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잘 있나요?</div> <div>그 일이 일어난지 1년이 넘었어요.</div> <div>미안해요.</div> <div>매몰차보일지 몰라도 떠나간 당신을 뒤로하고 살아있는 우리는 벌써 1년을 넘게 보냈어요.</div> <div>그동안 당신이 왜 그렇게 되버렸는지</div> <div>누가 그렇게 한건지</div> <div>왜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뒀는지 알아내기위해 열심히 싸웠는데(아니 아직도 싸우고있는데)</div> <div>이 미친 나라는 뭐 하나 재대로 처리한게 없네요.</div> <div>상상도 못했죠?</div> <div>당신의 세상이 당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너져버렸는데</div> <div>그 책임을 아무도 지려하지않는다는게..</div> <div>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당신이라고 알았을까요.</div> <div>난 무리하게 배를 증축한 선박회사도</div> <div>승무원으로써의 의무를 행하지않았던 금수같은 놈들도</div> <div>살금살금 뒤에서 내빼며 눈치만보던 정부인사들도</div> <div>다 어떻게든 처벌 될 줄 알았는데</div> <div>정말 아무도 책임지지않았어요.</div> <div>미안해요.</div> <div>이것말고 무슨 말을 더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네요.</div> <div>미안해요.</div> <div>미안하고 미안해요.</div> <div>각박한 삶과 치열한 경쟁.. 또 좌절같은거.. 이런거 때문에 당신을 잊고 살았다는게..</div> <div>...맞아요. 핑계에요. 사실 나도 무서워요.</div> <div>당신의 죽음이 내가 속한 사회의 책임이란걸 나도 알지만</div> <div>턱밑까지 차오르는 컴컴한 물속에서 상상도 못할 두려움을 격은 당신에게</div> <div>내가 뭐 하나 해결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div> <div>우리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인정하는것이라는걸 알기에</div> <div>무섭고 창피하여 숨고싶어요.</div> <div>나는 이렇게 살아요.</div> <div>살게요. 잊지않고 살께요.</div> <div>나와같은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div> <div>그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끄집어내어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않도록 할 수 있게</div> <div>그런 날이 올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볼게요.</div> <div>그러다 언젠가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면</div> <div>나에게도 수고했다고</div> <div>같이 울어줘서 고마웠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div> <div><br></div> <div>그때까지 안녕..</div>