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몸도 찌뿌둥하고 그래서 사우나를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봄이고 해서인지 생각해보니 벌써 두 달 동안 때목욕을 안했더라구요.
신나게 때도 밀고 개운하게 씻고 나왔습니다.
근데.... 헐...
왠 여자애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 5~6살 정도?
여자 아이를 남탕에 데려오다니. ㅡㅡ;;
엄마가 아들을 남탕에 데려오는 것과 이걸 비교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전 씻고 나와서 사물함 쪽으로 가다가 이 아이와 마주쳤는데 진짜 거짓말 안하고 겁을 잔뜩 먹은 얼굴로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저도 놀랐지만 아이도 놀라서 진짜 울기 직전... -아이는 옷을 입고 있었음-
근데 아이의 오빠로 보이는 남자아이 둘과 아빠로 보이는 사람이 같이 왔더라구요.
사람이 꽤 많았는데 아빠로 보이는 사람과 남자아이들이 탕에 들어가려 합니다.
그러면서 그 남자 어른의 말..
'넌 여기 있어.'
헐....
여자 아이가 웁니다.
엄청나게 큰 소리로...
남자 어른이 말합니다.
'그러게 왜 여기까지 따라와 씨발것아. 아 씨발.'
그러더니 다시 사물함으로 가 전화기를 꺼내들고 전화를 합니다.
안받는지 씨발 씨발 합니다.
그러자 관리하시는 분이 오셔서 말합니다.
여탕에 보내드릴까요? 엄마가 있으면 말해서 보내드릴게요. -참고로 찜질방을 같이 하는 굉장히 큰 곳입니다.-
그러자 남자 어른 대답을 안합니다.
그냥 썅.. 씨발...
남자 아이들은 빨리 탕에 들어가고 싶은지 안달이고 여자 아이는 울고 있고....
목욕탕이어서 다들 나체로 있는데 누가 나서서 여자 아이를 보듬기도 불가능한 상황이고...
그걸 다 본 제가 옷을 재빨리 입고 여자 아이를 탈의실에 있는 마루에 앉히고 음료수를 하나 사서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물었죠.
애 엄마는요?
절 위 아래로 훑어보더군요. 그 애 아빠인듯한 사람이.
그러면서 말합니다.
'꺼져.'
와 씨발...
이 무슨 개같은 상황입니까.
진짜 존나 빡쳐서 제가 개지랄했습니다.
애를 이런 곳까지 데려와서 뭔짓이냐고.
미치지 않고서야 이게 제정신이냐고...
한참 지랄하니까 사람들이 옷입고 모이더군요.
한.... 5명 정도...
-아이가 너무 많이 놀란 것 같아서 다들 옷 벗고 다가오길 꺼려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서 뭐가 어찌 되려나 했는데 남자 어른의 전화기가 울렸고 통화를 하더니 아이를 밖으로 보냈습니다.
그것도 거기 관리하는 사람 손에...ㅡㅡ;;
제가 어찌됐나 보려고 나가보니 아이가 엄마 하면서 어떤 여자한테 안기더라구요.
전 거기까지만 보고 집에 왔습니다.
세상 살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지만 오늘 같은 상황은 진짜... ㅡㅡ;;
그 엄마도 여자 아이를 인계 받고는 욕을 씨부리던데 진짜 아이가 너무 불쌍한 거 아닌가요?
참 기분 더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편지
선경화독
힘든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내무실 나의 자리에 
신기루처럼 자리한 어머니의 편지. 
아들의 옷가지들이 도착하던 날 
유난히도 지독했던 아들의 발냄새가 그리워 
양말을 먼저 꺼내 냄새를 맡아 보셨다는 어머니. 
엉덩이 델듯한 방바닥을 접어두고 
밤마다 칼바람 속에서 별을 보신단 말씀은 
누구를 향한 죄스러움 입니까? 
당신의 편지를 읽으며 
당신의 편지 한 구석에 앉아 
당신의 눈물을 향해 점을 찍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당신의 아들이 되게 해 주신데 대한 
감사의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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