죠.
2. 5세대 게임기. 새턴과 플스 시대
시간을 다시 되돌려, CD게임기 시대
당시로선 복제수단이 없었다곤 하지만, 언젠가 CD라이터가 보급이 되면 뚫리는 건 시간문제였죠.
그리고 이러한 불안점은 적중해, 3DO 게임이 대만을 통해 "복사CD"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5세대 게임기를 개발하던 세가와 소니는 CD에 복제 방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당시 양대 산맥 새턴과 플스의 복제 방지 시스템을 가볍게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우선 플레이스테이션1의 정품CD. 일반CD와 다르게 검은 표면이 특징입니다.
이래서 검은 공CD로 구우면 되는 거 아니냐는 루머도 돌았는 데, 사실 이 검은 부분은 정품인증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CD구조상 가장 처음 읽게 되는 부분에 CD가 어떤 것인지 정보를 입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플스는 여기에 특정코드를 기록, 이 코드의 대조로 정품인지 아닌지 인식하게 합니다.
공CD는 이 부분에 "공CD다"라는 기록이 이미 되어있으므로 일반적인 복제로는 정품코드를 넣을 수 없기때문에 정품과 비정품을 구분하게 해줍니다.
한편 새턴의 경우
일반 CD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가장 외각부분에 정품인증코드를 새겨넣었고
일반인의 눈에도 "produced by or under license from sega enterprises ltd"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 다른 사람의 사진을 퍼온이유는, 제가 새턴 정품CD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 폰카로는 저 문구가 보일정도로 선명하게 찍지 못해서입니다. 혹시나 정품 없이 복돌만 하는 것이냐는 오해 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합니다.)
여하간에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 둘 다 "정품코드를 읽는 다 -> 정품 인증 완료 -> 게임 데이터를 읽는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품 인증 완료"와 "게임 데이터를 읽는다"는 과정사이에, 정품CD와 복제CD로 바꿔주면 복제CD의 게임을 할 수 있는 구조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품으로 인증한 뒤에 CD바꾸기는 물리적인 부분이라 다음 세대 게임기인 PS2에서도 먹힌 방법이고, 현세대 기종인 엑스박스360까지도 통용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데, 우선 게임기들은 CD뚜껑을 열면 다시 정품을 인증해야하도록 되어있는 지라.
"CD덮개가 닫혔다고 인식하도록" 조치를 취하면서, "돌고 있는 CD를 억지로 뺀뒤", 복제CD를 넣어줘야 합니다. 당연히 게임기에 무리를 주는 방법이죠.
게다가 타이밍도 잘 맞춰야지 인증->게임구동 사이에 끼어들 수 있기 때문에 성공률도 높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방법. "정품 인증을 대신해주는 칩"을 CD롬에 장착해서 "정품코드를 읽는 다 -> 정품인증 완료"를 칩에서 하고, 데이터는 복제CD에서 읽게해주는 칩. 소위 말하는 "복사칩"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세가 새턴의 복사칩입니다. 오른쪽 사진의 빨간상자 안에 있는 것이 바로 복사칩입니다. CD롬부분에 연결하여 정품인증을 대신해주는 칩이죠.
여하간에 이후 CD - DVD매체에서의 복사 방지와 뚫는 방식은 인증방식의 암호화나 여러 발전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패턴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복사칩"이 바로 CD 세대에 있어 새로운 복돌계의 왕으로 떠오른 셈이죠.
3. 6세대 게임기 이후의 공방전
허나, 게임기 제작사들도 가만히 있을 바보는 아니죠.
세가에서는 과거 메가CD시절 "라이터가 없으니까 복제도 못하던"시절을 생각하고.
애초에 매체를 복제 못하게 독자 규격을 만들어서 복제를 막아버리는 방식을 치하게 됩니다.
바로 세가의 6세대 게임기 "드림캐스트"는 GD-ROM이라느 독자적인 광매체를 사용.
