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은 난해하고, 무언가를 많이 알아야만 즐길 수 있다는 데에 문제점을 느끼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써봅니다.
이 작업들은 제 기준에는 재미있는데, 보시는 분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현대 작가의 작품들 몇 개 소개해 볼게요.
재닌 안토니의 touch라는 작품으로 원래는 영상작업이에요.
영상으로 봐야 하는데.. 제가 링크 거는 법을 몰라서요.
여기로 가셔서 1분 10초부터 보시면 나옵니다.
실제로 해변에 외줄을 설치하고 작가가 그 위를 걷는 걸 찍은 거에요. 마치 수평선 위를 걷는 것처럼 보여요.
작품 이름이 touch인데 작가가 설명하길, 자기가 수평선에 'touch'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여기서부터는 부가적인 정보 + 지식입니다.
이 작가는 어렸을 때 해변에서 나고 자라서 쭉 이런 풍경을 보면서 컸다고 해요.
그래서 저 수평선에 touch, 닿는다는게 뭔가 개인적인 의미가 있나봐요.
그리고 작업을 위해 긴 시간동안 외줄타기 트레이닝을 하고, 줄도 직접 만들었대요.
이것도 같은 작가의 작품입니다. 제가 오늘 이 작가 작업을 봐서..
초콜렛과 비누로 자기 흉상을 만든 거에요. 이런 작업은 다른 작가들도 종종 하는데, 제가 알기로는 재닌 안토니가 가장 처음 시도했던 것 같아요.
작업에 대해 작가가 직접 한 말이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어요.
"초콜렛과 비누로 내 자신의 모양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나'를 먹고 '나'를 씻는거죠. (초콜렛을) 빨고 (비누로) 씻는 행위는 둘다 부드럽고 다정한 행동이지만, 재밌는건 그러는 와중에 나는 점점 닳아 없어진다는 거죠."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저는 자기 자신을 핥거나 만지면서 점점 닳게 만든다는게, 자신에 대해서 너무 깊게, 또 많이 생각하거나 지나치게 아껴서 결국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사람이 떠올라요. 그게 제 자신인것도 같고요.
회화도 소개해 드릴게요. 이 작가는 재미있다기보다 생각해볼만한게 있을것 같아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Reading이란 작품입니다.
사진이 아니고 유화에요. 진짜!! 잘그렸죠! 게다가 아름다워요.
그런데 좀 놀라운건
이것도(이름은 까먹었지만;) 리히터의 작품이에요.
리히터는 아주 유명한 화가인데 추상이나 구상(현실적인 재현을 하는 그림)으로 엄격히 나누는 것에 의문을 품고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저는 리히터도, 예술이 난해하든 엄격하든, 어쨌든 의미있어 보일려고 어떤 외형(추상)만 고집하는 것에 반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추상은 그렇게 심각한게 아니라, 예쁜 소녀의 책읽는 모습을 그리다가 갑자기 그리고 싶을 때 그릴 수도 있는 거라는 거.. 랄까요?
더 재미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아주 많은데요.
거의 두 작가만? 소개해 드렸네요;
재미없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나중에 생각나면 종종 재미있는 작업들 올릴게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현대 예술이 난해하고 대중과 동떨어져있다는 것은 오유 분들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도 같이 하고 있는 고민들이고
90년대 이후의 지금 이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아주 난해하지도 이해불가하지도 않은 것들이 있다는 거에요.
제가 위에 소개해드린 작가들은, 걍 이런 작업도 있어요~ 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린게 아니라
사실 진짜, 지금의 예술계에서 주류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해 드린 거에요. (리히터는 좀 옛날 사람이지만..)
다만 아무래도 최근 사람들이라서 많이 알려져 있지 못할 뿐이죠.. ㅜㅜ
어쩄든 전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