일반CD보다도 높은 저장용량과, 시중에 공GD나 GD라이터기를 뿌리지 않는 것으로 복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또한 컴퓨터용 GD롬이 없으니, GD롬에 있는 게임데이터를 추출해서 공유하는 것 까지도 막아버립니다.
허나. 막는 사람이 있으면 뚫는 사람은 자연히 나오는 법
우선 GD롬의 데이터 추출.
드림캐스트는 게임기 사상 최초로 "네트워크어댑터를 내장"하고 있었습니다.
(* 내장 한 게 최초라는겁니다. 주변기기를 끼운 뒤에 네트워크접속하는 건 패미컴시절에도 있었습니다)
이 네트워크어댑터를 통해 PC에 연결, 이후 모종의 방법으로 GD롬의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허나 이 데이터를 cd로 굽는다고 해서 게임이 될리가 없었습니다.
그 뒤에 등장한 것. 바로 "유토피아"라는 불법복제용 부팅CD의 등장입니다.
원리를 가볍게 설명드리자면, 드림캐스트가 지원하는 CD 종류 중에 MIL CD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음악플레이어에서는 음악만 나오지만, MIL대응 기종이라면 "영상(뮤직비디오)"도 출력해주는 CD인데요.
문제는 영상-데이터 전송에 빈틈을 파고들어서 그대로 게임을 실행하도록 하는게 가능한 것입니다.
유토피아 데이터를 공CD에 구운 뒤에 드림캐스트에서 돌립니다.
이 상태에서, 뚜겅을 열고 드림캐스트 게임을 구운 복제CD를 넣어주면
약간의 로딩을 거친 후 게임이 구동됩니다(화면의 게임은 스페이스 채널 5)
다만 이 방식의 문제점은
1. GD롬은 1.2기가까지 들어가지만 Cd는 많아야 800메가가 한계다.
2. 따라서 복제CD용으로 용량을 줄이도록 개조된 게임이 존재.(쉔무, 바이오하자드 등등)
3. 이러한 게임들은 당연히 음성이 잘리거나 영상을 자르는 식으로 뭔가 부족한 게임이다.
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못 한 상태였죠.
6세대에서 상당히 늦게 출발한 게임기 게임큐브 또한 이렇게 독자적인 방식 - 미니 DVD를 이용하여 복제방지에 힘썼고.(완전히 DVD와 같은 방식이 아닌 마츠시타-닌텐도 독자규격이었음)
결국 이 게임큐브의 복사칩이 등장한 것은 후속기종인 Wii가 등장할 무렵에서나 뚫리게 되어, 게임기 역사상 가장 훌륭하게 복사방지에 성공한 기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게임큐브의 복사칩이 Wii에서도 작동된다는 것 입니다.
게임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게임큐브와 Wii의 구조는 상당히 유사.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Wii는 게임큐브의 "옆그레이드"제품이고
실제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게임큐브 게임을 코드만 살짝 손봐서 Wii용 개발툴에 넣었더니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하더라.
에뮬레이터 개발자도 게임큐브 에뮬을 만들던걸 크게 손 안 봤는데 그대로 Wii도 지원하는 에뮬레이터가 되는 등, 둘은 상당히 비슷한 기기이긴 했는 데.
덕분에 게임큐브는 늦게 뚫렸지만, Wii는 7세대(현 세대) 게임기 중 가장 복사가 뚫린 게임기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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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불법 복제는 복사칩이라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복사칩을 이용한 게임 구동은 게임기의 중심인 "CD렌즈"에 꽤나 부담을 주는 단점이 있었고
복사CD에 대한 단속도 거세지면서(실제로 국내에서 복제CD - 일명 서민Cd를 팔던 업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음)
또 CD 이외에도 게임기 내부에 "게임을 저장할 공간"이 생기게 되면서
복사칩과는 또 다른 새로운 양상의 복제 방식이 도입되게 됩니다.
다음 시간이 아마 마지막 편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 현세대까지 이어지는 문제. "하드로더와 커스텀 펌웨어"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P.S 본문에 출처언급이 없는 사진은 제 사진입니다. 퍼가시는 건 자유지만 코멘트로 한마디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